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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절하게 달콤하게 샹송에 젖는 광복로의 밤...58세 샹송 버스커 한복희 씨를 만나다

기사승인 2017.06.29  07:0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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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식 환자에서 가수로 변신..."한국의 수잔 보일 꿈꾸며 노래하죠" / 이승혁 기자

부산 광복로에서 버스킹하고 있는 한복희 선생의 모습(사진: 취재기자 이승혁).

“한국의 수잔 보일이 되고 싶어요.”

올해 58세. 나이에 걸맞지 않은 꿈을 가진 버스킹 공연자 한복희 씨를 시빅뉴스가 만났다. 

해가 저물 즈음의 부산 남포동 거리. 어디선가 샹송이 들려온다. 귀를 간지럽히는 아름다운 선율을 따라 가보니 50~60명의 사람들이 자그마한 체구의 한 중년 여인을 둘러싸고 있다. 경탄스런 표정으로 노래에 귀를 기울이는 사람도 있고 노래에 맞춰 가볍게 몸을 흔드는 사람도 있다. 우리에겐 낯선, 매우 이국적인 정취다. 주인공은 바로 한국의 수잔 보일을 꿈꾸는 광복로의 샹송 버스커 한복희 씨. 수잔 보일은 7~8년 전 47세의 나이로 영국 오디션 프로그램에 나가 세계적인 대스타가 된 가수이다.

버스킹이 끝날 무렵 그를 만나려던 참이었다. 그는 에디트 피아프의 <아뇨, 전 후회하지 않아요(Non, Je Ne Regrette Rien)>를 마지막 곡으로 부르고 버스킹을 끝내려고 했다. 하지만 한 외국인 관광객의 “원 모어!" 하는 앵콜 요청에, 그녀는 어쩔 수 없다는 듯 웃음을 지으며 앵콜곡을 불렀다. 그 후로도 3~4곡 정도의 노래를 더 부르고서야 공연은 끝이 났다. 그렇게 그는 두 시간을 쉬지 않고 노래했다.

그런데 한복희 씨는 놀랍게도 천식 환자라고 한다. 그녀는 원래 노래에 꿈이 있었지만 생계를 위해 그 꿈을 포기하고 30년 동안 섬유 공예가 일을 했다. 실력이 뛰어나 유명 연예인들에게 자신의 작품으로 의상 협찬을 주기도 했다. 하지만 옷을 만들 때 나오는 독한 염료와 화학약품 때문에 건강이 악화되었고 결국 천식이 발병했다. 그리고 그 일을 그만두어야 했다. 그후 그녀는 못 다한 꿈을 이루기 위해 일을 그만두고 버스킹을 시작했다.

지난 겨울 버스킹을 하는 한복희 선생의 모습(사진: 취재기자 이승혁).

처음 버스킹에 나선 것은 2012년 겨울. 서울 인사동에서다. 그는 돈이 필요해서 노래를 불렀다. 사람들의 무관심 속에도 꿋꿋이 노래했다. 결국 그 열정과 간절함이 사람들을 사로잡았다. 그리고는 부산 광복로로 내려왔다. 한 씨는 “부산으로 내려올 때 달랑 스마트폰 하나만 가지고 내려왔다” 며 “노숙자가 될 각오를 하고 시작했다”고 웃음 지었다. 왜 하필 광복로를 무대로 정했냐고 묻자, “국제영화제 때 외국인들이 많이 모이는 곳에서 노래를 불러 인정받고 싶었다”고 말했다.

한 씨는 노래를 부르기 위해 틈틈이 공부를 하고 있다. 그는 “노래를 처음 시작 할 때에는 샹송의 프랑스어가 잘 들리지 않아 힘들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1000번, 2000번씩 계속 듣고 따라 부르다 보니 미묘한 부분이 들리고 뚜렷한 윤곽이 드러났다”고. 그는 “공부에는 끝이 없다. 요즘은 음악 공부 때문에 밥 먹을 시간도 없다“고 말했다.

그에겐 조그마한 꿈이 있다. 그것은 버려진 고양이를 보살펴 주는 기관을 설립하는 것이다. 고양이를 키우는 애묘가인 그는 유기묘 문제에도 관심이 많았다. 

끊임없는 노력으로 한 씨는 점점 인지도를 얻고 있다. 소위 말하는 SNS 스타가 된 것이다. 샹송은 본디 프랑스 노래로 요즘 세대들에겐 약간 거리감이 있다. 그럼에도 한 씨가 공연하면, 남녀노소 다양한 사람들이 멈춰 서서 그녀의 노래를 감상한다, 그녀의 진심이 담긴 노래가 관객들을 사로잡고 있다. 그렇게 그녀의 노래는 오늘도 거리에서 그의 꿈을 부른다.

거리에서 노래하는 한복희 씨(사진: 취재기자 이승혁).

 

취재기자 이승혁 reporter1@civicnews.com

<저작권자 © CIVICnews / 시빅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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