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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생 사이에서도 성추행 만연" 학부모들 충격

기사승인 2017.08.04  05:0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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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화여대 조사 결과, "또래 성폭력 피해 경험 있다" 73% 응답...성인 매체 등서 왜곡된 성의식 주입 / 김지언 기자

첫 경험 연령이 점차 낮아지고 또래에 의한 성추행·성희롱이 늘어나면서 국내 성교육 실태에 대한 시민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사진: 구글 무료 이미지).

주부 박모(37) 씨는 얼마 전 엄마들끼리 만나 수다를 떠는 모임에 나갔다가 억장이 무너지는 듯한 충격을 받았다. 다른 엄마로부터 초등학교 2학년에 재학 중인 자신의 딸이 수업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같은 학교 고학년에게 성추행을 당했다는 이야기를 전해들은 것이다. 아이를 불러다 등을 쓸어내리고 가슴께를 스치는 등 질 나쁜 행위를 하고 있는 걸 모임의 한 엄마가 보고 그 상황에서 아이를 빼내왔다고 했다. 박 씨는 “세상이 어찌되려고 초등학생이 벌써부터 이런 짓을 하느냐”며 “아이가 직접 말한 것도 아니고 전해들은 거라 어떻게 말을 꺼내야할지도 모르겠고 아이가 받았을 충격이 어떨지 가늠도 안 된다”고 말하며 분개했다.

또래 연령층의 성추행이 급격하게 증가하고 첫 성관계 경험 연령도 점차 낮아지면서 날이 갈수록 초등학생 자녀를 둔 부모들의 걱정이 늘어만 가는 실정이다. 한국의 폐쇄적인 성교육 문화를 지탄하는 시민들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초등생 사이에서 비슷한 연령대로부터 성추행이 자행되는 주요 원인은 아직 판단력이 부족한 초등학생이 수많은 매체를 통해 성(性)지식을 무분별하게 습득하고 수용하는 것에 있다는 지적이 있다. 스마트폰을 통해 야한 동영상이 게재된 사이트에 쉽게 접속할 수 있고 즐겨 보는 인터넷 방송 BJ들이 아무렇지 않게 성적 농담과 비속어를 사용하는 모습에 아이들이 자주 노출되면서 성에 대한 인식이 왜곡된다는 것.

교육부에 따르면, 각 학교에 설치돼있는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에서 심의한 학생간의 성폭력(성희롱, 성추행, 성폭행 등 모든 성 관련 사안) 건수는 2015년 1842건으로 3년 전인 2012년 642건보다 3배나 많은 수치를 기록했다. 아울러 이화여대 학교폭력예방연구소가 전국의 초·중·고생과 교원 총 4만 3211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성희롱의 경우 ‘같은 학교 같은 학년 학생’에게 피해를 당한 경험이 있다고 응답한 초등학생은 무려 73.5%로 나타나 충격을 안겼다.

아이들 사이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제대로 알기 어려운 부모들의 고민도 덩달아 커지고 있다. 초등학교 저학년 자녀를 둔 워킹맘 함성연(42, 부산시 사하구) 씨는 “며칠 전 형제와 놀던 아이가 갑자기 성관계를 뜻하는 말과 성기를 지칭하는 단어를 내뱉는 걸 들었다”며 “대체 어디서 그런 말을 배워온 거냐며 다그치니까 요즘 학교에서 친구들이 자주 쓰는 말이라며 되레 나에게 왜 그러냐고 묻더라”고 말했다. 함 씨는 “자신이 하는 말이 무슨 뜻인지조차 제대로 인지하지 못하는 아이가 단지 말이 웃기고 재미있다며 쓰는 걸 보니 어떻게 이해해야 하나 당황스럽다”며 아연실색했다.

성에 눈을 뜨는 시기가 점점 빨라지면서 부모들은 우리 아이가 학교에서 어떤 성교육을 받고 있는지에도 관심을 키우고 있다. 부산시교육청 학교보건팀에 의하면, 초등학생은 학년별로 15차시의 성교육을 이수해야 한다. 성교육 시간에는 보건 선생님이 남녀의 다른 신체 구조, 출산과 임신, 생리, 몽정, 이성간 지켜야 할 예절 등을 가르쳐준다. 남녀 성욕구와 성심리, 섹스와 피임에 관해서는 중학교에서 교육한다. 관계자는 “15차시 중 성폭력 예방 교육 3회를 필수로 포함해 최근 대두되고 있는 사이버 성폭력 등 여러 가지 성폭력에 의한 피해를 방지하고 있다”며 “아이들이 올바른 성 가치관을 형성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외국에서는 원치 않는 피해를 사전에 예방하고자 보다 자세히 성교육을 하는 경우가 많다. 미국은 청소년들의 임신과 성병이 사회적으로 큰 파장을 일으키고 있어 종합보건교육법을 제정해 유치원 때부터 성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세계 최초로 성교육을 시행했으며 전 세계에서 가장 성교육이 발달한 스웨덴은 1956년부터 아동 성교육을 의무화해 만 4세부터 연령에 맞춘 성교육을 실시한다. 이들 국가는 초등학교 3학년인 10세 때부터 성교육을 시작하는 한국과는 판이한 양상을 띤다.

국내 한 성교육 전문 강사는 “제대로 된 성교육이 유아기부터 이뤄진다면 성추행이나 성폭력 같은 성범죄는 많이 줄어들 것”이라며 “성에 대한 잘못된 인식이 만연하게 퍼져 있는 우리 사회에서는 양성평등에 기초한 정확한 성교육을 바탕으로 올바른 성 가치관을 확립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 같은 현상이 꾸준히 증가함에 따라 이를 막기 위해 정부는 아동을 대상으로 하는 범죄를 예방하고 학교 주변의 위험한 환경을 개선하고자 제작한 ‘아동안전지도’를 이용해 토론, 상황극 등 성범죄 예방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더불어 피해를 입은 학생들의 대부분이 신고하기를 두려워하는 점을 고려해 3월과 4월을 학교 성폭력 예방 강화 기간으로 운영하고 PC나 스마트폰을 통한 ‘학교 폭력 익명 신고·상담 서비스’도 강화했다.

취재기자 김지언 reporter1@civicnews.com

<저작권자 © CIVICnews / 시빅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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