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햄버거병’ 용혈성요독증후군 걸린 4세 여아 부모 소송 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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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햄버거병’ 용혈성요독증후군 걸린 4세 여아 부모 소송 제기
  • 취재기자 김지언
  • 승인 2017.07.07 0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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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들, "덜 익은 햄버거 패티 먹고 발병” 주장에 맥도날드는 “자사 제품과 연관성 못 찾아” / 김지언 기자
일명 '햄버거병'이라 불리는 용혈성 요독 증후군에 사람들의 폭발적인 관심이 쏠리고 있다(사진: 구글 무료 이미지).

덜 익은 햄버거 패티를 먹어 ‘용혈성 요독 증후군’에 걸렸다는 4세 여자아이의 가족이 지난 5일 맥도날드 한국지사를 상대로 소송을 낸 사실이 알려졌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미국 사례 등을 제시하며 발병 원인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어 재판 과정에서 논란을 예고하고 있다.

지난해 9월 경기도 평택시의 한 맥도날드 매장에서 햄버거를 먹은 4세 여아는 복통을 호소하며 혈변을 봤다고 한다. 그 길로 중환자실에 입원한 아이는 ‘용혈성 요독 증후군’ 진단을 받았다. 

‘용혈성 요독 증후군(Hemolytic uremic syndrome)’은 장출혈성 대장균에 감염돼 신장 기능이 저하되는 질환이다. 이 증후군은 성인보다는 유아나 노인에게 많이 발생하며, 가장 중요한 원인균은 대장균 O157:H7로, 주로 고기를 갈아서 덜 익혀 먹었을 때 발병한다. 용혈성요독증후군은 장출혈성대장균감염증 환자의 2∼7%에서 발병한다. 특히 용혈성빈혈과 혈소판감소증·급성신부전 등의 합병증이 나타나며 사망률이 발생 환자의 5∼10%로 알려져 있다. 미국에서는 1982년 오리건 주와 미시건 주에서 햄버거 속 덜 익힌 패티에 의해 집단 발병이 일어나 세간을 뜨겁게 달구기도 했다

피해 아동은 현재 신장장애 2급 판정을 받았으며, 현재 하루 10시간씩 복막 투석이 필요한 상태다. 피해자의 어머니는 YTN과의 인터뷰에서 “언제까지 투석을 계속해야 하는지 아이한테 말을 해줄 수가 없어서 배에 벌레 한 마리만 더 잡으면 된다고 했다”고 말하며 눈시울을 붉혔다.

덜 익은 햄버거 패티가 발병 원인이라는 피해자 가족의 주장에 맥도날드 측은 해당 패스트푸드 전문점은 기계로 조리하기 때문에 덜 익힌 패티가 나올 수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피해자 측은 그릴의 설정이 잘못되거나 정해진 위치에 놓지 않고 가열하는 경우 제대로 조리가 이뤄지지 않을 수 있다고 반박하고 있는 상황이다.

작년 9월 사건 발생 당시 맥도날드 한국지사는 매장 조사를 진행했다. 그 날 판매된 햄버거 300개를 조사하고, 공장까지 추적해서 검사를 했지만 자사 제품과 질병 발병의 연관성을 찾지 못했다. 맥도날드 한국지사 관계자는 “지금도 조사를 진행 중이고 아이가 연관된 만큼 조사와 별도로 도움을 드리고 싶어서 개인적으로 연락을 취했지만 논의가 진행되진 못했다”고 밝혔다.

피해 아동의 발병 원인에 대해 일부 네티즌들은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사진: pixabay 무료 이미지).

한편, 일부 네티즌들은 미심쩍은 부분이 있다며 반박하고 나섰다. 한 SNS 이용자는 “햄버거병은 잠복기가 있어서 하루 정도 지나야 증상이 나타난다”며 “왜 같은 날 같은 시간에 사먹은 다른 사람들은 멀쩡하겠냐”며 의구심을 드러냈다. 또 다른 이용자는 “아이 아빠와 둘째도 같은 날 햄버거를 먹고 설사를 했다고 한다”며 “다른 피해자가 나오지 않았다면 가족끼리 먹은 다른 음식에 원인이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어린 아들을 둔 박소연(25, 경남 창원시 마산회원구) 씨는 “매장과 가족 양쪽 다 역학 조사를 철저히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단체로 걸릴 확률이 높은 병인데 왜 여자아이만 걸린 건지도 의문이고 패티가 안 익었을 리 없다고만 주장하는 맥도날드의 무책임한 행동도 유감”이라고 말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6일 “햄버거 관련 업체에게 ‘패티 원료 검사와 관리를 확실히 하고 패티는 충분히 익혀서 소비자에게 전달하도록 주의해달라’는 내용의 공문을 보냈다”고 밝혔다.

맥도날드 한국지사는 “이번 사안에 대해 매우 안타깝게 생각하며 아이의 빠른 회복을 기원한다”며 “당사는 식품 안전을 최우선 가치로 여겨 이번 사안의 중요성을 잘 알고 있기에 이번 조사를 통해 정확한 원인이 밝혀지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이어 “앞으로 이루어질 조사에 적극 협조하겠다”고 덧붙였다.

네티즌들도 이번 소송 건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트위터리안 desi****는 “맥도날드에서 확실히 책임 보상하고 덜 익힌 고기나 오염된 채소가 사용되는 일이 없도록 매뉴얼을 강화하고 직원 교육을 철저히 하는 수순을 밟길 바란다”고 주문했다. 또 다른 트위터리안 xojo****는 “맥도날드 정말 좋아하고 먹기도 많이 먹는데 햄버거병 기사 본 뒤로는 무서워서 차마 다이얼을 누르지 못하고 있다”고 울상을 지었다.

한 손해사정 전문 변호사는 “맥도날드가 대기업이니 도의적인 차원에서 배상을 할 수도 있다”며 “피해자 측이 맥도날드 햄버거를 먹고 병에 걸렸다는 것을 입증해야 하기 때문에 쉽지 않은 싸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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