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워렌 버핏? '주식 대박' 이유정 헌법재판관 후보자 자진 사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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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워렌 버핏? '주식 대박' 이유정 헌법재판관 후보자 자진 사퇴
  • 취재기자 신예진
  • 승인 2017.09.02 0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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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 투자로 12억 수익 올려...이 후보자, "의혹은 사실과 다르지만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았다" / 신예진 기자
이유정 헌법재판관 후보자가 지난 1일 자진 사퇴했다. 이 후보자는 주식 투자로 12억이 넘는 이익을 얻어 기업 내부 정보를 투자에 활용했다는 의혹을 받았다(사진: 더 팩트 제공).

주식 투자로 큰 이익을 거둔 것이 밝혀져 미공개 정보를 이용하지 않았느냐는 의혹에 휩싸인 이유정 헌법재판관 후보자가 결국 자진해서 사퇴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달 8일 헌법재판관 후보로 지명한 지 24일 만이다.

이 후보자는 1일 '헌법재판소 후보자 직을 사퇴하며'라는 입장문을 통해 "이 시간부로 헌법재판관 후보자로서의 짐을 내려놓고자 한다"며 사의를 표명했다. 조선일보에 따르면, 이 후보자는 "저의 문제가 임명권자와 헌법재판소에 부담으로 작용하는 것은 원하는 바가 아니며, 제가 생각하는 헌법재판관으로서 역할도 아니라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이 후보자는 입장문을 통해 주식 거래와 관련된 의혹들을 부인했다. 동아일보에 따르면, 그는 "주식 거래와 관련해 제기된 의혹들, 제가 미공개 정보를 이용해 불법적인 거래를 했다는 의혹들은 분명 사실과 다름을 다시 한 번 말씀드린다"고 해명했다. 그는 또 "그런 의혹과 논란마저도 공직 후보자로서의 높은 도덕성을 기대하는 국민의 눈높이에 맞지 않았다는 점은 부인하기 어렵다"며 "다시 한 번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전했다.

이 후보자는 마지막으로 "저의 사퇴로 인해 헌법재판소의 다양화라는 과제가 중단돼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이 후보자의 사퇴는 주식 투자 등 재산 형성 과정을 의혹이 불거진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인사청문회를 앞둔 이 후보자는 주식 투자로 10억 원이 넘는 수익을 얻은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었다. 국회 인사청문회 제출 자료에 따르면, 그는 1년 6개월 만에 보유 주식 가치가 올라 12억 2000만 원의 이익을 얻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후보자는 특히 소속된 법무법인이 수임한 비상장사 '내츄럴엔도텍'의 주식을 사들여 상장 후 매도해 5억 7000여만 원의 차익을 얻기도 했다.

야권은 이에 대해 이 후보자가 기업 내부 정보 등을 투자에 활용한 것 아니냐며 금융감독원의 조사를 요구했다. 바른정당 법제사법위원회 간사인 오신환 의원은 이 후보자가 사퇴하기 직전인 이날 오전 금융위를 직접 방문해 진정서를 제출했다. 오 의원은 “이 후보자의 주식 거래 내역을 보면 이른바 ‘작전 세력’의 매매 행태를 보인다”며 “엄정한 조사를 통해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금감원은 전날 이 후보자의 주식 거래 의혹에 대해 조사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이 후보자가 국회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이 후보자 본인과 남편의 재산 24억 814만원 중 15억 1000여만 원이 주식이다.

청와대는 이날 이 후보자의 자진 사퇴를 존중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국민일보에 따르면,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춘추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저희가 확인해 본 바로는 주식 투자 관련해 본인이 억울한 부분도 많았던 것으로 알고 있다”며 “그러나 논란들이 제기됨에 따라 본인이 자진사퇴를 결정해 저희로서는 존중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다만 이 후보자가 사퇴했다고 해서 청와대가 이 후보자에 사퇴 권유를 했을 가능성이나 관련 의혹을 인정하는 것은 아니라고 못박았다. 

그러나 이같은 해명에도 불구하고 문재인 정부 들어서서 각종 의혹으로 자진사퇴한 고위공직 후보자가 5명에 이른 것은 문제라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이유정 후보자의 사퇴와 함께  박성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 역시 역사관 및 과학관 문제로 거센 사퇴 압력을 받고 있어 청와대의 인사 검증 시스템의 부실이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네티즌들은 이 후보자의 공식 발표에 법조계의 ‘워렌 버핏’이냐며 비판에 나섰다. 한 네티즌은 “최고의 수익률을 내는 이유정 변호사를 국민연금관리공단 주식운용본부장으로 임명해라”고 비꼬는 댓글을 남겼다. 또 다른 네티즌은 “법조인으로 남기에는 정말 아까운 인재”라며 “공직보다는 투자회사를 만들어 대한민국의 큰 손이 되어주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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