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 외교 회복은 합격점...북한 핵·미사일 도발 대처는 '글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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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 외교 회복은 합격점...북한 핵·미사일 도발 대처는 '글쎄'
  • 취재기자 정인혜
  • 승인 2017.08.18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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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권 출범 100일-②외교 안보] 미·중·일 압력 뚫고 '한반도 운전자론' 관철이 성패 핵심 / 정인혜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17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 앞서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사진: 청와대 제공).

문재인 대통령이 17일부로 취임 100일을 맞았다.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이 국제사회를 긴장시키고 있는 가운데, 문 대통령의 외교 안보 정책에 국민과 국제사회의 관심이 집중됐다. 사상 초유의 대통령 탄핵 사태 속에서 정상외교가 1년 가까이 중단됐던 터다. 북한의 도발, 사드 배치를 둘러싼 미국과 중국의 갈등, 역사 갈등을 빚고 있는 일본과의 문제 등 문재인 정권은 시작부터 많은 난관을 안고 출발했다.

어려움 속에서도 문 대통령은 역대 대통령 중 가장 이른 시간 안에 미국을 방문해 한미 정상회담을 가졌고, G20 정상회담에 참여해 일본, 중국, 러시아, 미국 등과의 정상회담을 갖는 등의 외교적 성과를 이끌어 냈다. 북한의 도발이 있을 때마다 미국 트럼프 대통령과 직접 상의하며 문제 해결 의지를 보였고, 북한과의 대화를 강조하기도 했다.

한반도 안보 위기를 대한민국 주도로 해결해나가겠다는 ‘운전자론’도 분명히 했다. 문 대통령의 이 같은 의지는 독일에서 발표한 ‘베를린 선언’을 통해 명확히 드러났다. 이를 통해 문 대통령은 북한에 남북 대화 재개에 나설 것을 제안하는 한편 한반도의 평화 통일 환경 조성은 한국이 주도적인 역할을 하겠다고 못 박았다.

문 대통령 집권 후 한미동맹도 더욱 강화됐다. 구체적으로는 한미 군 수뇌부들의 만남이 활발히 이뤄졌다. 미군 군 서열 1위인 조지프 던포드 미국 합참의장은 지난 13일 1박 2일 일정으로 한국을 찾았다. 청와대에 따르면, 방한한 던포드 의장은 송영무 국방부 장관과 이순진 합참의장을 비롯한 우리 군 수뇌부를 만났다. 이에 대해 국방일보는 “양국 간 최고 안보 수뇌부들이 이렇게 단기간에 모두 만난 것은 유례없는 일”이라고 평가했다.

북한은 문재인 대통령 취임 후 총 7번의 미사일 도발을 감행했다(사진: 더 팩트 제공).

문 대통령은 한편으론 국제사회와 보조를 맞추면서 북한에는 대화에 응하라고 촉구했지만, 북한은 이에 응하지 않고 끝없이 도발을 감행했다. 북한은 문 대통령 취임 이후 지난 5월 14일을 시작으로 지난달 28일까지 약 3개월 동안 총 7회의 미사일 도발을 감행했다. 역대 대통령 취임 100일 내 가장 많은 도발을 한 것이다. '당근'과 '채찍'을 함께 구사한 문 대통령의 대북 대응이 아직까진 먹히지 않고 있다. 그래서 야당은 문대통령의 대북 정책을 '양다리론'이라며 강력 비판하고 있다. 

북한의 도발 때마다 문 대통령은 “정부는 국가안보와 국민 안위에 대해 물러서거나 타협하지 않을 것”, “적이 무력 도발을 감행하면 즉각 강력히 응징할 수 있는 의지가 있다” 등의 발언을 내놨지만, 야당에서는 “말만 번지르르하게 하는 안보 무능 정권”이라는 혹평이 쏟아졌다.

자유한국당은 18일 ‘문재인 정부 외교 통일 국방 정책 이대로 좋은가’라는 주제로 정책 토론회를 열고 문 대통령의 안보 정책을 맹공격했다. 공개된 자료에 따르면, 정우택 원내대표는 이날 “문재인 대통령 스스로 6.25 이후 최대 안보 위기라고 얘기했지만, 우리들은 문재인 정권을 6.25 이후 최대 안보 무능 정권이라 생각한다”며 “한마디로 안보는 먹통, 북핵은 무능이라는 평가를 할 수밖에 없다”고 날을 세웠다.

문재인 대통령과 중국 시진핑 대통령(사진: 청와대 제공).

한중 관계에 낙제점을 매기는 시선도 적지 않다. 문 대통령은 지난달 28일 북한의 미사일 도발 이후 사드 발사대 4기 추가 배치를 결정했다. 중국은 반발했고, 국내에서는 노선 변경에 대한 비판에 직면했다. 당초 문 대통령은 한중 관계 회복을 위한 시간을 벌기 위해 사드 배치의 절차적 정당성을 확보하겠다고 했지만, 결국 북한의 위협에 버티지 못한 셈. 중국을 통해 북한과의 대화를 꾀하는 것도 어려워지게 됐다.

조선일보에 따르면, 지난 6일 한·중 외교장관회담에서 중국 왕이 외교부장은 “한국 정부가 7월28일 사드 배치를 결정해 개선되는 양국 관계에 찬물을 끼얹었다”고 직설적으로 비판했다. 중국의 사드 보복 장기화가 우려되지만, 정부는 아직 이렇다 할 대책도 내놓지 못했다.

한일관계도 여전히 냉랭한 상태다. 한국과 일본은 위안부, 강제 징용 등의 문제로 마찰을 빚고 있다. 일본에서는 박근혜 정부에서 체결한 한일 위안부 합의를 근거로 문 대통령을 공격하고, 문 대통령은 피해자의 합의 없는 위안부 합의는 전면 재검토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문 대통령은 지난 대선 후보 시절부터 한일 위안부 합의 재협상을 공약으로 내세웠지만, 딱히 뚜렷한 해결 방법은 없다.

다만 국민들에게서는 일단 합격점을 받은 모양새다. 위안부 문제 관련 기사에는 문 대통령을 칭찬하는 댓글만 수천 개가 달린다. 직장인 오지훈(30, 대구 수성구) 씨는 “국민은 물론 피해자들도 모르는 내용의 합의는 전면 파기되는 게 맞다”며 “안보 무능 정권, 코리아 패싱 등 모든 비판을 다 떠나서 한일 역사 문제를 해결하려는 의지가 보여서 응원하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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