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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장겸 MBC사장의 체포영장은 언론 탄압인가...권력과 언론의 자유

기사승인 2017.09.04  19:3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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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편집위원 이처문

편집위원 이처문

김장겸 MBC 사장에 대한 체포영장이 발부되면서 정치권에서 난데없는 ‘언론 탄압’ 공방전이 벌어지고 있다. 정부와 여당은 부당노동행위 조사를 위한 ‘정당한 법집행’이라고 하고, 김 사장은 ‘언론 탄압’이라고 맞서고 있다. 자유한국당은 ‘방송 장악 음모’라며 정기국회 보이콧을 선언했다. 대국민 여론전 양상으로 번지는 이번 사태가 과연 어떻게 결말이 날지 주목된다.

언론 탄압을 규명하려면 먼저 언론의 자유에 대한 명확한 개념 정리가 필요할 것 같다. 자유란 외부의 강요에 의하지 않고 자기 내면의 지시에 따라 움직이는 것을 말한다. 따라서 언론의 자유는 언론이 국가 권력 등 외부로부터 강요에 의하지 않고 자율성을 확보하는 것이라 정리할 수 있다. 우리나라 헌법도 언론의 자유를 보장하고 있다. 헌법 제21조. "모든 국민은 언론·출판의 자유와 집회·결사의 자유를 가진다. 언론 출판에 대한 허가나 검열과 집회·결사에 대한 허가는 인정되지 아니한다."

표현의 자유에 사전 허가나 검열을 금지하는 까닭은 국가권력이 허가나 검열을 하려는 충동에 사로잡히기 쉽기 때문. 질서를 유지한다는 명분으로 표현의 자유를 통제하려는 욕구에 휩싸이고, 언론을 통제해야 국가권력을 유지하기가 수월해진다고 믿는 것이다. 여기서 개인이 누리고자 하는 표현의 자유와 국가권력이 충돌한다.

올리브 웬들 홈스(1841~1935) 미국 연방대법관은 언론·출판 등의 자유를 제한하는 기준인 ‘명백하고 현존하는 위험의 법칙’을 처음 제시했다. 이는 1919년 ‘솅크 판결’에서 처음 제시된 뒤 ‘표현의 자유’를 제한하는 핵심 원리로 자리 잡았다. 홈즈 대법관은 당시 1차대전 참전에 반대한 사회당 간부의 선동행위의 위법 여부에 대해 “사용된 언사가 실질적 해악을 가져올 명백하고 현존하는 위험을 일으키는 상황에서 사용됐는지, 그리고 그 언사가 그런 위험을 일으키는 본성을 갖고 있는가를 기준을 삼아야 한다”고 적시했다.

올리버 웬델 홈즈 미 연방대법원 판사는 1902년-1932년 동안 재직했으며 '명백하고 현존하는 위험의 원칙'이라는 유명한 판결을 남겼다(사진: 구글 무료 이미지).

홈즈 대법관이 교범으로 삼은 것은 존 스튜어트 밀이 <자유론>에서 제시한 ‘위해 원칙(harm principle)’. 밀의 주장은 간단명료하다. “타인에게 해가 되지 않는 한 나의 자유는 침해될 수 없다”는 것이다.

<자유론>으로 유명한 영국의 사상가 존 스튜어트 밀(사진: 구글 무료 이미지).

언론 자유의 가치를 상징적으로 표현한 사람은 미국 헌법을 기초한 토머스 제퍼슨. “신문 없는 정부보다는 차라리 정부 없는 신문을 택하겠다”는 명언을 남겼다. 제퍼슨은 국민이 위임한 정부 권력의 남용을 경계했고, 정부의 감시자로서 언론의 자유를 강조했다. 하지만 제퍼슨은 나중에 제3대 미국 대통령이 되고 나서는 친구에게 이런 편지를 보냈다고 한다. “대통령에 관한 기사는 다 거짓말이야. 그런 기사 쓴 기자들을 손 좀 봐줘야겠어.”

제퍼슨의 이야기는 언론 자유를 보장해야 한다는 당위성과는 달리 권력이 언론의 자유로 인해 현실에서 마주치는 불편함이 만만찮다는 점을 보여준다. 어떻게 보면 언론에 대한 시각은 권력을 쥐었을 때와 놓았을 때가 다를 수밖에 없다는 말인지도 모른다.

‘국경없는 기자회’가 발표한 2017년 국가별 언론자유지수를 보면 한국의 순위는 180개 나라 중 62위. 최하위 북한(180위)이나 러시아(148위), 중국(176위)보다는 높지만 여전히 부끄러운 수준이다. 언론자유지수의 측정 지표는 다원주의, 권력으로부터의 독립, 자기 검열 수준, 제도 장치, 취재 및 보도의 투명성, 뉴스 생산구조 등이다. 한국의 경우 보도와 관련된 ‘엠바고’, ‘오프 더 레코드’, ‘권언유착’, ‘고소·고발 남발’ 등이 부정적 영향을 미친 것으로 짐작할 수 있다.

매년 '국경없는 기자회(Reporters Without Borders)'에서는 세계 각국의 언론자유지수를 측정하고 이를 지도로 나타내서 공개한다(사진: 구글 무료 이미지).

언론 탄압의 대표적인 수단으로는 사전 검열이나 보도 통제 등이 있다. 권력에 의한 언론 탄압은 과거 전두환 정부 시절의 언론사 통폐합은 물론 매일 언론사에 내려 보낸 보도지침이 대표적인 사례라 하겠다.

어쨌거나 MBC가 최근 정부로부터 사전 검열이나 보도 통제를 당했다는 소식은 아직 들은 바 없다. 정작 탄압을 당한 쪽은 해고나 중징계를 받은 MBC의 기자와 PD들이라는 주장도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김장겸 사장에 대한 체포영장 발부가 ‘언론 탄압’이라는 주장을 과연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수긍할지 궁금하다.

언론의 자유는 언론사의 편집권 독립과 맞닿아 있다. 여기서 말하는 편집권은 사장이나 편집·보도국장의 전유물이 아니라 기자 집단이 공유하는 개념이다. 방송사 경영진의 위법 행위에 대한 당국의 조사를 언론 탄압이라고 한다면 이재용 삼성그룹 부회장의 경우는 ‘재계 탄압’이자 ‘삼성 탄압’이 될 것이고, 블랙리스트 조사는 ‘공직자 탄압’이 될 터이다. ‘언론 탄압’이라는 방패를 내세우기에 앞서 ‘언론 자유’의 참뜻을 먼저 되돌아봐야 할 것 같다.

편집위원 이처문 reporter1@civicnews.com

<저작권자 © CIVICnews / 시빅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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