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충제 계란' 부실 대처 논란 류영진 식약처장 사퇴론 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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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충제 계란' 부실 대처 논란 류영진 식약처장 사퇴론 제기
  • 취재기자 신예진
  • 승인 2017.08.19 0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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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산 계란서 피프로닐 검출 안 돼” 발언으로 자질론 시비 자초...살충제 검출 농가 49곳 / 신예진 기자
농식품부는 18일 이번 사태가 발생한 것에 대해 사과하며,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사후 관리 등 후속 조치를 차질없이 마무리하겠다고 약속했다(사진: 구글 무료 이미지).

계란 살충제 검출과 관련해 지난 15일부터 시작된 전국 산란계 농장 전수조사가 마무리된 가운데 살충제가 검출된 '부적합 판정' 농장은 총 49곳으로 늘어났다. 일반 농장이 18곳, 친환경 농가가 31곳이다.

사태가 이에 이르자, 지난달 13일 취임한 류영진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이 이번 사태에 대한 부실한 대처로 취임 한 달만에 사퇴 위기에 처했다. 야당들은 18일 일제히 “류 처장이 국민 불안을 가중시키고 있다”고 질타하며 류 처장의 사퇴를 요구했다. 주호영 바른정당 원내대표는 "(류처장) 본인이 감당할 수 없다면 빨리 그만두는 게 그나마 국민 건강을 지켜주는 길"이라고 말했다. 

전날 국정현안점검조정회의에서 류 처장은 이낙연 국무총리로부터 현안에 대한 질문을 받고 머뭇거리며 제대로 답변하지 못해 질책을 받았다. 이후 류 처장이 국민의 식생활과 직결된 먹거리 안전 문제를 과연 제대로 파악하고 있는 것인지에 대해 의문이 야당에서 제기됐다. 

식품 안전에 대한 인식이 안이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류 처장은 지난 10일 취임 후 가진 첫 기자 간담회에서 계란이 안전하다고 강조했지만 닷새 만에 살충제 성분이 전국 곳곳의 산란 농장에서 검출되면서 자질 논란에 휩싸이게 됐다.

한편 농림축산식품부는 18일 전국 산란계 농장 1239곳에 대한 전수조사 결과 49곳의 농장이 부적합 판정을 받았다고 발표했다. 부실 검사 의혹이 제기됐던 121곳에 대한 재검사 결과, 당초 적합 판정을 받았던 농장 중 2곳에서 기준치를 넘는 살충제 성분이 검출됐다.

농식품부에 따르면, 전국의 수집 판매 업체, 집단 급식소 등에서 유통 판매 중인 계란 291건을 수거 후 검사한 결과, 기존에 부적합 판정을 받은 '신선대란 홈플러스'와 '부자특란' 외에 추가로 1개 브랜드에서 살충제 성분이 검출됐다. 따라서 지금까지 살충제가 검출된 농장을 성분별로 나누면, ▲피프로닐 8곳, ▲비펜트린 37곳, ▲플루페녹수론 2곳, ▲에톡사졸 1곳, ▲피리다벤 1곳 등이다. 피프로닐이 검출된 8개 농장은 기준치 이하라도 회수·폐기한다.

적합 판정을 받은 전체 공급 물량의 95.7%인 1190개 농장의 계란은 즉시 시중 유통을 허용했다고 농식품부는 밝혔다.

계란 식별 부호인 난각 코드가 없거나 잘못 찍힌 계란도 발견됐다. 농식품부에 따르면, 경북 김천시 개령면의 5000마리 규모 일반 농장에서 생산된 계란에 난각 코드가 없었다. 강원 철원의 3만 5000마리 규모 일반 농장에서 생산된 계란에는 강원 지역의 '09'가 아닌 경기도의 '08LNB'로 잘못 찍히기도 했다.

이처럼 난각코드가 없는 살충제 계란이 유통됐을 경우 회수나 폐기에 차질이 생길 것으로 보인다. 현행법상 소비자가 생산 지역과 생산자명을 알 수 있도록 계란 껍질에 코드 번호를 표시하는 것은 의무 사항이다.

소식을 들은 국민들은 분노를 감추지 못하고 있다. 주부 하모(46) 씨는 “코드 지우는 상인들 양심이 없냐”며 “코드 없으면 소비자가 더 안 사먹지”라고 분노했다. 직장인 이모(26) 씨는 “예전에 동네 계란 도매상에서 난각코드 찍는 걸 본 적이 있다”며 “코드 번호를 표시하는 것이 의무인지 몰랐다”고 말했다.

이 밖에도 네티즌들은 “계란에 코드가 있는지도 몰랐고 마트에서 판매되는 계란에서도 본 적이 없다”, “식별 코드 없는 계란은 사지 말자” 등의 의견을 남겼다.

이번 살충제 계란 파동에 농식품부는 국내 및 수입 계란의 안전성 확보를 위해 전반적인 제도 개선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계란에 대한 이력 추적 관리 시스템 조기 도입과 정보 제공을 위해 국내산 계란의 산란일자를 표시토록 할 것을 약속했다. 또, 계란을 납품하는 판매업체에 대해 주기적인 검사를 실시하고 부적합 업체와 농가에 대해서는 관련 정보를 공개하는 등 특별 관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계란 관련 정보는 국민들이 알기 쉽도록 식약처 홈페이지, 식품안전정보포탈 식품안전나라(foodsafetykorea.go.kr) 및 모바일 앱 등을 통해 공개하고 있으며, 포털 검색창 등을 통해 살충제 계란 검색이 가능하도록 제공되고 있다.

한편,  부적합 판정을 받은 농장의 코드번호는 아래와 같다.

▲07051, ▲07001, ▲08신선농장, ▲06대전, ▲08LSH, ▲08KD영양란, ▲08SH, ▲08쌍용농장, ▲08가남, ▲08양계, ▲08광면농장, ▲08신둔, ▲08마리, ▲08부영, ▲08JHN, ▲08고산, ▲08서신, ▲11서영 친환경, ▲11무연, ▲11신선봉농장, ▲14소망, ▲14인영, ▲14해찬, ▲15연암, ▲15온누리, ▲09지현, ▲13SCK, ▲13나선준영, ▲14황금, ▲14다인, ▲11시온, ▲13정화, ▲08신호, ▲08LCY, ▲08맑은농장, ▲13우리, ▲13대산, ▲13둥지, ▲13드림, ▲15CYO, ▲08LNB, ▲11대명, ▲11CMJ, ▲11송암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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