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교원 감축을 둘러싼 논란이 연일 거세다. 특히 이 같은 논란은 서울시에서 더욱 증폭되는 양상이다. 올해 서울지역 초등교원 선발 예정 인원은 105명으로, 이는 지난해 8분의 1 수준으로 떨어진 수준이다.
교육대학교 학생들은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지난 4일을 시작으로 서울지역 교대생들은 임용 절벽에 항의하는 시위를 시작했다. 이들의 주장은 “초등교원을 양성한다는 특수한 목적으로 설립된 교대에서 졸업생의 절반이 교원으로 임용되지 못하는 것은 교대 설립 취지에 어긋난다”는 것이다.
실제로 초등교육과에서는 복수전공 지원이 원천적으로 불가능하다. 교대생들의 말처럼 교대에 입학한 학생은 교원이 되기 위한 공부만 하는 것이다. 교육대학교 졸업생들이 교원 외 다른 직업을 갖기 불리한 여건이라고 주장하는 이유다.
이에 서울교육청은 대책 마련에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다. 학급당 학생 수를 줄이겠다는 대책도 그 중 하나다. 21일 머니투데이에 따르면, 서울교육청은 최근 초등교사 임용 절벽 사태를 타개하기 위한 방안으로 학급당 학생 수를 줄이자고 교육부에 건의했다. 3년 동안 학급당 학생 수를 2명 줄이면 1000여 개의 학급 수가 증가하고, 이에 따라 교원을 더 임용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
지난 7일 정의당 정책위원회가 공개한 ‘2016년 OECD 교육지표’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초등학교의 학급당 학생 수는 23.6명으로 이는 OECD 가입국 27개국 중 22등을 차지하는 수치다. OECD 평균은 21.1명으로 한국은 이보다 2.5명 더 많다.
서울교육청 관할 학교의 학급 당 학생 수는 우리나라 평균을 웃도는 수치다. 이에 점차적으로 OECD 기준에 맞게 줄여가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는 것. 시교육청은 2018년 학급당 학생 수를 26명으로 줄이면 108학급이, 2019년 25명으로 줄이면 538학급이, 2020년 24명으로 줄이면 385학급이 늘어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학급이 늘어나는 만큼 교원도 추가로 채용해야 한다는 것.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머니투데이와의 인터뷰를 통해 “각 학급에 필요한 교사는 담임교사, 과목 전담 교사 등 1.2명 수준이므로 3년간 늘어난 학급 수 이상으로 교사를 채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에 대한 일반 국민들의 반응은 상당히 부정적이다. 전국을 기준으로 보면 내년 초등교사 임용 인원은 3321명, 전국 교대의 졸업생은 3800명이다. 경쟁률로 따지면, 1.14:1밖에 되지 않는 수준. 이를 타개하기 위해 학생 수를 줄이겠다는 방침을 이해할 수 없다는 의견이 주를 이룬다.
직장인 정모(28) 씨는 “교대가 벼슬도 아니고, 좁으면 좁은 대로 노력해야지 힘드니까 자리를 늘리라는 생각은 도대체 어느 머리에서 나오는지 모르겠다”며 “다른 취준생들도 좁은 취업문 통과하겠다고 박 터지게 공부하고 있는데, 교대는 나라에서 자리를 보장해야 한다는 법이라도 있나. 이런 배부른 소리에 말도 안 되는 정책으로 장단 맞춰주는 교육부가 제일 문제”라고 불만을 터뜨렸다.
네티즌들도 이와 비슷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한 네티즌은 “학생 수를 인위적으로 줄여서 교사 1000명을 더 뽑는다니 참 재미있는 나라다”라는 댓글로 추천 수 3200을 올렸다. 반면 반대 수는 200에 그쳤다. 이 밖에도 네티즌들은 “아예 학급당 학생 수 1명으로 해라”, “기가 찬다”, “말도 안 되는 정책 내놓지 말고, 능력 없는 교사들 정리하고 임용 인원 확보해라” 등의 댓글을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