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식 신부 축가 댄스에 갑론을박…“꼴불견” vs “자기 결혼식인데,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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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식 신부 축가 댄스에 갑론을박…“꼴불견” vs “자기 결혼식인데, 왜”
  • 취재기자 정인혜
  • 승인 2017.06.14 19:18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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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P.O. 예절에 어긋나…드레스 입고 춤추는 건 우스꽝스럽다" / 정인혜 기자
신부의 '축가 댄스' 이벤트를 두고 갑론을박이 한창이다(사진: 구글 무료 이미지).

다음 달 결혼식을 앞두고 있는 예비 신부 김모(29) 씨는 요즘 ‘축가 댄스’때문에 머리가 아프다. 얼마 전 다녀온 결혼식에서 축가 댄스를 춘 신부를 두고 뒷말이 오가는 것을 들었기 때문. 김 씨에 따르면, 그의 또래로 보이는 여자 하객들은 결혼식 때 축가 댄스를 춘 신부를 두고 “정신사납다,” “완전 오글거렸다”, “천박하다”는 평을 내놨다. 

김 씨는 “평범한 결혼식이 싫어서 요즘 유행하는 축가 댄스를 추려고 했는데, 저번 결혼식에 다녀온 뒤 생각이 많아졌다”며 “한 번 있는 결혼식, 남 눈치 보기 싫다는 생각이 들다가도 뒤에서 욕먹을 걸 생각하면 축가 댄스를 포기해야 할지 고민이 이만저만이 아니다”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인생 최대 행사 중 하나인 결혼식. 한국 특유의 정적인 분위기의 결혼식에서 벗어나 축제 분위기의 결혼 문화를 도입하자는 의견이 확산되면서 요즘엔 이벤트 없는 결혼식을 찾아보기 힘들다. 신랑 신부 지인의 축가, 신랑의 댄스 이벤트에서부터 신랑이 직접 노래를 부르는 이벤트 등이 대표적이었으나 요즘에는 신부들도 적극적으로 이벤트에 나서고 있다. 최근 결혼식에서는 신부가 직접 마이크를 잡거나 드레스를 입고 춤을 추는 일이 흔해지고 있다.

웨딩플래너 차모 씨는 “최근 축가 댄스 이벤트를 하는 신부들이 늘고 있다”며 “결혼식 열 건 당 네 번은 축가 댄스 이벤트를 원하는 신부들이 있을 정도”라고 말했다. 

이를 본 하객들의 반응에 대해서 차 씨는 “귀여운 노래는 별문제가 없는 것 같은데, 가끔 나이트 클럽에서나 나올 법한 시끄러운 댄스곡을 틀어놓고 춤을 추는 신부들에 대해서는 평이 엇갈리는 것 같더라”며 “어르신들 눈도 있고 해서 웬만하면 하지 말라고 권하지만, 본인 결혼식이니만큼 그 이상은 말을 아낀다”고 덧붙였다. 신부 축가 댄스 이벤트를 보는 시선이 곱지만은 않다는 설명이다.

지난해 결혼식에서 축가 댄스 이벤트에 직접 나섰다는 주부 최모(30) 씨는 이 같은 논란을 이해할 수 없다고 말한다. 최 씨는 “내가 주인공인 내 결혼식에서 내가 기분이 좋아서 춤 좀 추겠다는데 왜 욕을 먹어야 하는지 모르겠다. 다들 오지랖이 태평양급”이라며 “내 경우에는 다들 재미있어 해주었던 것 같은데, 요즘에는 이걸로 욕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해서 참 어이가 없다. 유행하니까 그냥 꼬투리 잡고 싶은 마음인가보다”라고 말했다.

인터넷에서도 이를 두고 갑론을박이 한창이다. 지난 12일 온라인 커뮤니티 네이트 판에는 ‘신부님들 제발 춤은’이라는 글이 올라왔다. 글쓴이는 “굉장히 단아한 신부가 신랑 춤이 끝난 후 2절부터 싸이 춤을 추는데, 탄식이 나오더라”며 “하객으로 계셨던 어르신들도 다 욕하고 난리였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제발 결혼식에서 춤 좀 추지 말라”며 “‘내가 하는데 니가 무슨 상관이냐’ 하겠지만 주변에서 욕하는 어르신 분들이 정말 많았다”고 썼다. 해당 글은 추천 수 456, 반대 수 163에 260개가 넘는 댓글이 달리는 등 네티즌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해당 글을 접한 한 네티즌은 “세상에서 제일 이해 안 되는 게 신부가 춤추는 것”이라며 “진짜 하나도 재미없고 너무 별로던데 왜 굳이 춤을 추려고 하는지 모르겠다”는 의견을 냈다. 

이에 반대하는 네티즌은 “신부는 춤을 추면 안 된다고 생각하는 고정관념이 더 문제”라며 “결혼식의 주인공은 단연 신부인데, 그날 하루만큼은 자기 마음대로 해도 되는 것 아니냐. 한 번뿐인 결혼식 자기가 즐기겠다는 데 가타부타 말이 나오는 게 이상하다”고 비판했다.

T.P.O.(Time. Place. Occasion) 예절에 어긋나기 때문에 이를 반대하는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한 네티즌은 “여성에 대한 고정관념이니, 여성 혐오니 하는데 신부 축가 댄스의 본질은 ‘웨딩 드레스와 춤이 어울리지 않는다’는 것”이라며 “모든 상황에는 TPO가 있지 않나. 웅장한 드레스 입고 춤추는 신부를 보면 휘핑 크림에 박혀서 살려달라고 허우적거리는 것 같다”고 일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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ㄱㄹ 2022-03-20 18:11:35
ㅈㄹ 남결혼식에 춤을 추던말던 뭔상관이야 ㅋㅋㅋ 신부가 궁뎅이를 흔들던 말던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