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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민석 판사, 우병우 이어 국정원 팀장 영장도 기각..."증거인멸 계속하란 건가"

기사승인 2017.09.09  06:0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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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검찰 "납득하기 어렵다” 반발...네티즌 “상식 이하의 판결” / 신예진 기자

검찰이 국가정보원 댓글 여론 조작에 관여한 혐의로 국정원 퇴직자 모임 양지회 전·현직 간부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지만 8일 법원은 이를 기각했다(사진: 더 팩트 제공).

'국정원 댓글 사건'과 연루된 국정원 퇴직자 모임 '양지회'의 전·현직 간부들에 대한 구속영장이 기각되자 네티즌들의 비난이 SNS를 뒤덮고 있다. 특히 이번 사건 담당 판사가 과거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에 대한 구속영장도 기각했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비난 수위도 한층 높아졌다.

부산일보에 따르면, 8일 서울중앙지법 오민석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8일 ‘범죄 혐의는 소명되나 수사 진행 경과 등에 비춰 도망 및 증거 인멸의 염려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며 국정원 퇴직자 모임 양지회의 전 기획실장 노모 씨에게 청구된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오 부장판사는 또 같은 사건의 양지회 현직 간부 박모 씨의 구속 영장도 기각했다.

양지회의 각각 전·현직 간부인 노모 씨와 박모 씨는 ‘국정원 댓글 사건'과 관련돼 있다. 국정원은 지난 제18대 대선을 앞두고 민간인 댓글부대를 운영하면서 온라인 상에서 특정 후보자를 지지하거나 비난하는 글을 계획적으로 남기는 등 여론을 조작한 의혹을 받고 있다. 노모 씨는 당시 대가를 받으며 국정원 직원들과 인터넷과 SNS를 중심으로 정치 관련 댓글을 남긴 혐의를, 박모 씨는 댓글 사건 수사팀의 압수 수색을 앞두고 여론 조작 활동 관련 자료를 숨기거나 삭제한 혐의를 각각 받고 있다.

법조인 출신인 더불어민주당 박주민 의원은 이날 오 판사의 영장 기각과 관련해 “굉장히 드문 케이스”라고 지적했다. 박 의원은 TBS 교통방송 <김어준의 뉴스공장>과 인터뷰에서 "두 케이스 모두 영장 기각에 대해 나로서는 납득하기 어렵다"며 “노 씨의 경우 앞으로 더 많은 수사가 진행될 것인데 윗선을 숨기기 위해 도주할 우려가 분명 있다고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박 의원은 박모 씨와 관련해 추가적인 증거 인멸 가능성도 언급했다. 그는 "박모 씨의 경우 혐의 자체가 증거를 인멸, 은닉하고 있었는데도 불구하고 왜 영장을 기각했는지 이해할 수 없다“며 “다른 관여자들도 두려움 없이 증거인멸을 할 수 있고, 지속적으로 만나 말을 맞출 수도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청래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이날 자신의 트위터에 이번 결정에 대한 비판의 내용을 담은 “법원, 증거인멸을 계속하라는 건가?”라는 제목의 글을 게시했다. 정 전 의원은 “증거인멸 혐의로, 증거은닉죄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는데 증거인멸 도망의 우려가 없다며 기각한 법원"이라며 "술은 마셨지만 음주운전은 아니라는 판단. 눈 가리고 아웅하는 판사님일세”라고 말했다.

8일 정청래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트위터를 통해 국정원 댓글 사건과 관련된 인물들에 대한 법원의 구속영장 기각에 대해 비판했다(사진: 정청래 트위터 캡쳐).

검찰도 이번 결정에 입장 자료를 내며 불쾌감을 드러냈다. 조선일보에 따르면, 이날 서울중앙지검은 ‘국정농단 사건 등에 대한 일련의 영장기각 등과 관련된 서울중앙지검의 입장’이라는 제목의 자료를 냈다. 자료에 따르면, 검찰은 “최근 일련의 구속영장 기각은 이전 영장전담 판사들의 판단 기준과 차이가 많은 것으로 납득하기 어렵다”며 “국민들 사이에 법과 원칙 외에 또 다른 요소가 작용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도 제기되고 있어 결국 사법제도 자체에 대한 불신으로 귀결될까 우려 된다”며 강도 높게 비판했다.

앞서 서울중앙지방법원은 지난 정부와 관련된 우병우, 정유라, 이영선, 한국항공우주산업(KAI) 관련자들에 관한 영장을 모조리 기각해 여론의 뭇매를 맞은 바 있다. 특히 이번 사건을 담당한 오 판사는 지난 2월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 구속영장도 기각한 이력이 있다. 우병우 전 민정수석은 오 판사의 서울대 법대 6년 선배이자 연수원 7년 선배다. 따라서 이번 중앙지검의 수위 높은 비판은 법원을 비난하는 여론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국정원 댓글 사건’, ‘국정 농단 사건’ 등으로 지난 해 마음의 상처를 받았던 국민들도 납득하기 어렵다는 의견이 대다수다. 직장인 박상구(27) 씨는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기각 사유”라며 “국정원의 댓글 알바는 국기문란에 준하는 사안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박 씨는 “판사가 국민을 기만하는 것인지, 국민이 법에 무지한 것인지 정답을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대학생 구현수(25) 씨는 “증거인멸 혐의로 구속하려는 건데 증거인멸 우려가 없다는 법원의 판단을 어떻게 받아드려야할지 모르겠다”며 답답함을 내비쳤다. 구 씨는 “적폐 청산의 길은 멀고도 험한 것 같다”며 “또 국민들이 나서야하나 싶다”고 말했다.

네티즌들도 “기각 전문 판사냐”며 오 판사와 법원에 비난의 화살을 쐈다. 한 네티즌은 “상식이하의 판결”이라며 “영장 기각을 원하는 사람은 오 판사에게로”라는 비꼬는 댓글을 남겼다. 다른 네티즌도 “유전무죄 무전유죄냐”며 “하긴 해외 도피한 정유라의 영장도 기각하는 나라가 한국인데”라는 웃지 못할 글도 남겼다.

반대로 오 판사를 응원하는 댓글도 있었다. 한 네티즌은 “영장이 남발하는 현 시국에 오래간만에 살아있는 법을 보는 것 같다”며 “오민석 판사가 누구인지는 모르겠지만 판결에 가슴이 탁 트인다”는 댓글을 남겼다. 하지만 이 댓글에는 이 의견에 동의하지 못하는 화난 네티즌들의 ‘비공감’ 댓글이 이어졌다.

취재기자 신예진 reporter1@civicnews.com

<저작권자 © CIVICnews / 시빅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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