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마티즈 사건 유가족, "자살당했다" 타살 의혹 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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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원 마티즈 사건 유가족, "자살당했다" 타살 의혹 제기
  • 취재기자 정혜리
  • 승인 2017.07.14 0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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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원 임 과장 2주기 맞은 아버지, "자살했다는데 온 몸에 상처 투성이 왠 말" / 정혜리 기자
국정원 마티즈 사건이 임 과장 유족의 타살 의혹 제기로 재점화했다. 사진은 국정원(사진: 더 팩트 제공).

국가정보원 민간인 사찰 사건과 관련해 2년 전 유서를 남기고 승용차 안에서 숨진 채 발견된 국정원 임모 과장 유족이 사망 2주기를 앞두고 자살이 아닌 타살 사건이라고 주장하면서 마티즈 사건 의혹이 재점화했다.

임 과장은 2015년 7월 18일 오후 12시께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이동면 화산리 한 야산 중턱에서 자신의 마티즈 차량 안에서 번개탄을 피워 숨진 채 발견됐다. 2012년 대선 즈음 국정원이 약 8억 원을 들여 해킹 프로그램을 구매하고 한국 메신저 앱과 스마트폰 해킹을 문의한 사실이 드러나 민간인을 사찰하고 선거에 개입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일었다. 당시 국정원 팀장급 간부였던 임 과장은 이탈리아 해킹 프로그램 구매를 담당해 진실 규명을 위한 핵심 인물로 지목됐다.

임 과장의 아버지 임희문 씨는 12일 CBS <노컷뉴스>와 만나 이 같은 내용의 단독 인터뷰를 진행했다. CBS <노컷뉴스>의 보도에 따르면, 임 씨는 “아들의 얼굴에 상처가 말할 수 없을 정도로 많아서 놀랐다”며 “몸이 저렇게 당할 정도면 뼈까지 상했을까 걱정돼 오죽했으면 부검을 해달라고 했겠느냐”고 말했다. 이어 “간단하게 유서 쓰고 잠들게 하는 방법이 있었을 텐데 왜 몸뚱이에 상처가 있고 얼굴에 안 터진 곳이 없냐”며 “나만 본 것이 아니라 아들 염을 한 사람들도 대번에 알아봤다”고 분개했다.

유족이 2년 만에 타살 의혹을 주장하고 나선 것은 임 과장 딸에 대한 배려 때문이다. CBS <노컷뉴스> 보도에 따르면, 임 씨는 “손녀(임 과장 딸)가 육사에 들어가 있으니 앞으로 피해가 있을까 걱정돼 덮으라고 한 며느리의 만류가 한 원인이었다”며 “그때 만약 며느리가 손녀 얘기를 하며 다독거리지만 않았어도 바로 폭로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거기에 경찰의 발언이 협박이 되기도 했다는 것이 임 씨의 주장이다. 그는 “아들의 장례식 당시 A 경찰서에 근무한다는 경찰관이 '만약에 아버님의 이유와 조건이 있어 (상황이) 뒤집어지게 되면 말썽이 되니까 좀 생각을 좀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또 경찰이 '언론 등 외부 접촉으로 상황이 바뀌면 장례 일정이 길어질 수 있다'는 식의 발언도 했다며 임 씨는 “협박이었다”고 강조했다.

2015년 당시 임 과장이 남긴 유서(사진: 더 팩트 제공).

같은 보도에 따르면, 임 과장 아버지 임 씨는 “아들의 죽음이 자살이 아니다”라고 말하면서 “세상이 바뀌었다지만 이렇게 말하면 또 무슨 일을 당하지 않을까 그게 걱정이다”라며 불안해하기도 했다.

한편, 새 정부의 국정원의 적폐 청산 태스크포스 13개 조사 항목에 임 과장 타살 의혹, 선거 개입, 민간인 사찰 부분도 포함돼 조사가 진행될 예정이다.

네티즌들은 마티즈 사건을 두고 반드시 재수사가 뒤따라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네이버 회원 krrs****는 “마티즈 자살 조작 사건 요것도 꼭 좀 진상 밝혀주세요. 사람을 얼마나 잔인하게 때려 죽여놓고 자살로 위장하다니.. 유가족이 이제서야 진실을 이야기하네요”라고 진실 규명을 촉구했다. soso****는 "새 정부가 꼭 임 과장의 억울함을 풀어주기를"이라고 바랐다.

마티즈 사건 이후 ‘자살당했다’는 말이 만들어지기도 했는데 트위터 이용자 blues*****는 “빨간 마티즈가 자살당하는 대명사로 쓰일 만큼 자세한 내막을 모르는 많은 이들 조차도 그의 죽음을 자살로 보지 않았다. 세상이 바뀌었다고 볼 순 없지만 적어도 정권은 바뀌었으니 진실 규명이 될 수 있길”이라고 요청했다.

대학생 박유권(27, 부산시 금정구) 씨는 “온라인상에서는 사람들끼리 정권 욕하는 댓글 달면 ‘자살당한다’며 냉소하기도 했는데 ‘까딱하다간 골로 간다’던 세상이랑 지금이 무엇이 다르냐”고 분개했다. 주부 박승원(43, 부산시 부산진구) 씨는 “진실을 숨기기 위해 사람을 죽이는 정말 무서운 세상”이라며 “임 과장 아버지가 이렇게 주장하기까지 얼마나 두렵고 힘들었을지 상상초자 안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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