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인드 채용 제도 시행 들어가도 현장선 아직 학력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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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인드 채용 제도 시행 들어가도 현장선 아직 학력 본다
  • 취재기자 김지언
  • 승인 2017.07.18 0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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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코리아 설문조사에서 기업 인사 담당자 83%, "지원자 학력 사항 확인" 응답 / 김지언 기자

블라인드 채용과 관련한 잡코리아 설문조사 결과, 현장 인사담당자의 83%가 아직 응시자의 학력사항을 챙겨보는 것으로 나타났다.(사진: pixabay 무료 이미지).

문재인 정부의 블라인드 채용 도입이 시행에 들어갔는데도 실제 채용 현장에서는 지원자의 학력사항을 확인하는 관행이 아직 철폐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취업포털 잡코리아는 최근 인사담당자 746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5명 중 4명이 지원자의 학력을 눈여겨 본다고 응답했다고 밝혔다. 

설문조사 결과, 인사 담당자 83.4%는 ‘인재 채용 시 지원자의 학력 사항을 확인한다’고 답했고, ‘확인하지 않는다’는 응답은 16.6%에 그쳤다. 

많은 인사담당자들이 지원자의 학력을 확인하는 것은 최종 학력이 실제 업무 능력에 영향을 미친다는 고정관념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잡코리아는 설문을 통해 인사 담당자에게 ‘직원의 최종 학력이 실제 업무 능력에 영향이 있다고 생각하는가’를 질문한 결과, 58.7%가 ‘어느 정도 영향이 있다’고 응답했다고 밝혔다. 이어 ‘매우 영향이 있다’는 응답은 9.5%를 기록해 총 68%의 인사 담당자가 최종 학력과 업무 능력 사이에 연관이 있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실제로 최종 학력이 업무 능력에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하는 인사 담당자일수록 학력 사항을 확인하는 비중이 높았다. 인사 담당자 중 ‘매우 영향이 있다’고 답한 97.2%와 ‘어느 정도 영향이 있다’고 응답한 93.6%가 학력을 살펴본다고 답했다. 

잡코리아 설문조사에 답한 인사담당자들이 지원자의 학력사항 중 살펴보는 주된 요소(사진: 잡코리아 제공).

인사 담당자들이 직접 밝힌 학력을 확인하는 이유로는 ‘지원자의 학교 생활 및 삶의 태도를 확인할 수 있어서’와 ‘직무를 수행하는 데 더 유리한 과목이나 전공이 있어서’가 각각 25.7%와 22.2%로 1, 2위에 올랐다. 이어 ‘비슷한 지원자 중 변별력이 없을 때 최종 판단의 근거로 활용하기 위해서’가 15.8%, ‘직무 수행을 위해 반드시 이수해야 하는 과목이나 전공이 있어서’가 14.8%, ‘학력이나 스펙이 뛰어난 지원자가 일도 더 잘할 거라는 기대가 있어서’가 9.0%를 기록하는 등 1, 2위와 더불어 학력 확인의 주된 이유로 꼽혔다.

인사 담당자들이 확인하는 학력 사항은 ‘최종 학력’이 75.4%의 응답률로 1위를 차지했고, 2위는 72.0%의 높은 응답률을 얻은 ‘전공 분야’다. ‘출신 학교 및 소재지’는 42.9%, ‘전체 학점 및 평점’은 37.0%, ‘입학/졸업 시기 및 졸업에 걸린 시간’은 18.3%로 뒤를 이었다.

한편 이 같은 사항을 확인하지 않는다고 응답한 인사 담당자들은 그 이유로 ‘지원자의 학력, 출신 학교가 업무 능력과 무관하다고 생각해서(31.5%)’, ‘학력보다는 인성, 실무 능력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해서(29.0%)’, ‘능력 있는 지원자를 학력이라는 선입견에 놓칠까봐(16.9%)’, ‘학력 및 출신 학교에 따른 차별이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해서(10.5%)’ 등의 이유가 차례로 순위를 기록했다.

블라인드 채용 제도에 대해 트위터리안 simt****는 “내가 면접관이 돼보고 내가 뽑은 사람과 함께 일해보니 생각보다 이력서를 보지 않고 면접을 통해 사람을 뽑는 게 정확하더라”며 호의적인 입장을 보였다. 또 다른 트위터리안 g_j_****는 “전혀 관련이 없는 학과를 나와도 대학을 나왔다는 것만으로 우대해준다는 게 말이 되냐”며 “대학 나왔다고 일을 더 잘하는 것도 아닌데 이참에 블라인드 채용을 전국적으로 시행했으면 좋겠다”고 주장했다.

반면 트위터리안 chon****는 “학벌과 학력을 개인이 이룩한 자산”이라며 “블라인드 채용 체제는 개인의 노력과 재능으로 빚어진 자산을 일거에 박탈하는 행위”라고 말했다. 또 다른 트위터리안 desi****는 “블라인드 채용 면접 꼭 필요하고 다 좋은데 면접관은 준비돼 있는지?”라며 “학력, 스펙 안 보고 좋은 인재를 구별할 수 있는 사람이 흔치 않을 텐데”라고 우려를 표했다.

취업준비생 배모(27) 씨는 “인사 담당자가 채용 시 학벌을 보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생각한다”며 “지원자에 대해 아무 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알 수 있는 거라곤 학교 생활밖에 없으니 당연한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이어 “블라인드 채용이어도 학벌 대신 자신만의 스펙을 쌓아둔 사람은 다 채용하더라”며 “학벌 등 외부적인 탓을 하는 게 아닌 자기 자신의 역량을 계발하는 게 필요한 것 같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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