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마시며 홀덤, 바카라 도박하는 ‘카지노 술집’ 속속 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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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 마시며 홀덤, 바카라 도박하는 ‘카지노 술집’ 속속 등장
  • 취재기자 김예지
  • 승인 2017.09.14 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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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주 "현금 대신 술·안주 제공해 도박장 아니다" 주장...경찰 "관련 법규정 모호해 단속 난감" / 김예지 기자

술을 마시며 게임을 즐길 수 있는 카지노 술집이 전국으로 퍼지고 있다. 주요 타깃인 젊은 층이 많은 홍대를 비롯해 부산, 대구, 포항 등 다른 지역에서도 속속 문을 열고 있는데도 관련법이 허술해 단속의 손길이 미치지 않고 있다.

외국의 한 실제 카지노에서 게임을 진행하는 딜러의 모습(사진: bing 무료 제공)

형법 제247조(도박개장죄)에 따르면, 영리의 목적으로 도박을 하는 장소나 공간을 개설한 사람은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하지만 카지노 술집의 경우는 법망의 경계에 아슬아슬 서 있다.

가게마다 금액의 차이는 있지만, 일반적으로 1만 원가량의 맥주를 한 잔 구매하면, 게임에 참여할 수 있는 칩을 제공하는 방식이다. 모은 칩을 현금으로 바꾸는 것은 불법이기 때문에 점주들은 가게 내에서 손님이 칩을 이용해 술이나 안주를 구매할 수 있게 했다.

카지노 술집을 운영하는 A 씨는 “칩을 현금으로 바꿔 주거나, 값비싼 상품을 제공하면 불법이지만 그런 방식이 아니다”라며 단순한 놀이 장소임을 재차 강조했다. 하지만, A 씨가 운영하는 술집에선 칩을 많이 가진 순위를 매겨 차등적으로 양주를 제공한다.

사행산업 감시신고센터 관계자는 “칩을 직접 현금이나 재물(현금 가치가 있는 것)로 바꿔줬다면 신고 접수가 가능하지만, 포인트로 주류를 바꿔주는 행위는 단속이 애매하다”며 “관련 업체들을 수사했던 경찰도 도박법이 아닌, 식품위생법으로 수사를 했고, 참고할 만한 법원의 판단 내용도 아직 없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카지노 술집은 정체성의 모호함과 함께 중독의 위험성 역시 갖고 있다.

친구의 소개로 처음 카지노 술집을 방문한 김지훈(25) 씨는 “놀다 보니 자정이 넘었는데, 술에 취한 한 남성이 몸도 제대로 가누지 못한 상태로 카드 게임을 계속했다”며 “그 모습을 보는 순간 자주 드나들던 친구가 걱정됐다”고 말했다.

카지노 술집의 유행 소식을 들은 김모(25) 씨 역시 중독의 위험성을 걱정했다. "한 번 경험해 보거나 즐기는 정도로 끝나면 모르지만, 그 정도로 절제가 가능하다면 도박에 빠진 사람들이 왜 그렇게 많겠냐"며 "주변 사람들이 그런 곳에서 도박 중독에 빠지지 않을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해당 술집을 관할지로 한 경찰서 관계자는 “그런 곳이 우리 지역에도 있느냐”며 시청과 함께 조사할 필요성이 있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 “본인이 카지노 술집의 방문이 습관성이 되어간다고 느껴진다면 방문 자체를 자제하는 게 좋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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