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이목 집중된 25일 이재용 심판의 날, 유죄냐 석방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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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이목 집중된 25일 이재용 심판의 날, 유죄냐 석방이냐
  • 취재기자 정인혜
  • 승인 2017.08.25 06: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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쟁점은 뇌물 공여 혐의 인정 여부…무죄 선고시 곧바로 석방 / 정인혜 기자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의 1심 선고 재판이 오늘(25일) 열리는 가운데, 재판부가 어떤 결정을 내릴지에 이목이 집중된다(사진: 더팩트 제공).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에게 운명의 날이 밝았다. 이 부회장은 25일 열리는 선고공판에서 법원의 판단에 따라 수감될 수도, 무죄 석방될 수도 있다.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이 부회장에게 12년형을 구형한 바 있다. 오늘 재판부의 결정에 따라 향후 박근혜 전 대통령과 최순실 씨의 재판 결과도 가늠할 수 있다.

이 부회장은 25일 오후 2시 30분 417호 대법정에서 선고 공판을 받는다. 이 부회장에게 붙은 혐의는 뇌물공여, 횡령, 재산 국외 도피, 범죄 수익 은닉, 국회 위증까지 총 5가지다. 쟁점이 되는 것은 뇌물공여 혐의 인정 여부다. 국회 위증을 제외한 모든 혐의가 뇌물공여에 수반돼 있기 때문. 구체적으로는 박 전 대통령과 최 씨에게 433억 원을 공여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 중 이 부회장이 최 씨의 딸 정유라 씨에게 대한 승마 지원금으로 약속한 213억 원은 단순 뇌물공여 혐의,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에 출연한 16억 원과 미르·K스포츠재단에 출연한 204억 원은 제3자 뇌물공여죄가 적용됐다.

뇌물공여에는 직무 관련성과 대가성이 인정돼야 한다. 이 부회장에게 경영권 승계를 위한 현안이 있었고, 박 전 대통령이 직무상 이를 도운 정황이 입증돼야 한다는 뜻이다. 제3자 뇌물죄에는 이와 더불어 이 부회장이 ‘부정한 청탁’을 목적으로 돈을 건넨 점까지 인정돼야 한다.

한국일보는 두 가지 쟁점에 대한 재판부의 판단을 이날 재판의 관건으로 꼽았다. ‘박 전 대통령 독대 자리에서 경영권 승계 작업 부정 청탁과 대가성 지원을 놓고 교감했는지’, ‘최 씨 존재를 알고 지원을 지시하거나 보고를 받았는지’ 등이다. 이 중 하나라도 설명되지 못하면 이 부회장의 뇌물공여 혐의가 인정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것.

삼성은 이번 재판 결과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언론에서는 선고를 하루 앞둔 24일 삼성 내부 분위기를 ‘폭풍전야’라고 묘사하기도 했다. 삼성 내부에서 우려하는 것은 ‘리더의 부재’다. 삼성이 그간 야심차게 준비한 갤럭시노트8은 24일 공개됐다. 절치부심 끝에 선보인 제품에 전력을 다해야 하는 마당에 이 부회장의 공백은 큰 타격일 수밖에 없다는 것. 

삼성 관계자는 조선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외부에서는 삼성이 시스템으로 돌아가기 때문에 큰 문제가 없다고 하지만, 전문 경영인이 할 수 있는 일과 오너가 할 수 있는 일은 분명히 따로 있다”며 “지금은 조직 분위기도 많이 망가져 모두 선고 결과만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 부회장의 공백이 길어질 경우 새 사업 추진에 난항을 겪을 것이라고 보는 시선도 있다. 한국일보는 이날 복수의 삼성 관계자들의 말을 인용, “삼성 계열사 사장이 독자적으로 새로운 사업을 펼치는 것은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고 보도했다.

이재용 부회장의 선고 공판에 외심도 촉각을 곤두 세우고 있다(사진: 뉴욕타임스 기사 캡처).

외신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23일(현지시각) “이번 재판 결과에 따라 삼성의 신작 갤럭시노트8이 동력을 잃을 수 있다”며 “이 부회장의 복귀 여부가 결정될 것이며, 어떤 결과가 나오든 삼성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같은 날 뉴욕타임스도 이 부회장의 재판 소식에 관심을 보였다. 매체는 재판 결과가 삼성전자에 미칠 영향보다 이 부회장의 개인사에 초점을 맞춰 보도했다. 뉴욕타임스는 그간 재판에서 이 부회장이 모르쇠로 일관했다는 점을 지적하며 “이재용의 운명은 판사가 그의 말을 어떻게 받아들이는지에 달려있다”고 보도했다. 이 부회장의 말처럼 실제로 그가 몰랐을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 관계자가 이 부회장이 일상적인 업무(day-to-day operations)에 관여하지 않는다고 증언한 게 그 이유.

재판의 결과와 관계없이 삼성 브랜드 이미지 타격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도 내놨다. 뉴욕타임스는 삼성에 관한 책을 쓴 제프리 케인의 발언을 인용, “이재용은 재판을 통해 자신이 무능하다거나 자신의 회사에 대해 잘 몰랐다는 인상을 줬다”며 “한국의 대다수 국민들이 삼성 같은 대기업을 불쾌하게 여기는 분위기인 가운데, 재판부의 판단에 이목이 쏠린다”고 전했다.

뉴욕타임스는 국내 분위기를 정확히 읽은 듯 보인다. 국민들은 이날 재판 소식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결과적으로 재판부가 불허하긴 했으나, 이 같은 관심에 이 부회장 재판 생중계가 추진되기도 했다. 한 네티즌은 “한국이 삼성 공화국인지 아닌지가 오늘 재판으로 판가름 날 것”이라며 “정의가 살아있다는 걸 보여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또 다른 네티즌은 “법 앞에 모든 국민은 평등해야 한다”며 “유전무죄 무전유죄식의 재판이 아니길 간절히 기도한다”는 바람을 내비쳤다.

이 부회장의 무죄를 주장하는 의견도 있다. 김모(42, 충남 천안시) 씨는 “명확한 물증도 없고 정황 증거만 가지고 여론 재판으로 몰아가는 게 법치국가에서 있을 수 있는 일이냐”며 “이재용 재판은 특검의 오욕이고 과욕”이라며 이 부회장에 대한 무죄를 확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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