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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사이클링 캠페인, 한국은 걸음마...포장지, 일회용품 사용 자제해야

기사승인 2017.06.13  08:4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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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전 재활용’ 개념, 자연 분해되는 낙엽으로 그릇 만드는 회사도 등장 / 방민영 기자

독일 베를린에는 소비자가 물품을 담아갈 수 있는 용기를 가지고 와야 물건들을 살 수 있는 슈퍼마켓이 있다. 가게 이름은 오리지널 언페어팍트(Original Unverpackt). 가게 안의 모든 곡물, 과일, 음료, 파스타 면 등의 식료품뿐만 아니라 샴푸, 치약 등 400여 가지 종류의 상품들은 길고 둥근 통 안에 들어 있다. 통의 레버를 잡아당기면 내용물이 흘러나온다. 이때 소비자들은 집에서 챙겨온 바구니, 용기, 가방에 통에서 떨어져 나오는 물품들을 담아가면 된다. 슈퍼에 진열된 상품은 모두 개별적으로 포장되어 있지 않아 포장지가 필요 없다. 손님들은 구매한 물건을 담아갈 쇼핑백을 살 필요도 없다. 이런 방식으로 물건을 구매함으로써 포장 쓰레기나 일회용 비닐 쇼핑백이 전혀 생기자 않아 생활 속에서 무심코 버려지는 폐기물을 사전에 차단하고 있다.

독일 베를린에 위치한 오리지널 언페어팍트 슈퍼마켓 내부. 모든 판매 물건은 개별적으로 포장되어 있지 않고 통 안에 들어 있어서 직접 소비자의 용기로 들어 간다(사진: 오리지널 언페어팍트 홈페이지 캡쳐, http://www.original-unverpackt.de/idee).

오리지널 언페어팍트(Original Unverpackt)가 도입한 이 시스템은 ‘프리사이클링’을 실천한 대표적인 사례다. 프리사이클링(pre-cycling)이란 ‘미리’를 뜻하는 접두사 ‘pre’와 재활용을 의미하는 ‘recycling’를 합친 합성어로 직역하면 ‘사전 재활용’이라는 의미가 된다.

이미 보편화된 용어인 리사이클링은 버려지는 물건을 단순히 재활용하는 것을 의미하고, 업사이클링은 폐현수막이나 폐목재 등에 새로운 디자인을 입혀 전혀 다른 재활용품으로 재탄생시키는 것을 의미한다. 하지만 리사이클링과 업사이클링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재활용을 위한 재생산 과정에서 때로는 더 많은 폐기물이 발생하기도 하는 문제가 드러난다. 이러한 문제점을 극복하기 위해 생겨난 것이 바로 사전 재활용, 프리사이클링이다.

프리사이클링은 업사이클링이나 리사이클링처럼 사용했던 제품을 다시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상품을 구입할 때부터 쓰레기가 나오지 않게 하기 위해 일회용품의 사용이나 포장을 거부하는 것을 의미한다.

실제 일상생활 속에서 우리가 의식하지 않는 동안 버려지는 일회용품, 포장재의 양은 어마어마한 수준이며 매년 증가하는 추세이다. 환경부가 발표한 ‘전체 지정 폐기물 종류별 발생 현황’자료를 보면 2010년부터 2013년까지 각각 약 346만 톤, 365만 톤, 452만 톤, 453만 톤으로 증가 추세를 보여주고 있다.

프리사이클링의 대상 중 하나는 포장재 줄이기 내지는 없애기다. 우리나라는 과자의 과대 포장이 꾸준히 논란을 빚어왔다. 2014년에는 제과업체의 과대포장을 꼬집기 위해 대학생들이 과장 봉지로 뗏목을 만들어 한강을 건너는 퍼포먼스를 벌인 적도 있다. 고등학생 김형우(17, 부산시 동래구) 군은 우리나라 과자가 유독 꼼꼼하게 개별 포장이 되어있는 경우가 많다고 느낀다. 김 군은 “굳이 이렇게까지 포장해야하나 싶고 어떨 땐 포장재가 과자 내용물보다 많다”고 말한다.

