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추행 무고에 교사 자살, “학생인권센터 강압 조사 때문” 주장 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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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추행 무고에 교사 자살, “학생인권센터 강압 조사 때문” 주장 파문
  • 취재기자 정인혜
  • 승인 2017.08.17 22:22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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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 부인, "해당 학생들이 무혐의 탄원 냈는데도 직위해제·전보 조치해 자살" 주장 / 정인혜 기자

성추행 의혹으로 조사를 받던 한 중학교 교사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그의 유족들은 억울하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성추행 사실 자체가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전북 교육청의 강압 수사가 그를 죽음으로 몰고 갔다는 것이다.  

해당 교사의 부인은 17일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학생들이 남편을 무고하자 학교 측과 교육청이 해당 교사를 성추행범으로 몰아갔다는 취지의 주장을 폈다. 실제로 그에게 성추행을 당했다고 주장한 학생들은 ‘사실은 성추행을 당한 적이 없다’는 탄원서를 교육감에게 직접 보낸 바 있다.

사건은 지난 4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전북 부안의 한 중학교 학생 7명은 수학 교사로 근무하던 송모(54) 씨에게 성추행을 당했다며 학교에 신고했다. 전교생이 19명인 시골 학교는 발칵 뒤집어졌다. 경찰과 교육청은 즉시 수사에 돌입했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반전이 일어났다. 송 교사를 신고한 학생들이 뒤늦게 탄원서를 제출해 송 교사의 무혐의를 증언한 것. 

송 교사의 부인 A 씨는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이렇게 주장했다. “학생들끼리 선후배 사이에 다툼이 있었다. 그 과정에서 국어 선생님이 1학년을 먼저 귀가시켰는데, 아이 아빠는 그 일에 전혀 관계가 없었다. 그저 그날 야간 자습 담당 지도교사였을 뿐이었다. 그런데 학생들이 1학년이 귀가하는 것을 보고 아이 아빠가 자습을 빼주고 집에 가도록 한 줄로 알고 오해를 했다. 그래서 학생들이 미운 마음에 (성추행을 당했다고) 신고를 했다더라. 그중에 야간 자습 때 휴대전화를 쓴다고 지적 받은 학생이 있었는데, 남편에 대한 미운 마음에 ‘선생님이 친구를 성추행하고 폭언했다’ 등의 거짓말을 했다.”

A 씨의 설명에 따르면, 학생들은 당시 남편과 사이가 좋지 않았던 체육교사 B 씨에게 이를 알렸고, B 씨는 학교 교장과 상의해 성추행으로 신고하기로 결정했다고 한다. B 교사는 “이유를 막론하고 수학 선생님과 신체가 닿은 일이 있다면 모두 쓰라”고 말했고, 학생들은 이에 “선생님이 허벅지를 주무르고 만졌다”, “볼을 쓰다듬었다”, “어깨를 만졌다” 등의 내용을 진술서에 담았다.

그러나 이후 학생들과 학부모들은 “수업 중 다리를 떠니 선생님이 복 떨어진다며 무릎을 툭 친 것을 주물렀다고 적었다”, “수업시간에 졸지 말라고 어깨를 주물러 주신 것을 잘못 적었다”는 내용을 담은 탄원서를 교육청에 제출했다. 야자 시간에 선생님에 대한 서운한 마음으로 신고를 했을 뿐, 성희롱 자체가 없었다는 주장이다.

경찰은 곧바로 내사를 중단했다. 피해자가 없어 조사를 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교육청은 조사를 계속했고, 송 씨를 직위 해제했다. 교육청 산하 전북학생인권센터에서 이 학교 성추행 사건에 대한 전수조사를 진행했고, 송 교사도 출석해 조사를 받았다. 부인 A 씨는 지난 11일 한 포털 사이트를 통해 조사 과정에 대해 자세히 설명했다.

이에 따르면, 인권센터 측은 송 교사의 진술서를 인정해주지 않았고, 오히려 “당신 주장대로라면 학생들이 무고를 했다는 이야기인데, 그러면 학생들이 처벌 받는다”고 송 교사를 협박했다고 한다. 이에 대해 A 씨는 “남편은 학생들이 다치는 것을 원치 않아 어쩔 수 없이 ‘오해였다’고 말했다”며 “그렇게 자신도 모르게 모든 혐의를 인정한 꼴이 된 것”이라고 가슴 아파했다.

교육청은 송 교사의 직위해제 기간이 끝난 후 그를 타 학교로 전보 조치했다. 송 교사는 억울함에 결국 지난 7일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A 씨는 남편이 자살까지 이르게 된 이유를 학생인권센터의 무리한 조사에서 찾았다. 교육청에 법적 책임을 묻겠다는 의사도 내비쳤다. A 씨는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인권센터에서는 학생들이 자존감이 낮아서 성추행을 당하고도 모를 수 있다고 했다”며 “인권센터에서는 학생들의 탄원서에도 불구하고 모든 신체 접촉을 부적절한 것으로 봤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A 씨는 포털사이트에 올린 글에서도 “교육청에서는 조문조차 오지 않았고, 마치 남편이 죄를 인정하고 창피해서 죽은 것처럼 보도가 나가도록 방치했으며 아직까지 아무런 말도 없다”며 “학생인권센터라는 곳은 타인의 목숨을 가지고 장난치는 무소불위의 권력 집단이 되어 괴물처럼 행세하고 있다”고 호소한 바 있다.

소식을 접한 네티즌들은 송 교사의 죽음에 안타까워하면서 그를 죽음으로 몰고 간 이들에 분개하고 있다. 송 교사를 무고한 학생들을 비판하는 의견도 다수다. 한 네티즌은 “진짜 어린애들의 생각 없는 말 몇 마디 때문에 사람 죄 없는 사람이 죽음으로 내몰렸구나”라며 “주위의 따갑고 차가운 시선에 스스로 얼마나 자괴감이 들었을지 상상도 안 된다.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라는 댓글을 남겼다. 

이 밖에 다른 네티즌들도 학생들을 성토하고 있다. 네티즌들은 “거짓말한 학생들이 죽였다”, “무고죄 확실하게 처벌해야 한다”, “교육청 관계자들이나 학생들이나 똑같다” 등의 댓글을 남겼다.

하지만 A 씨는 이 같은 시각을 지양해달라는 의견을 냈다. 학생들도 같은 피해자라는 것. 그는 포털 사이트에 올린 글을 통해 “남편은 학생을 지키려고 했다. 남편의 유지를 알아주셨으면 좋겠다”며 “어린 학생들이 실수와 치기를 보일 수 있지만, 이걸 이용한 어른들이 나쁜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아울러 그는 “부디 이번 일로 죄책감에 빠져 고통 받는 학생이 없기만을 바랄 뿐”이라며 “아이들의 순수한 마음을 이용한 어른을 탓하시고, 제발 학생들을 나무라지 말아달라”고 부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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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휴 2017-08-19 23:20:27
성범죄 무고죄 폐지하면 참 볼만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