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은 백인 천국...기업들의 서양인 모델 유치 경쟁 치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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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은 백인 천국...기업들의 서양인 모델 유치 경쟁 치열
  • 취재기자 정인혜
  • 승인 2017.06.23 0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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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장과 거래처 식사에만 동석해도 짭짤한 일당..."문화 사대주의 아니냐" 비판도 / 정인혜 기자
중국 기업들 간에 백인 모델을 유치하려는 경쟁이 펼쳐지고 있다(사진: 구글 무료 이미지).

중국 기업들 간에 백인 모델을 유치하려는 경쟁이 펼쳐지고 있다. 다름 아닌 '기업의 이미지 제고'를 위해서다. 

프랑스인 피아(29) 씨는 피부가 ‘흰색’이라면 먹고 사는 데 그다지 어려움이 없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 같은 이유에 대해 그는 “중국에서 일자리를 쉽게 구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대답했다. 피아 씨는 홍콩에서 ‘비서’라는 직함으로 근무하고 있다. 그의 일은 일주일에 한 차례씩 사장과 거래처의 식사 자리에 동석하는 일이다. 일반적인 비서직 업무와는 조금 다르지만, 그는 개의치 않는다. 

피아 씨는 “돈 많이 준다는 데 무슨 상관이냐”며 “돈 많은 중국 사람들이 피부 하얀 사람을 선호한다는데, 나 같은 사람에게는 행운”이라고 말했다. 식사 자리에 동석할 때마다 그가 받는 돈은 미화 160불(한화 약 18만 원)가량이다.

중국 일부 기업들이 대외용 이미지 제고를 위해 외국인, 특히 백인을 고용하는 사례가 보고되고 있다. 1980년대 1만여 명에 불과하던 중국 거주 외국인은 지난해 90만 명까지 늘어났다. 중국 어디에서도 외국인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는 시대가 됐지만, 외국인을 향한 수요는 식을 줄 모른다. 외국인을 얼굴로 내세우려는 기업의 수요가 끊이지 않기 때문이다.

홍콩에서 영화 프로덕션 사업 중인 중국인 미아(31) 씨는 이 같은 현상에 대해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말한다. ‘글로벌’한 기업의 이미지를 위해 외국인 모델 유치는 필수불가결한 사항이라는 게 그의 의견이다. 

미아 씨는 “기업에 이국적인 느낌을 더해주기 위해서 파란색 눈과 하얀 피부를 가진 모델을 고용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라며 “그들(백인 모델)은 돈을 쉽게 벌 수 있어서 좋고, 우리에게도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다주니 일석이조 아니냐”고 말했다.

중국 기업들이 외국인을 내세우는 마케팅에 열을 올리는 것은 국제적 이미지를 과시하고 제품의 신뢰도를 높이기 위함이다. 상하이의 한 주부는 “외국인 모델을 쓰거나 외국인 총경리가 있는 회사의 제품은 믿을 수 있다는 인식이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현상에 대해 비판하는 의견도 있다. 홍콩에 거주하는 한 직장인은 “기업의 이미지를 포장하기 위해 백인을 고용한다는 것 자체가 미개한 문화 아니겠냐”며 “광고는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모두에게 노출될 수 있는 만큼, 문화 사대주의로 비칠 수 있는 소재에 대해 각별히 신경 써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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