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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2 세계화와 지역 언론: 디지털 기술, 인터넷, DB 등 정보화가 이끌 세계의 변화에 대해 발표하다

기사승인 2017.08.31  23:4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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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2부 보람 찾는 언론학 교수] / 장원호 박사

(14)-1 세계화와 지역 언론에서 계속:

서울에 도착하자마자, 나는 곧장 서울 동생 집으로 갔습니다. 그런데 미국 대사관 사람이 공항 도착장에서 내 이름이 적힌 종이를 들고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고 합니다. 뒤에 들은 소식이지만, 나를 한국으로 초청한 곳은 주한 미국대사관 공보처였는데, 그들은 나를 위해 호텔까지 잡아 놓고 기다리고 있었답니다. 그리고 미 대사관 측은 광주에서 열리는 국제 세미나에 내가 미국 시민권자 신분으로 참석하기 때문에 광주 지역의 특수성을 설명하고 나에게 미국인에 대한 감정이 안 좋은 곳이니 주의를 환기시키려고 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나는 누가 공항에서 나를 기다린다는 생각을 요만큼도 하지 못했으니 주위를 볼 필요도 없이 곧바로 공항을 빠져나왔던 것입니다. 나중에 미 대사관 측은 내가 종이에 적힌 이름을 보고도 일부러 대사관 사람들을 피했다고 생각하고 그 이유를 모르겠다고 불만을 토로해서 해명하느라 곤란했던 에피소드가 있었습니다.   

1996년 전남대학교가 주최한 국제 세미나에서 발표하고 있다(사진: 정원호 박사 제공).

다음날 바로 광주로 가서 전남대학교 교수들의 영접을 받고, 또 초청된 외국인 교수들과 만나서 국제회의를 주관했습니다. 세미나 전에는 광주 MBC 방송국에서 한 시간 짜리 토크쇼 프로그램에 출연하여 이번 국제회의의 중요성과 한국 언론의 미래를 대담식으로 설명했습니다. 

다음은 내가 발표한 주제의 요점입니다. 4차 산업혁명를 논하는 지금의 관점에서 보면 1996년 당시의 언론과 테크놀로지에 대한 전망이 조금 낡은 느낌이 들기는 합니다만, 당시 나와 청중들은 상당히 진지하게 미래 변화를 고민하고 우려했습니다. 

맥루한이 언급한 대로, 인공위성, 무선 전파, 디지털 정보, 광섬유 통신망에 의해 그 어느 때보다도 세계는 밀접하게 지구촌화되어가고 있습니다. 테크놀로지의 발달로 인한 좁아지는 지구촌의 결과는 무엇일까요? 정보 시대의 변화 과정에서 원인이자 결과인 미디어 자체는 또 어떻게 변할까요? 경제 뉴스의 즉각적인 전파는 세계 경제를 형성하는 데 도움을 주며, 텔레비전 방송의 즉시성은 전쟁하는 방법과 외교 활동 방법을 변화시키고 있습니다.

테크놀로지가 인간을 지배한다는 기계결정론을 주장한 마샬 맥그루한(사진: 구글 무료 이미지).

광고 전문가나 언론인들이 어떤 한 문화권 안에서만 교육을 받았다면, 그들은 단지 자기 자신의 동네만 알게 되고 지구촌을 이해하리라고 기대할 수 없게 됩니다. 특히 광고와 언론 종사자일수록 다양한 세계 문화를 배워야합니다. 그들 문화 이외의 문화를 배워야 세계 시장을 이해할 수 있다는 점을 알아야 합니다.

미디어의 형태와 내용이 어떻게 변할 것인지, 그리고 테크놀로지가 어떤 영향을 우리 일상 생활에 미치게 될지를 예측하는 건 어렵습니다. 오로지 한 가지 확실한 것은 그 누구도 미래 변화를 확실하게 예측하지 못 한다는 것뿐입니다. 마르코니이 무선 통신이 라디오 방송을 가능하게 만들었으나 그가 무선통신을 발명했을 당시에는 무선 전화기 외의 다른 새로운 매체를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무선통신이 전화기를 만들고 라디오라는 매체를 발명시켰으니, 이 하나의 테크놀로지가 당시 연구자들이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인간 상호작용의 본질을 변형시키고, 개인적이며 상업적인 커뮤니케이션 수단으로 발전했습니다. 

우리는 소위 계산하는 기계인 컴퓨터가 수의 세계가 아니라 말의 세계를 바꾸는 아이러니에 대해서는 전혀 생각해 보지 못했습니다. 곧 서적, 잡지, 영화, 라디오, 음악, 그리고 현존하든 상상속이든 모든 커뮤니케이션 형태는 전자 계산기의 0과 1이라는 마술을 통해서 모든 미디어가 디지털화되면서 미디어 간의 구분이 의미가 없게 됐습니다. 1996년 당시의 테크놀로지가 발전해서 이제는 스마트폰 하나로 책도 읽고, 뉴스도 보고, 영화도 감상하고, 화상 통화를 하게 만들고 있으니, 격세지감이 아닐 수 없습니다. 다음은 1996년에 예측한 미디어의 변화상입니다. 지금의 변화와 어떤 차이가 있는지 음미하면서 읽어보면 나름대로 재미가 있을 겁니다. 