일회용품 줄이기도 프리사이클링의 핵심 목표다. 우리나라에서도 몇 년 전부터 일회용품 사용을 줄이기 위한 캠페인이 진행돼왔다. 중국집에서 배달할 때 일회용 그릇 사용을 금지한 것도 그 일환이다. 가장 보편화된 노력은 카페에서의 텀블러 사용 권장이다. 대부분의 카페에서는 텀블러를 가져와 음료를 주문하면 할인이나 사이즈업의 혜택을 준다. 하지만 캠페인이 시작되고 몇 달 동안만 반짝 반응을 보였지만, 요즘은 그런 제도가 있는지도 잘 모르는 수준으로 추락하고 말았다.

부산의 한 프랜차이즈 카페 알바생 김수빈(23, 부산시 금정구) 씨는 요즘 텀블러를 이용하는 고객을 만나보기 힘들다. 그녀는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평일 내내 일하는데 텀블러를 이용하는 고객은 하루에 손가락에 꼽을 수 있을 정도”라고 말한다.

카페 이용객 박진우(37, 부산시 해운대구) 씨는 텀블러 이용의 애매함을 꼬집었다. 박 씨는 매일 텀블러를 가지고 다니긴 하지만 “카페에 올 때 텀블러에 채워온 물이나 음료가 담겨 있을 때가 많아 일회용 컵 대신 텀블러를 이용할 수 없을 때가 많다”고 설명한다. 그는 매번 카페 올 때를 대비해 “텀블러를 두 개 씩 가지고 다닐 순 없는 일이지 않느냐”고 덧붙이기도 했다.

전자 영수증 권장 이벤트 안내문(사진: 스타벅스 코리아 홈페이지).

최근 카페에서는 전자 영수증 사용을 권장해서 종이 영수증 사용을 줄이려고 노력하고 있다. 고객들이 종이 영수증을 받는 대신 이메일로 전자 영수증으로 받겠다고 등록하면 각 카페마다 일련의 혜택을 주는 이벤트를 진행한다. 이것도 소비재를 줄여나갈 수 있는 프리사이클링의 좋은 예다.

전자 영수증뿐만 아니라 프리 사이클링을 실천할 수 있는 행동으로는 종이신문을 받아보는 대신 스마트폰이나 컴퓨터로 전자신문을 받아 보고, 각종 광고 전단지나 청구서 등을 우편물로 받기보다는 이메일로 받아 보는 것도 있다. 마트에서 물건을 살 때 매번 비닐봉지나 종이봉투를 사지 말고 에코백을 이용하는 것 또한 아예 포장지를 발생시키지 않는 프리사이클링의 한 방편이다.

자연친화적 소재로 만들어진 제품을 사용하는 것도 프리사이클링이 될 수 있다. ‘나무리프(namuleaf)’라는 이름의 국내 한 회사는 떨어진 낙엽을 소재로 그릇을 만들어 판매한다. 자연 훼손 없이 떨어진 낙엽만을 사용해 만든 낙엽 그릇은 사용 후 버리면 땅속에서 60일 안에 분해되어 다시 자연으로 돌아간다. 때문에 폐기물을 처리하는데 드는 에너지를 다른 일회용 그릇이나 플라스틱 그릇보다 확연하게 줄일 수 있다는 점이 주목받고 있다. 옥수수에서 추출한 원료로 친환경 제품을 만드는 국내 업체 ‘마더스콘(mother's corn)’, 대나무 섬유질과 옥수수가루로 식기를 만드는 네덜란드 회사 ‘주퍼조지알(zuperzozial)’ 등 아예 불필요한 폐기물이 애초부터 발생하지 않는 프리사이클링 제품을 제조하는 회사들이 생겨나고 있다.

블로그를 통해서 프리사이클링의 중요성을 알고부터 2년 째 프리사이클링을 실천해온 대학생 배다빈(23, 부산시 동래구) 씨는 프리사이클링 동참을 적극적으로 권한다. 그녀는 “요즘 체감할 수 있을 정도로 나날이 환경문제가 심각해지고 있다”며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더 나빠지기 전에 사전에 쓰레기를 안 만드는 프리사이클링을 이제는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취재기자 방민영 reporter1@civicnews.com

<저작권자 © CIVICnews / 시빅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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