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친박 잘라내기’에 친박·비박 또 내홍 조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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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 ‘친박 잘라내기’에 친박·비박 또 내홍 조짐
  • 취재기자 신예진
  • 승인 2017.09.15 0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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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진 탈당' 대상 최경환 "대선 땐 박근혜 팔아놓고...", 홍 대표 "탄핵 프레임 벗어나려면 불가피" / 신예진 기자
자유한국당이 '박근헤 지우기'에 나서 당내 친박계 반발이 확산되고 있다. 이에 홍준표 대표는 14일 연세대 특강을 통해 친박 비난에 나섰다. 홍 대표는 친박에 대해 "국회의원 한 번 하기 위해 박 전 대통령의 치맛자락을 잡은 집단이지, 이념으로 박 전 대통령과 뭉쳐진 집단이 아니다"라고 비난했다(사진: 자유한국당 홈페이지).

박근혜 전 대통령과 서청원·최경환 의원의 자진 탈당 문제를 둘러싼 자유한국당의 내홍이 깊어지고 있다.

자유한국당 혁신위원회는 지난 13일 인적혁신안을 통해 자유한국당이 박 전 대통령과 서 의원, 최 의원의 자진 탈당을 권고해야 한다는 요구를 내놓은 바 있다. 혁신위의 이같은 강경 모드는 내년 지방 선거를 위한 포석이란 분석이 나왔다. 박 전 대통령을 출당함으로써 국정 농단의 공동 책임을 희석시키는 등 이미지 쇄신을 꾀한다는 것. 현재 자유한국당은 10% 중반 대의 낮은 지지율을 보이고 있어 내년 지방 선거를 앞두고 발등에 불이 떨어진 형국이다. 

당내 친박계 의원들은 반발하고 있다. 이들은 혁신안에 대해 공식적으로 문제를 제기할 태세다. 일부 친박 의원들 사이에서는 한국당 ‘집단 탈당’ 등 단체 행동도 불사해야 한다는 극단적인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혁신위원 직을 맡았던 황성욱 변호사는 혁신위의 탈당 권고 발표에 반발해 사퇴하기도 했다. 황 변호사는 박 전 대통령의 탄핵 심판 대리인을 맡은 바 있다. 탈당 권유를 받은 서 의원과 최 의원도 혁신위의 혁신안 발표 후 향후 대응 방향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 의원은 지난 14일 페이스북에 이번 사태에 대한 본인의 입장을 밝히는 글을 올렸다. 최 의원은 "지난 대선에서 홍준표 후보는 박 전 대통령을 팔아가며 선거운동을 했다"며 “저도 그런 홍 후보의 모습에 지역 곳곳을 다니며 박 전 대통령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홍 후보를 찍어달라고 호소했다"고 주장했다. 최 의원은 이어 "홍 후보가 당 대표가 된 지금에 와서는 박 전 대통령에게 책임을 묻고 출당시키겠다고 나서고 있다"고 비판했다.

최 의원은 또 박정희 전 대통령의 생가를 방문했다며 ”박 전 대통령을 제대로 지키지 못했다는 죄책감과 회한에 발걸음이 무거웠다"며 “당신께서 제일 소중히 여기시던 박 전 대통령과도 끝까지 함께 하겠다는 다짐을 가슴 깊이 했다”고 밝혔다. 최 의원의 발언은 당내의 친박계 인적 청산에도 불구하고 박 전 대통령과 끝까지 함께 가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해석된다.

인터넷에는 친박을 내치려는 자유한국당을 비판하면서도, 어차피 한 배를 탈 수 없는 친박·비박은 각자의 길을 찾아야한다는 의견이 주를 이뤘다. 한 네티즌은 “골수 친박 서청원과 최경환, 김태흠 등은 정치적 책임을 지는 것이 국민 정서에 부합하는 행동”이라고 한국한국당 혁신위의 조치에 찬성 의견을 올렸다. 또 다른 네티즌은 “이제는 더 이상 한국당이 여당도 아니고 구심점이 될 거리가 없다”며 “친박과 비박은 이제 제 갈 길을 갈 때가 됐다”고 주장했다.

한편, 당 내 갈등이 고조되는 가운데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는 지난 14일 열린 연세대학교 사회학과 특강에서 관련 문제를 언급했다. 홍 대표는 “대안 정당이 되려면 제일 먼저 탄핵 프레임에서 벗어나야 한다”면서 “그래서 한국의 보수 우파를 궤멸시킨 책임을 물어 세 분을 당에서 나가라고 했다”고 밝혔다. 홍 대표는 혁신위의 발표 직후, 박 전 대통령과 두 의원에 대한 ‘자진 탈당 권유’는 박 전 대통령의 1심 판결인 10월 17일 전후로 본격적인 논의를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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