1. 미디어는 점점 상호작용적이 될 것이다. 사람들은 국내적이든 국제적이든 PC통신과 이메일을 통해서 사람들끼리의 범세계적 대화에 참여하는 즐거움을 가질 것이다. 사람들은 Prodigy와  On-Line America 같은 PC통신의 선두 주자들에게 다가갈 것이다. (이런 예측은 오늘날 PC통신 업체들이 사라지고 대신 페이스북과 같은 SNS가 등장하면서 현실화됐습니다.) 

모든 기기가 디지털화하면서 모든 정보도 디지털화해서 미디어가 통합되고 있다(사진: 구글 무료 이미지).

2. 수용자는 지금보다 훨씬 더 자율적으로 정보나 콘텐츠를 선택하게 될 것이다. 영화를 만드는 타임 워너 사나 TCI 케이블 회사는 하루 중 어느 시간에든지 시청자가 원하는 프로그램이나 정보를 선택할 수 있는 500개 채널 서비스를 개발하고 있으며 Genie나 Dialog 같은 DB서비스에 가입하면 전세계로부터 들어 오는 방대한 정보를 손가락 하나로 접할 수 있다. (TV나 영화는 Netflex나 IPTV 같은 서비스로 엄청나게 확대됐습니다. DB 서비스는 전자도서관 등으로 괄목할만하게 발전하고 편리해졌습니다.)  

3. PC와 TV의 결합은 두 매체의 총합보다 더 많은 것을 생산해 낼 것이다. 그 결과, 집에서 오락과 정보가 결합된 기능을 수행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예측은 아마도 스마트폰이 해결한 듯합니다. 집안에서가 아니라 손 안에서 통신, 정보, 오락이 모두 가능해졌기 때문입니다.)

스마트폰은 정보와 오락이 통합될 거라는 미래 예측이 실현된 기기다. 그러나 예측은 대개 TV가 종합매체가 될거라고 했는데, 현실은 TV보다 전화기가 먼저 예측과 유사해졌다(사진: 구글 무료 이미지).

4. 미디어는 더욱 세분화될 것이다. 신문들이나 혹은 그것을 대체할 전자 매체들은 독자가 세분회되고, 독자의 기호에 따라서 개인화된 주문 콘텐츠가 전달되며, 각 독자들의 흥미에 맞게 여러 가지 주제들을 혼합하거나 몇 개의 선별된 주제만 갖고 전달될 것이다. 잡지는 더욱 소규모집단을 대상으로 발행되며, 웹진 형태가 될 것이다. (종이 신문이나 잡지는 생각보다 아직도 건재합니다. 종이 사전류는 거의 전멸했지만 이외로 종이 책은 기 질감 때문인지 아직도 잘 팔리고 있습니다. 다만 잡지의 독자 세분화, 전문화 등은 예측대로 많이 진행됐습니다.)

5. 정보 전달의 새로운 체계는 정보와 오락에 광고할 수 있는 방법이 정교화될 것이다. (새로운 미디어, 즉 SNS가 발달하면서 새로운 홍보와 광고 방법이 성행하고 있습니다. 이 예측은 제대로 맞췄습니다.)

요새 미디어는 소셜미디어, 즉 SNS가 단연 최첨단이다. 여기에는 페이스북, 트위터, 인스타그램, 블로그, 유튜브 등이 있다(사진: 구글 무료 이미지).

6. 현재 다른 길을 걷고 있는 각종 미디어 화사들이 통합되면서 경쟁이 치열하게 될 것이다. 전화 회사, 케이블 회사, 신문사, 방송국들이 어떻게 지면, 비디오, 오디오를 혼합할지 미래 모습이 예측불허다. (아직은 신문, 방송, 케이블 등이 건재합니다. 혼합되는 괴정이기는 하지만 아직도 자리를 지키고 있습니다.)

7. 정보 분석가들과 정치가들은 미디어 산업 안에서 사회적 변화가 있을 거라고 내다보고 있다. 이를테면, 정보 서비스가 고가에 제공될 때, 수입이 넉넉하지 않은 사람들이 정보 시장에서 제외될지도 모른다. 정부는 소위 '정보 디바이드'와 같은 정보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해 모든 시민들이 누려야할 최소한의 정보량을 보장해야 될 것이다. (미디어 기기들은 단가가 계속하락하면서 선진국 개인 간의 정보 격차는 거의 발생하지 않고 있지만, 인프라에 따라서 국가 간 정보 격차는 크게 벌어진 편입니다.)

