오락가락 사립유치원 집단 휴업 결국 철회…네티즌 "집단이기주의 민낯" 질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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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락가락 사립유치원 집단 휴업 결국 철회…네티즌 "집단이기주의 민낯" 질타
  • 취재기자 신예진
  • 승인 2017.09.18 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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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유총 "학부모들께 불편과 심려 끼쳐 죄송" 사과 / 신예진 기자
'한국유치원총연합회'가 17일 '집단 휴업'을 철회했다(사진: 한국 유치원 총 연합회 홈페이지 캡쳐).

집단 휴업을 선포해 학부모들의 걱정을 자아냈던 사립 유치원들이 결국 집단 휴업을 철회했다. 이에 따라 집단 휴업일로 예정됐던 18일과 25~29일에도 사립 유치원들이 정상 운영된다.

한국유치원총연합회(한유총)는 17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은 내용을 밝혔다. 조선일보에 따르면, 한유총은 “한유총의 전국 지회장들은 오는 18일과 25∼29일 예정됐던 휴업을 철회하고 유치원을 정상 운영하기로 했다”면서 “휴업, 휴업 철회, 철회 번복 등으로 학부모들께 불편과 심려를 끼쳐드려 대단히 죄송하다는 말씀 올린다”고 사과했다.

한유총은 "교육부가 한유총을 정책 파트너로 인정하고 정책 참여를 보장한 만큼 다수 회원의 뜻을 존중해 교육부와 협의한 사항을 성실히 이행하며 유아교육 발전에 최선을 다하기로 했다"며 "언론도 사립 유치원 잇속 챙기기라고 보도하기에 앞서 사립 유치원들이 휴업을 계획했던 이유와 그 아픔에도 많은 관심을 부탁한다"고 했다.

앞서 한유총 측은 정부에 사립 유치원 누리과정 지원금 인상, 국공립 유치원 확대 중단, 사립 유치원에 대한 지나친 감사 중단 등을 요구했다. 한유총의 요구에 교육부는 사실상 수용 불가능한 조건이라고 못 박았다. 이에 한유총은 휴업 강행을 결정했다. 하지만 지난 15일 교육부와 협상해 휴업 철회를 선언했고, 이후 하루도 지나지 않아 지난 토요일인 16일, ‘합의 결렬’이라며 입장을 번복했다. 결국 교육부는 "18일 단 한 곳이라도 불법 휴업할 경우 철저히 책임을 묻겠다"며 단호한 입장을 취했다. 교육부는 휴업 유치원 폐쇄 카드까지 언급했다. 이후 비판 여론과 교육부를 의식한 한유총은 17일 다시 '휴업 철회'를 발표했다. 즉, '집단 휴업 – 철회 – 다시 휴업 결정’의 오락가락한 과정을 거친 것. 

이처럼 한유총의 납득할 수 없는 행보에 ‘휴업 철회’ 결정을 발표해도 여론은 여전히 싸늘하다. 사립 유치원이 아이들을 볼모로 삼아 정부와 협상을 시도했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주부 이지영 씨는 “사립 유치원이 이번 기회에 제대로 된 민낯을 보였다”며 “교육 집단은 이익집단이 돼서는 안된다”고 비판했다. 이 씨는 “얼마나 많은 학부모들이 한유총의 휴업 발표에 발을 굴렀는지 유치원들은 알까 모르겠다"고 말했다.

일부 여론은 국가에서 사립 유치원 지원 대신 국공립 유치원을 더 많이 만들 것을 주문했다. 한 네티즌은 “사립 유치원은 유치원비 외에 내야하는 추가 비용이 만만치 않다”며 “정부가 사립 유치원 지원할 돈으로 국가에서 국공립 유치원 더 많이 만들었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내비쳤다. 또 다른 네티즌은 “유아 교육도 초등교육처럼 의무교육으로 국공립화해서 아이들을 돈벌이로 보는 사람들 손에 맡기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며 “마치 학부모와 아이들을 위하는 척하며 자신들 이익을 외치는 모습이 불편하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사태로 강경파로 분류됐던 한유총 추이호 위원장은 자리에서 물러났다. 이 영향으로 한유총 투쟁위는 활동을 중단했다. 일부 강경파 원장들이 휴업을 강행할 가능성도 여전히 남아있지만, 교육부의 강경한 태도에 그 수는 매우 적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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