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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할 수 없는 죽음.... 잘 사는 것 만큼 잘 죽는 것도 중요하죠"

기사승인 2017.07.08  07: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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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품위 있게 삶을 정리하는 법 전파하는 김임숙 강사의 '웰다잉 특강' 24시 / 강선지 기자

"아름다운 사람은 머문 자리도 아름답다. "

화장실에서 가끔 보는 문구다. 다음 사람을 위해 자신이 머문 자리를 깨끗하게 치우자는 의미로 쓰이는 이 문구처럼, 우리의 삶에도 이와 같이 아름답게 머물다 가는 정리의 자세가 필요하다고 외치는 사람이 있다. 바로 웰다잉 강사 김임숙(57, 부산 사상구) 씨다.

웰다잉에 대해 강의를 하고 있는 김임숙씨 (사진: 김임숙 씨 제공).

건강한 육체와 정신을 추구하는 ‘웰빙(Well-bing)’과는 달리, 많은 사람들이 생소하게 여기는 ‘웰다잉(Well-dying)’은 말 그대로 ‘잘 죽는 것’을 의미한다. 여기서 ‘잘 죽는 것’이란 삶에 필연적으로 따르는 죽음을 받아들이고 존엄하게 생을 마감하는 것. 쉽게 말해 언제 올지 모르는 죽음에 대한 연습과도 같은 것이다. 김임숙 강사는 웰다잉에 대한 설명과 함께 “이런 (죽음에 대한) 연습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그 방법을 일러주고 준비 과정을 도와주는 것, 그것이 바로 웰다잉 지도사가 할 일이자 내 역할”이라고 말한다.

그는 주로 웰다잉 지도사 양성 과정에서 강연하고 있다. 웰다잉 교육은 1급과 2급으로 나뉘는데, 2급을 기준으로 5회 정도의 교육 연수를 받도록 되어 있으며, 교육 기간 동안 교육생들은 웰다잉에 대한 정의와 죽음을 돌아보는 시간을 가진다. 커리큘럼엔 유언과 상속 등의 법적인 절차도 포함돼 교육생들은 마음뿐 만이 아닌, 실제 삶을 정리하는 방법까지 배운다. 

그는 양성 프로그램 중 하나인 의료 이양서 작성의 중요성에 대해서도 강조했다. 최근 존엄사 허용 문제가 우리 사회의 화두의 하나로 떠오르고 있기 때문. 그는 “(자신이) 나중에 의식이 없을 때 기기 장치를 통한 생명 연장을 거부하고 존엄한 죽음을 맞을 수 있도록 사전 조치하는 중요한 절차”라고 말했다.

지도사로서 자신의 일에 자부심을 가진 그에게 웰다잉에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를 물었다. “사실 처음부터 이 (웰다잉)분야에 관심을 가진 것은 아니었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서울에서 나고 자란 그는 원래 수도권에 위치한 대학교를 다녔다고. 그러나 집안 형편이 어려워 다니던 학교를 그만두면서 졸업을 하지 못했고, 그 후 부산에 내려와 부산대 보육과를 졸업하고 보육사 자격을 얻어 어린이집을 운영하는 원장이 됐다.

그러다 2008년 자신이 운영하던 어린이집에서 두 살짜리 어린아이가 침대 사이에 끼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그 어린이집의 원장이었던 그는 경찰 조사를 받으며 사망한 아이의 부모와 합의하는 과정에서 심적으로 큰 고통을 겪었다. 그는 “그 사고 당시, 남편도 고혈압, 당뇨로 몸이 많이 아파서 더 힘들었던 것 같다”고 회상했다. 그는 “그래도 9년이 지난 지금은 그때보다 많이 좋아졌다”고 말했다.

그가 웰다잉을 처음 접한 것은 그 사건 이후.  죽음과 삶에 대한 깊은 고민에 빠져 힘든 시간을 보내던 때였다. 그는 우연히 웰다잉 지도사로 활동하던 지인을 통해 웰다잉을 접하곤, 죽음에 대한 다른 시각을 가질 수 있었고 해당 교육 과정을 마치고 웰다잉 지도사가 된 것.

그는 지금 이곳저곳 다니며 웰다잉 강연으로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수많은 강연을 하면서 뿌듯함을 느끼는 순간이 뭐냐고 묻자, 그는 연세가 많은 노인들이 닥쳐올 죽음을 인정하면서 자신의 인생을 상담해 올 때를 꼽았다. “그분들이 강연을 통해 자신을 비우는 방법을 배우고 그것을 삶에 적용시키려 노력하는 모습을 보면 더 잘하고 싶은 생각이 든다”며 “요즘 내 강연을 통해 웰다잉을 알게 되고 이 분야를 좀 더 배우고자 하는 사람이 늘어나는 것 같아 기쁜 마음이 크다”고 말했다.

하지만 웰다잉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면서 오해도 많이 받는다고. 그는 웰다잉이 노인과 말기 환자들에게만 국한된 것은 아니라고 말했다. "부자와 대통령, 심지어는 부처까지 그 어느 누구도 죽음을 피할 수는 없기 때문에 언제가 될지 모르는 죽음을 준비하기 위해서라도 우리 모두가 웰다잉을 알아둘 필요가 있는 거지요."

그는 웰다잉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도 사람들이 오로지 죽음만을 생각하지는 않길 바란다. 그는 “웰다잉은 생을 정리하는 과정을 통해 자신의 삶의 질을 높이는데 그 의의가 있다”며 사람들이 웰다잉을 그저 안락사로 오해하는 경우가 많아 안타까움을 느낀다고 말했다. 그렇기 때문에 웰다잉을 통해 ‘100년을 살 것처럼 원대한 꿈을 꾸고, 오늘이 마지막 날인 것처럼 간절한 자세’를 가지길 바라며 실제로 자신이 강연할 때도 그 점을 강조한다고 했다.

웰다잉 강연 외에도 안전·성희롱 관련 예방 교육도 하고 전래 놀이 부산지회장, 힐링연구소 소장까지 그는 다양한 일을 하고 있다. 그는 “많은 활동을 하고 있지만 지금까지 이를 모두 소화해낼 수 있었던 것은 내가 이 세상에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 있기 때문이다”라며 이 ‘마음’이 항상 자신을 일으켜 세워주는 원동력이라고 했다.

그는 “아직까지 우리 사회가 죽음에 대해 입을 닫아버리는 경향이 많다”며 어차피 겪을 죽음이라면 교육을 통해 미리 준비하는 것이 가장 좋은 대처 방법이라 말했다. 그는 건강, 행복, 노후준비, 봉사 등 웰다잉과 관련된 분야들에 대한 심도 있는 공부를 계속해 “지도사로서 좀 더 다양한 시각에서 웰다잉을 바라 볼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명강의․명강사 부산지회장을 맡고 있는 김임숙 씨(사진: 김임숙 씨 제공).

“삶은 여행과도 같은 것이다.” 

그는 웰다잉으로 삶을 비워내는 법을 통해 삶은 여행이라는 것을 깨달았다고 한다. 그는 “가끔씩 자신이 걸어온 길을 돌아보며, 천천히 주변을 둘러보는 여행과도 같은 삶을 우리 모두가 살았으면 한다”는 작은 바람을 전했다.

취재기자 강선지 reporter1@civicnews.com

<저작권자 © CIVICnews / 시빅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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