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역대 대통령 최초로 PPT를 활용하는 등 시정연설에 사력을 다한 가운데, 이 자리에 참석한 자유한국당 의원들의 태도가 입방아에 오르내리고 있다.
문 대통령은 지난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을 찾아 일자리 추가경정예산안 편성 협조를 요청하는 시정연설을 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추가경정예산안을 편성한 이유와 주요 내용을 직접 설명 드리고 의원 여러분의 이해와 협조를 부탁드리고자 이 자리에 섰다”며 “국회와 더 긴밀하게 소통하고 협치하고자 하는 저의 노력으로 받아들여달라”며 낮은 자세로 호소했다. 이날 대통령의 시정연설은 역대 가장 빠른 시기의 국회 시정연설이자 사상 최초의 추경시정 연설이었다. 특히 문 대통령은 호소력을 높이기 위해 PPT까지 준비하는 등 성의를 보였다. 이날 시정연설은 전국에 생중계됐다.
야당 의원들의 모습도 고스란히 전파를 탔다. 이날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제왕적 대통령 NO,’ ‘인사 참사 사과하라,’ ‘문재인 정부 각성하라’ 등의 종이를 노트북 모니터 후면에 붙여놓고 연설을 지켜봤다. 이중 일부 의원들은 졸고 있었다. 자유한국당 정종섭 의원(대구 동구 갑)은 두 손을 모은 채 고개를 바닥으로 떨구고 있었다. 잠에 깊이 빠졌는지 고개를 가누기 힘들어하는 모습도 보였다. 정 의원은 박수소리로 주변이 시끄러워졌을 때에도 들리지 않는 듯 잠에 빠져 있었다. 정 의원의 옆에 나란히 앉은 박완수 의원(경남 창원시 의창구)의 태도도 도마 위에 올랐다. 그는 시종일관 눈을 감고 앉아 껌을 씹는 듯 입을 오물거렸다.
염동열 의원(경북 태백시 횡성군/영월군/평창군/정선군)과 이은재 의원(서울 강남구 병)의 모습도 카메라에 잡혔다. 나란히 앉은 두 사람은 의자에 눕다시피 기대 앉아 눈을 감고 있었다. 이 같은 영상은 현재 ‘졸고 딴청 피우는 자유한국당 의원들,’ ‘다 된 추경 시정연설에 자유한국당 뿌리기’ 등의 제목으로 유튜브에 올라와 있다.
영상을 접한 네티즌들은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거친 욕설이 담긴 댓글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을 정도다. 한 네티즌은 “국민 정신 건강을 위해서라도 국회의원 선거를 1년마다 했으면 좋겠다”며 “졸고 있는 사람들 얼굴 꼭 기억해뒀다가 다음 선거 때 절대 찍지 말자”라고 했다. 또 다른 네티즌은 “머리에 든 게 없으면 최소한 예의라도 지켜야지 저게 뭐하는 짓이냐”며 “요즘 초등학생도 이렇게 유치하지는 않겠다”라고 비꼬았다.
지나친 확대 해석을 피해야한다는 의견도 있다. 한 네티즌은 “기자들이 자유한국당을 욕 먹이기 위해서 일부러 이런 장면만 잡았을지도 모르는 것”이라며 “자유한국당은 나쁜 사람들이고, 다른 당 의원들은 착한 사람들이라는 이분법적 사고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기자들이 있는 그대로 담은 모습이 이런 것이라면 다음 선거에서는 철저하게 떨어트려야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