정보격차는 한 국가의 내부에서보다는 국가 간 격차에서 많이 나타나고 있다(사진: 구글 무료 이미지).

8. 전자 미디어, 디지털 미디어 테크놀로지, 그리고 상호작용하는 정치, 경제, 사회적 힘이 국가라는 테두리를 급속도로 깨뜨리고 있다. 중앙 정부는 세계 주식시장, 은행, 회사, 실험실, 심지어 컴퓨터 앞에 앉아 있는 개인들 사이에서 유통되고 있는 정보를 통제하지 못한다. (이 문제는 정보를 통제하고 엿보는 헤커 기술 역시 발전하고 있으므로 조지 오웬의 소설 <1984>처럼 정보의 정부 통제 가능성은 예측과는 반대로 많이 높아진 것으로 보입니다.)

9. 정보 시장의 발달은 국가가 해결하지 못하고 있는 인종 간의 갈등 문제를 오히려 쉽게 풀어 줄 수 있을지 모른다. 전 세계의 시민, 특히 컴퓨터 지식을 아주 쉽게 흡수하는 젊은 세대들이 인터넷을 통해 교류하는 문화는 지리적 조건이나, 인종적 전통 개념에서 오는 이질감을 현저히 희석시키고 있다. 뉴욕이나 토론토에 사는 중국인들과 LA이나 시카고에 사는 한국인들은 인공 위성이나 자기 지역의 비디오 가게들을 통해서 그들의 문화와 커뮤니티에 대한 동일시의식과 일체감을 유지할 수 있다. 곧 인종, 지역적 문화보다는 취향적 문화나 컴퓨터 사회 문화라는 새로운 문화 창출이 생긴다는 것이다. (오늘 같은 SNS 사회에서 국가간, 특히 젊은이들의 소통은 활발해졌으며 정치적 벽을 많이 낮추고 있습니다. 그러나 국가적, 종교적, 인종적 갈등은 아직도 줄어들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트럼프의 등장과 이에 따른 인종적, 계층적 갈등을 보면 지구촌 갈등은 여전히 강세입니다. 안타까운 일입니다.)

10. 연령별 또는 세대별로 형성된 지적 흥미, 취미 등에 의해 나누어지는 이익집단들은 그들 자신들을 하나의 집단으로서 점차 인식하게 된다. 그들은 전문화된 주제에 대해 정보를 얻으려 노력하며, 그것을 유사한 이익집단 구성원들과 토론하기를 바란다. 세계적으로 무정형(無定型)의 상호작용적인 컴퓨터 서비스를 해주는 '인터넷'에 대해 관심을 표명하는 사람들의 명단을 인쇄하는 데에만도 수백 페이지의 종이가 필요하다고 한다. 사람들의 관심은 좀더 지엽적이고 색다른 것에 쏠리게 된다. (사람들의 취미가 세분화되어 마니아를 형성하는 추세는 예측이 맞았습니다.)

11. 닌텐도 세대가 성장하고 있다. 미디어 환경 속에서 상호작용과 고도의 자극을 기대하는 수용자들이 등장한다. 여기서 고도의 자극이란, 직선적인 시각에서 미디어의 내용을 생각하는 미디어 전문가들에 대한 도전을 의미한다. 미주리 대학 저널리즘 스쿨에서는 뉴스 미디어에서 닌텐도 세대를 겨냥한 하나의 작은 실험을 시도하고 있다. 저널리즘 스쿨에서 발행하는 일간신문인 '콜럼비아 미주리안(Columbia Missourian)'이 종이신문과 동시에 인터넷신문을 동시에 내보내고 있으며, 연구를 통해서 평소에 인쇄된 신문을 보지 않는 학생들이 인터넷신문을 읽으려고 노력할 것인지를 알려고 하고 있다. (현재 젊은 세대들은 종이 매체를 거의 접하지 않고 스마트폰이나 PC로 뉴스를 봅니다. 즉, 요즘 젊은이들은 당시의 예측처럼 전통적 매체에서 빠르게 전자 매체로 이동하고 있는 것은 확실한 변화입니다.)   

1996년 당시의 국제세미나 발표 내용을 적고 현재의 입장에서 예측의 정확성과 변화의 정도를 같이 적어 보았습니다. 대부분 테크놀로지는 많은 변화를 이끌어 냈습니다. 세상은 나날이 새롭게 바뀌고 있습니다. 4차 산업혁명을 맞아 로봇, 3D 프린터, 자율주행 자동차, 생명과학, AI, VR 등이 여전히 세상을 변화시키고 있습니다. 나는 그저 이들 변화가 인류에게 평화와 행복을 주기를 바랄 뿐입니다.

미주리대 명예교수 장원호 작사 reporter1@civicnews.com

<저작권자 © CIVICnews / 시빅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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