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 파고든 누드 펜션 논란…외국인들은 어떻게 생각할까?
상태바
국내에 파고든 누드 펜션 논란…외국인들은 어떻게 생각할까?
  • 취재기자 정인혜
  • 승인 2017.07.28 06:0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하나의 문화로 받아들여야…사진 촬영만 하지 않으면 문제될 것 없어" / 정인혜 기자
유럽권 국가에서는 '누드 비치'가 하나의 문화로 받아들여지는 가운데, 국내 누드 펜션에 대해 설왕설래가 이어지고 있다. 사진은 일반 해변 전경 (사진: 구글 무료 이미지).

모든 옷을 벗고 자연 상태로 돌아가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곳, 누드 펜션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27일 언론들은 이에 대해 자세히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최근 충북 제천시 봉양읍의 한 산골 마을에 누드 펜션이 들어섰다. 해당 지역은 70~80대 고령의 주민들이 주로 거주하는 곳으로, 펜션에 대한 주민들의 불만이 속출하고 있다고. 지난 2009년 처음 들어섰던 이 펜션은 주민 반대로 운영이 중단됐다가 최근 회원 모집을 재개했다고 한다.

더 팩트에 따르면, 누드 펜션을 찾는 사람은 ‘누디즘’을 표방하는 동호회 회원들이다. 이들은 나체 상태로 건물을 누비고, 펜션 인근을 산책하기도 한다. 누드 펜션을 운영하는 남성 A 씨는 지난 2009년 방송에 출연해 누드 펜션에 대해 자세히 소개한 바 있다. 그는 “나체주의자들과 한 달에 1~2회 정기 모임을 갖고, 나체로 지내는 생활을 만끽한다”며 “모임 회원들은 나체로 바람을 쐬며 수영, 배드민턴 등 운동을 하거나 실내 그룹 게임을 즐기며 함께 휴가를 보낸다”고 설명했다.

‘불순한 의도’를 가지고 모임에 참여하는 사람은 없을까. 이에 대해 당시 그는 “철저한 사전 검증을 거치고 있다”며 “물의를 일으킬 소지가 있는 사람은 모임에 참석시키지 않고 돌려보낸다”고 말했다.

‘누디즘’은 ‘나체주의’, ‘자연주의’ 등으로 불리며 나체 상태의 자연스러운 모습을 중시하는 사람들이 표방하는 가치관 중 하나다. 태초의 인간 모습으로 돌아가는 것을 지향하는 것. 성적 쾌감을 얻기 위해 옷을 벗는 것이 아니라는 점에서 노출증 환자들과 구분된다. 중부, 북부 유럽 지역에서 처음 등장했으며, 일조량이 부족한 지역에 살았던 사람들이 햇빛을 더 많이 받기 위해 옷을 다 벗고 일광욕을 시작한 것에서 유래됐다고 보는 의견이 우세하다.

실제 유럽에서는 누디즘을 표방한 공공장소가 곳곳에 널려 있다. 나체족들이 수영을 즐기는 누드 비치에서부터 아예 누드족만 거주하는 누드촌도 있다. 이곳에서는 나체로 배드민턴을 치고, 해수욕을 즐기는 사람들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독일에 거주하는 버네사(31) 씨는 누드족에 대한 편견을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남에게 피해를 끼치는 것도 아니고, 본인의 가치관에 따라 자유롭게 생활한다는 게 왜 지탄받을 행동인지 모르겠다”며 “호기심에 누드 비치를 찾는 사람들은 10분도 채 지나지 않아 그곳이 다른 곳과 특별할 게 없다는 걸 알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캐나다 벤쿠버에 거주하는 리안 캘리(50) 씨도 “물론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들도 있을 수 있지만, 하나의 문화로 받아들였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며 “사람 개개인의 다양성을 존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사진 촬영만 하지 않으면 문제될 것 없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다만 이들은 독일과 캐나다의 누드존은 이곳을 찾는 사람들의 ‘사적인(private) 공간’이어야 한다고 못 박았다. 돌벽이나 칸막이 등 다른 시민들에게 불편을 끼치지 않기 위한 최소한의 장벽이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국내 여론은 누디즘에 그다지 호의적이지 못하다. 우리 정서와 맞지 않는다는 이유에서다. 직장인 하진형(31, 부산시 북구) 씨는 “자연주의는 잘 알겠는데, 그걸 이런 식으로 표현하는 건 아직 국내에서 시기상조”라며 “아무도 없는 데 가서 하면 몰라도 어르신들 많은 동네에서 저게 무슨 민폐냐”고 말했다.

또 다른 직장인 김유경(27) 씨도 “그렇게 벗고 싶으면 집에서 혼자 벗고 돌아다니면 되지, 다들 반대하는 데 저건 고집도 아닌 객기”라며 “벗을 자유보다는 보고 싶지 않은 걸 보지 않을 수 있는 자유가 더 우선돼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