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바바리맨, ‘자동차맨’을 아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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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바바리맨, ‘자동차맨’을 아시나요?
  • 취재기자 정인혜
  • 승인 2017.07.25 1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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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물어보며 차량 운전석으로 여성 유인해 음란 행위 '충격' / 정인혜 기자
신종 바바리맨 수법 등장에 피해를 호소하는 여성들이 늘고 있다(사진: 구글 무료 이미지).

여고생 김모(17) 양은 갓길에 정차된 승용차만 봐도 가슴이 덜컥한다. 얼마 전 마주친 ‘변태’ 때문이다. 길가에 서 있던 차량 운전자는 야간 자율 학습을 마치고 집으로 향하던 김 양에게 길을 가르쳐달라며 불러 세웠다. 운전석 창문으로 다가간 김 양은 깜짝 놀랐다. 운전자가 하의 속옷까지 벗은 채 김 양을 보며 자위 행위를 했기 때문. 

너무 놀라 풀썩 주저앉은 김 양을 두고 그는 씨익 웃으며 유유히 떠났다. 김 양은 “멀리서 상체만 보일 때는 셔츠 차림이라 하의를 안 입고 있을 거라고는 상상도 못했다”며 “다시 마주칠까봐 무서워서 요즘에는 학교 앞으로 부모님이 데리러 오신다”고 말했다.

직장인 이모(26) 씨에게도 갓길에 선 차량은 무서운 존재다. 비 내리던 밤 집으로 향하는 길에 마주친 변태 때문이다. 운전석에 앉은 남성이 길을 묻기에, 멀찌감치 떨어져 길을 알려준 김 씨는 빗소리 때문에 안 들린다는 그의 요구에 운전석 근처로 다가갔다가 ‘못 볼 꼴’을 봤다. 

박 씨는 “지금 생각해보면 핸드폰으로 검색만 해도 금방 알 수 있는 길을 굳이 지나가는 행인한테 물어본다는 것 자체가 말이 안 됐다”며 “시대가 변하니 바바리맨 수법도 변하는가보다”라고 혀를 찼다.

신종 바바리맨, 일명 ‘자동차맨’이 극성을 부리면서 피해를 호소하는 여성이 증가하고 있다. 목격자들의 증언을 종합하면, 이들은 자신의 차에 탄 채로 길을 묻는 식으로 여성을 유인한다. 이어 여성이 근처에 다가오면 자신의 성기를 내보이고 자위 행위를 한다. 애초부터 하의를 탈의하고 있는 경우도 있지만, 팬티만 입고 있는 경우도 있다. 상대 여성이 비명을 지르거나 놀라서 도망치면 차를 타고 유유히 사라진다.

차량 번호를 외워뒀다가 신고할 수는 없을까. 이에 대해 피해자들은 “경황이 없어서 번호판을 볼 정신도 없다”고 입을 모은다. 더구나 이들 자동차맨은 늦은 밤에 출몰하는 데다 쏜살같이 사라지기 때문에 번호를 확인하기도 어렵다는 것. 

박 씨는 “당시에는 너무 놀라서 번호판을 볼 생각도 못했다”며 “바닥에 주저앉지나 않으면 다행이지 어떻게 번호판까지 확인하겠나”라고 고개를 저었다.

신종 바바리맨 수법 등장에 피해를 호소하는 여성들이 늘고 있다(사진: 구글 무료 이미지).

자동차맨들의 출몰지는 길거리뿐만이 아니다. 톨게이트 통행료 징수원들에게는 이 같은 수법을 쓰는 변태들이 익숙해진지 오래라고 한다. 증언에 따르면, 적지 않은 남성들이 하의를 벗은 채로 톨게이트에 진입해 여성 징수원 앞에서 자위 행위를 한다고 한다.

고속도로 톨게이트 요금소에서 근무한 경험이 있는 A(42) 씨는 “일 하다보면 우리나라에 정말 이상한 사람이 많다는 걸 알게 된다”며 “처음에야 놀랐지, 그런 사람들이 너무 많아 나중에는 익숙해질 정도였다”고 증언했다.

A 씨의 증언은 실제 자료로도 확인된 바 있다. 지난 2015년 MBN이 공개한 톨게이트 CCTV에 따르면, 톨게이트를 지날 때 하의를 벗고 자위 행위를 하는 남성들이 하루에도 수십 명씩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자동차맨을 근절시킬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목격한 즉시 경찰에게 신고하는 것이다. 현행법상 공공장소에서 나체로 음란 행위를 한 사람은 1년 이하의 징역형이나 500만 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진다. 피해자가 미성년 여학생이거나, 상습범일 경우에는 1년 이상의 징역형을 받을 가능성이 더 높아진다.

경찰 관계자는 “바바리맨은 상습적으로 같은 지역에 나타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신고를 통해 단서를 잡는 일이 가장 중요하다”며 “바바리맨을 목격하면 최대한 침착하게 대처하고, 그 사람의 특징이나 차량 번호 등을 외웠다가 경찰에 신고해야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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