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 첫 방미 성적표…대북 문제는 합격점, FTA는 험로 예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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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 첫 방미 성적표…대북 문제는 합격점, FTA는 험로 예상
  • 취재기자 정인혜
  • 승인 2017.07.02 2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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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 "국민 지지 있어 성과 거둘 수 있었다…국제사회서 대한민국 위상 확인" 자평 / 정인혜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3박 5일간의 방미(訪美) 일정을 마치고 귀국했다. 이번 일정은 문 대통령의 취임 후 첫 해외 방문이었다는 점에서 문 대통령의 일거수일투족에 비상한 관심이 쏠렸다. 문 대통령은 워싱턴 체류 기간 동안 무려 20여 개가 넘는 일정을 소화했다. 문 대통령은 이번 방미를 통해 한미 동맹의 견고함을 재확인하고 대북 정책에 미국과 공감대를 형성하는 데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문 대통령은 방미 중 첫 일정으로 장진호 전투 기념비를 찾아 헌화했다(사진: 청와대 제공).

▲ "한미동맹은 피로 맺어졌다" 한미 혈맹 강조…장진호 전투 기념비 헌화

문 대통령은 지난달 28일 워싱턴 DC에 도착하자마자 미국 버지니아주 콴티코 미국 해병대 국립박물관을 찾았다. 이곳은 장진호 전투 기념비가 있는 곳으로, 문 대통령은 전투 기념비에 헌화했다. 장진호 전투는 한국전쟁 당시 가장 치열했던 전투 중 하나다. 미국에서도 전쟁 사상 가장 ‘고전한 전투’로 기록될 정도로 많은 희생자를 냈다. 당시 연합군에서는 1만여 명, 중공군에서는 4만여 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당시 미군은 중공군에 포위돼 전멸 위기에 처했다가 극적으로 탈출했는데, 이들과 같이 철수한 피난민 중에는 문 대통령의 부모도 있었다. 문 대통령에게는 남다른 의미가 있는 셈이다. 이날 문 대통령은 ‘한미동맹’을 거듭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한미동맹은 전쟁의 포화 속에서 피로 맺어졌다”며 “한미동맹은 더욱 위대하고 더욱 강한 동맹으로 발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첫 대면한 지난 29일 백악관 만찬(사진: 청와대 제공).

▲ '악수 악명 높은' 트럼프와 첫 대면…"성공적"

이튿날인 지난달 29일에는 트럼프 대통령과 첫 만남을 가졌다. 이날 문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 내외의 초청으로 백악관을 방문, 상견례를 겸한 환영 만찬을 했다. 이날 환영 만찬은 당초 예정됐던 90분을 훌쩍 넘긴 125분 동안 진행됐다. 두 정상의 첫 대면은 많은 화젯거리를 만들어냈다. 이날 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은 같은 색의 푸른 넥타이를 매고 등장했는데, 이는 양국 간 신뢰를 상징하는 것으로 풀이됐다. 

한미 정상의 첫 악수도 화제가 됐다. 평소 트럼프 대통령이 나쁜 악수 습관으로 유명한 터다. 하지만 이날은 이런 돌발 행동 없이 두 정상이 서로를 배려하는 가운데 잘 마무리됐다. 악수에 대해서는 양국 정상 모두 걱정을 안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조선일보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지난 1일 특파원 간담회에서 “‘한국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악수에 대한) 관심이 많다’고 했더니 (트럼프 대통령이) ‘이렇게 해도, 저렇게 해도 말이 나와서 악수가 조심스럽다’고 말씀하셨다”며 “악수나 접대는 아주 정중하고 친절했다”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은 정상회담을 갖고 공동성명을 체택했다(사진: 청와대 공식 트위터).

