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대 못 폭탄, 제자가 교수 겨냥해 '충격'...경찰, 대학원생 용의자 체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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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대 못 폭탄, 제자가 교수 겨냥해 '충격'...경찰, 대학원생 용의자 체포
  • 취재기자 정인혜
  • 승인 2017.06.14 0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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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행 저지른 이유 있을 것" "갑질 없었는지 밝혀야" 의견도 / 정인혜 기자
연세대학교 사제 폭발물 테러 사건으로 경찰과 군인이 현장 경계 태세를 강화하고 조치를 취하고 있다(사진: 더팩트 제공).

연세대학교 사제 폭발물 테러 사건의 피의자로 지목된 김모(25) 씨가 부상당한 교수가 속한 학과의 대학원생인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 서대문경찰서는 지난 13일 브리핑을 열어 이같이 밝혔다. 경찰의 발표에 따르면, 김 씨는 평소 해당 교수에게 불만을 품었던 것으로 보인다. 다만 경찰은 “학점이나 취업 등과 관련해 김 씨가 원한을 품고 범행했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며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조사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경찰은 김 씨에게 전과나 정신 병력이 확인된 바 없다고 덧붙였다.

경찰 발표에 따르면, 앞서 이날 오전 피해자 김모 교수는 연구실 출입문 앞에 상자가 든 쇼핑백이 걸려있어 방으로 들여왔고, 이를 열자 상자 안에 있던 급조 폭발물이 터지면서 양손과 목 등에 화상을 입었다. 경찰은 김 교수는 세브란스 병원으로 후송돼 응급 치료를 받았지만 중상은 아니며, 폭발물 제조기술 자체는 조악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해당 폭발물은 기폭물을 설치한 ‘커피 텀블러’ 형태를 하고 있었으며, 텀블러 속은 나사못으로 채워져 있었다. 특히 이번 폭발물이 이슬람국가(IS) 극단주의 단체가 테러에 사용하는 ‘못 폭탄’과 유사한 구조로 되어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논란이 일었다. 못 폭탄은 못, 나사, 바늘 등 날카로운 금속을 속에 채워 넣은 폭발물로, 폭발 시 살상 피해 규모가 크다. 지난달 영국 맨체스터 아레나 공연장 테러와 지난해 3월 발생한 벨기에 브뤼셀 테러 등에서도 못 폭탄이 사용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 가운데 네티즌들의 반응이 사뭇 눈에 띈다. 인터넷상에는 김 씨가 범행을 계획한 이유를 제대로 밝혀야 한다는 의견이 줄을 잇고 있다. 피의자 김 씨를 이해한다는 동정론도 있었다. 교수의 ‘갑질’이 범행을 결심하게 한 결정적 원인이 됐을 것이라는 추측에서다.

소식을 접한 네티즌들은 김 씨의 범행 동기를 제대로 밝혀야한다고 주장하고 있다(사진: 네이버 뉴스 댓글창 캡처).

공과대학 석사학위를 취득했다는 한 네티즌은 “도대체 얼마나 괴롭혔으면 대학원생이 테러를 결심했겠나”라며 “갖은 수탈을 겪으면서 나도 지도교수를 죽이고 싶었다”고 말했다. 해당 댓글은 공감 수 1200건을 기록하는 등 많은 사람들의 공감을 샀다. 또 다른 네티즌은 “살인미수 범죄자에게 동정론이 쏟아지는 걸 보면 그동안 교수들의 행태도 문제가 많았다는 뜻 아니겠냐”며 “물론 행동은 잘못됐지만, 이번 사건이 교수들의 갑질에 대해서 제대로 조명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일반 시민들의 반응도 이와 다르지 않아 보인다. 특히 대학원생들은 이번 사건을 안타깝다고 평했다. 부산 소재 대학교 대학원생 A(28) 씨는 “언젠가 한 번은 이런 일이 생길 줄 알았다”며 “분명 교수 갑질을 못 당해내서 범행을 저질렀을 것이다. 너무 안타깝다”고 말했다.

교수의 갑질을 당해낼 수밖에 없는 이유에 대해 “더러워도 먹고 살기 위해서”라고 말한 A 씨는 “교수에게 한 번 대들기라도 하면 평생 패륜아 꼬리표가 붙어 다니면서 학업, 취업길 다 막히고 인생이 망하는데 어떡하겠냐”며 “설사 교수가 범죄자라도 고발하는 순간 학계 교수들에게 찍혀서 신고는 엄두도 못 낸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이어 그는 “학생들을 월급용 돈줄로만 보는 인간 같지 못한 교수가 많다는 건 우리나라 대학생, 대학원생 모두 알고 있다. 다만 말을 못할 뿐”이라며 “피의자에 대한 처벌도 필요하겠지만, 교수들의 부정에 대해 들어줄 창구가 마련됐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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