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보이콧한 자유한국당, 싸늘한 여론에 '복귀' 백기투항
상태바
국회 보이콧한 자유한국당, 싸늘한 여론에 '복귀' 백기투항
  • 취재기자 정인혜
  • 승인 2017.09.11 06:0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언론 장악 시도' 해명 요구에도 청와대 무응답...네티즌들 "도로 나가라" 비아냥 / 정인혜 기자
자유한국당 비상최고위원회가 국회 보이콧 철회를 결정했다. 사진은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사진: 더 팩트 제공).

자유한국당이 국회로 복귀하기로 했다. 자유한국당은 지난 2일 MBC 김장겸 사장 체포 영장에 반발해 국회 보이콧을 선언하고 장외 투쟁을 이어왔다.

자유한국당은 지난 9일 비상최고위원회를 열고 보이콧 철회를 결정했다. 자유한국당 강효상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최고위에서는 보이콧을 철회하기로 의견을 모았다”며 “복귀 시기 등 구체적인 내용은 11일 의총에서 결정할 것”이라고 전했다.

자유한국당의 보이콧 기간 동안 청와대에서는 이렇다 할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한국당은 ‘방송 장악’에 대한 해명을 요구하며 청와대를 압박했지만, 청와대가 사과는커녕 아무런 입장 표명을 하지 않으면서, 자유한국당은 사실상 아무 것도 얻지 못한 채 빈손으로 복귀하는 셈이다. 당초 보이콧을 선언했을 당시, 자유한국당은 방송 장악에 대한 청와대의 구체적인 해명 없이는 국회에 돌아가지 않겠다는 강경 기조를 앞세운 바 있다.

자유한국당은 보이콧 철회 배경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다만 KBS, MBC 문건에 대한 국정조사를 우회적으로 언급한 바 있다. 홍 대표는 지난 9일 열린 자유한국당 장외 집회에서 “언론 장악 문건은 언론 자유를 침해한 중대 범죄”라며 “당장 이에 대한 국정조사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국민들의 공감을 사지 못한 점도 한몫 했을 것으로 보인다. 직장인 진모(52, 충남 천안시 백석구) 씨는 “애초에 명분 자체도 약했지만, 그래도 단체로 들고 일어섰으면 뭐라도 얻고 복귀하든지 이렇게 꼬리 내리고 백기투항할 거면 나가긴 왜 나갔는지 아무리 생각해봐도 이해가 안 간다”며 “참 뻘쭘하겠다”고 혀를 끌끌 찼다.

여론조사 의견도 진 씨의 의견과 별반 다르지 않다. 10일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발표한 9월 정례 여론조사에 따르면, 자유한국당의 보이콧과 관련, 응답자의 69%가 보이콧 선언을 부정적으로 봤다. 반면 긍정 의견은 20.4%에 그쳤다. 해당 여론조사는 지난 8~9일 전국 성인남녀 1014명을 대상으로 이뤄졌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다.

자유한국당의 복귀 선언에 여야는 환영하는 모양새다. 더불어민주당 강훈식 원내 대변인은 이날 구두 논평을 통해 “안보 위기 속에서 민생을 외면한 국회 보이콧이 얼마나 싸늘한 여론에 직면했는지 잘 알 것”이라며 “반대를 위한 반대, 발목 잡는 정치 공세를 중단하고 국민이 바라는 희망적이고 생산적인 국회를 만드는 데 협조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보수 진영인 바른정당도 늦었지만 다행이라는 입장을 내놨다. 바른정당은 이날 이종철 대변인 명의의 논평을 내고 “애초 국회 보이콧은 바람직한 방법이 아니었고, 적어도 북한 도발 이후 바로 중단했어야 맞다. 늦었지만 그나마 다행”이라며 “한국당은 국회에서 자신의 역할을 높일 수 있는 방도를 찾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네티즌들의 반응은 다소 냉소적이다. 북한의 6차 핵실험 등 국회 현안이 산적한 상황에 보이콧을 선언한 데 따른 실망감이 이어지는 것으로 보인다. 한 네티즌은 “필요 없으니까 계속 보이콧했으면 좋겠다”며 “자유한국당이 안 들어오는 게 국가에 큰 도움 되니까 다시 나가라”고 말했다. 해당 댓글은 추천 수 2712에 반대 수 17을 기록했다.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