▲ 30일 양국 정상회담…대북 문제 조율은 합격점, FTA는 험로 예상

이번 방미의 백미는 단연 양국 정상회담이다. 문 대통령은 지난 30일 트럼프 대통령과 첫 공식 정상회담을 갖고 공동성명을 채택했다. 트럼프 정부 출범 후 정상회담 결과 문서로 공동성명을 채택한 국가는 대한민국을 포함해 총 7개다. 공동성명은 △한미 동맹 강화, △대북 정책 관련 긴밀한 공조 지속, △경제 성장 촉진을 위한 자유·공정무역 확대, △여타 경제 분야에서의 양자 협력 증진, △글로벌 파트너로서 적극적 협력, △동맹의 미래 등 총 6개 분야로 구성됐다. 이 중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대북 정책에 대한 대목이다. 양국은 북한의 도발 중단을 촉구하면서 북한을 ‘대화의 장’으로 불러내기 위해 최대한 압박해 나가겠다는 방향에 합의했다. 한반도 평화통일 환경 조성에 대한민국이 주도적 역할을 한다는 점에도 의견을 같이했다.

이날 공동성명은 정상회담 이후 7시간 20여 분이 지나서야 발표됐는데, 이는 공동성명문 일부 문구 표현 때문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정상회담 특별 수행원으로 문 대통령과 함께 일정을 소화한 더불어민주당 김경수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미국 백악관 쪽에서 '비서실장 결재가 늦어지고 있다'며 공동성명 발표를 미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 의원은 “발표를 기다려야 했던 7시간이 7년은 되는 것 같았다”며 “다행히 7시간이 지나서야 발표가 됐고, 공동성명을 통해 이번 정상회담의 성과를 분명히 보여줄 수 있었다”고 회고했다.

이번 방미가 우려와 달리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뒀다는 평이 잇따랐지만, 논란의 불씨도 여전하다.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논란은 공동성명에 포함되지 않았고, 트럼프 대통령이 한미 FTA 재협상을 주장했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한미 FTA가 지난 2011년 발효돼 2016년까지 진행됐지만, 미국의 적자 폭은 110억 달러나 증가했다”며 “한미 FTA가 아주 성공적이라고 할 수는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해당 내용은 공동성명 내용과는 무관하게 트럼프 대통령이 ‘돌발적’으로 주장한 것으로, 우리 측 정부 관계자들은 이에 적잖이 당황했다는 후문이다. 이어 문 대통령은 지난 1일 미국 현지 특파원 간담회와 동포 간담회를 마지막으로 3박 5일간 첫 방미 일정을 마무리하고 귀국했다.

▲ 文 "국제사회서 대한민국 확인…국민께 감사드린다"

지난 2일 늦은 오후 서울공항을 통해 귀국한 문 대통령은 방미 성과를 보고하는 회견을 가졌다. 문 대통령은 이날 “어려운 길이었지만 국민들의 든든한 지지가 있어 성과를 거둘 수 있었다”며 “국제사회에서 대한민국을 확인하는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과의 첫 대면을 성공적이라 평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은 진심으로 우리를 맞아주었다”며 “트럼프 대통령과의 사이에 우의와 신뢰를 든든히 할 수 있었고, 이제 양국의 문제를 가지고 두 사람이 언제든 서로 대화할 수 있는 틀을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국민에게 전하는 감사의 말도 잊지 않았다. 촛불 혁명으로 교체된 평화적 정권이니만큼 해외에서 더욱 존중받았다는 이유에서다. 문 대통령은 “우리 국민들이 촛불 혁명과 정권 교체를 통해 보여준 수준 높은 민주 역량과 도덕성이 국제사회에서 대한민국을 당당한 나라로 만들어 주고 있다”며 “이번에 우리가 받은 대접과 외교적 성과는 전적으로 그 덕분이다. 국민께 감사드린다”며 고개를 숙였다.

▲ 네티즌 사이에서는 "대통령 화이팅" 응원 쇄도 

소식을 접한 네티즌들은 문 대통령을 향한 응원의 메시지를 보내는 데 여념이 없다. 한 네티즌은 “좋은 성과만 안고 돌아오신 대통령님 너무 감사드린다”며 “언제나 국민을 위하는 정치를 해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의 건강을 걱정하는 의견도 더러 눈에 띈다. 한 네티즌은 “좀 쉬셔야 할 텐데 일정이 너무 강행군이라 걱정된다”며 “건강도 생각하시면서 일하셨으면 좋겠다”는 댓글로 추천 수 1265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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