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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인드 채용 찬반 격론, 지방대생 "대환영" vs 명문대생 "역차별"

기사승인 2017.07.11  06:0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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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민 68% 찬성, 서울·해외 소재 대학 출신자 30% "공감 못해" / 정인혜 기자

블라인드 채용 제도를 둘러싼 찬반 논쟁이 뜨겁다(사진: 구글 무료 이미지).

정부가 이달부터 공공 부문에서 도입하기로 한 ‘블라인드 채용’ 방침을 둘러싸고 찬반 논쟁이 뜨겁다.

블라인드 채용은 입사 지원서에 직무와 관련된 정보만을 토대로 지원자를 채용하는 방식이다. 출신 지역, 신체 조건, 학력 등 편견이 개입될 여지가 있는 항목을 모두 배제하고 ‘능력’만을 평가하겠다는 것. 이달부터 전국 332개 모든 공공기관에 도입된다. 149개 지방 공기업은 다음 달부터 블라인드 채용을 전면 도입할 계획이다.

일단 여론조사 결과는 찬성쪽으로 크게 기울고 있다. 여론조사 기관 리얼미터가 지난 7일 전국 19세 이상 남녀 505명을 상대로 여론조사를 실시해 10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응답자의 68%가 블라인드 채용에 찬성한다고 답했다. 이번 조사 신뢰 수준은 95%, 표본오차는 ±4.4%포인트다. 국민 10명 중 7명이 찬성하고 있는 셈이다. 반면 ‘객관적인 평가가 어렵고 역차별을 일으킬 수 있어서 반대한다'는 답변은 23.1%로 집계됐다. 8.9%는 답변을 유보했다.

직장인 오주미(51, 세종시) 씨는 “대학 간판이 80년 인생을 결정하는 시대도 아니고 장기적으로 학벌 만능주의에서 탈피하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며 “능력 보고 뽑아보니 고학력이라는 말이 나와야지, 고학력이라 뽑았다는 말은 기업과 노동자 모두의 발전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블라인드 채용 제도에 찬성한다는 입장을 전했다.

기업 인사 담당자들도 블라인드 채용 도입을 환영한다는 조사 결과도 있다. 취업 포털 잡코리아가 지난 6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민간 기업 인사 담당자 418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응답자의 82.5%가 ‘블라인드 채용 취지에 공감한다’고 대답했다.

이 중 80.9%는 자사에 블라인드 채용을 도입한다는 데 찬성했다. 이 같은 이유에 대해 응답자의 53.6%는 ‘스펙을 보고 뽑은 지원자들이 막상 현업에서는 별다를 바가 없었다’고 대답했다.

현재까지 발표된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대다수 취업 준비생들도 취지에 공감하고 있다. 하지만 반대하는 의견도 만만찮다. 특히 명문 대학교 출신 구직자들은 블라인드 채용 제도에 반대하는 비율이 더 높다.

명문대학교 출신 구직자들은 타대학 출신 구직자들에 비해 블라인드 채용 제도에 공감하지 못하고 있다(사진: 인크루트 제공).

취업 포털 인크루트가 10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서울시 및 해외 소재 대학교 출신자 10명 중 3명이 블라인드 채용 취지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드러냈다. 전체 응답자의 35% 수준이다. 블라인드 채용 취지에 공감한다는 비율은 65%를 기록했다.

이번 조사의 수치만 놓고 보면 과반수 이상이 공감하고 있지만, 이는 수도권 소재 대학교, 지방 대학교, 전문대 출신 응답자들의 80% 이상이 블라인드 채용 제도에 공감한다고 대답한 것에 비해 낮은 수치다. 타대학 출신자들에 비해 명문대생들은 블라인드 채용 제도를 반기지 않는 것이다. 

다수 명문대생들은 이를 ‘역차별’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연세대학교 졸업생 박모(26) 씨는 “출신 학교와 학점 같이 공인된 점수만큼 그 사람에 대해서 객관적으로 파악할 수 있는 자료가 있냐”며 “학창 시절 남들보다 더 성공한 인생을 살고 싶어서 열심히 공부해 명문대에 왔다. 블라인드 채용은 이런 노력을 다 무시하는 처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블라인드 채용이 ‘지역 인재 채용 할당제’와 모순된다는 점에서 비판하는 의견도 있다. 지역인재 채용 할당제란 지방 혁신 도시로 이전한 공공기관 채용에서 전체 인원의 30%를 본사 소재지 최종 학교를 졸업한 사람으로 채우는 제도다. 출신 지역, 학교, 학점 등은 적지 못하는데 최종 학교의 소재지는 적도록 하는 것이다. 명문대생들이 역차별을 호소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에 따르면, 경기도 출신에 서울대학교를 졸업한 사람은 지역 인재가 아니지만, 서울 출신에 경기도 소재 대학교를 졸업한 학생은 지역 인재가 된다.

고려대학교 졸업생 최모(26) 씨는 “실력으로만 경쟁하라고 블라인드 제도를 도입한다더니, 지역 인재 할당제가 웬 말이냐”며 “완벽한 역차별”이라고 성토했다. 최 씨는 이어 “장애인이나 국가 유공자면 몰라도 지방대생들을 우대해야 한다는 이유를 모르겠다”며 “이 정부는 대한민국 하향 평준화가 목표인 것 같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명문대생들의 이 같은 걱정이 무의미하다고 보는 의견도 있다. 블라인드 채용 제도가 도입되면 기업에서도 다른 대책을 내놓을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예컨대 직무 관련 시험 도입, 고난도 구술 면접 등이다.

중소기업 사장 김모 씨는 “기업이 바보도 아니고 면접에서 말 잘하는 사람을 뽑겠냐. 다른 시험을 도입해 수준 높은 지원자들을 가려낼 것”이라며 “차라리 학벌만 볼 때가 편했다는 말이 나올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블라인드 채용과 동시에 지역 인재 할당제를 추진한다는 것은 모순점이 많은 것 같다. 블라인드 채용보다는 지역 인재 할당제가 훨씬 더 큰 문제”라고 덧붙였다.

취재기자 정인혜 reporter1@civicnews.com

<저작권자 © CIVICnews / 시빅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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