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들, "일에 치여 너무 괴롭다"...건강 악화, '워라밸' 실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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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들, "일에 치여 너무 괴롭다"...건강 악화, '워라밸' 실종
  • 취재기자 박영경
  • 승인 2017.06.07 1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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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코리아의 직장인 대상 설문조사 결과, '과다한 업무 일정' '성과에 대한 압박감' 등이 원인 / 박영경 기자

직장 내 과다 업무로 만성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있는 이지용(35, 경기 수원시) 씨는 매일 밤 연장 근무에 지쳐 잠에 든다. 그는 눈 잠깐 붙였다 떼면 다시 회사로 출근해선 해도 해도 줄지 않는 업무에 시달린다. 이 씨는 “여가 생활할 여유는 물론이고, 제대로 쉬기도 힘들다”며 “뉴스에 가끔 보도되는 업무로 인한 과로사가 곧 내 얘기가 될지도 모른다”고 하소연했다.

취업포털 잡코리아에서는 1.133명의 직장인들을 대상으로 오버페이스 경험에 대해 조사했다(사진: 잡코리아 제공).

회사 내에 만연한 과다업무는 일상 생활에도 큰 지장을 줘 직장인들은 건강 부조화 및 스트레스를 호소하고 있다. 취업포털 잡코리아가 직장인 1133명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83.1%(복수응답)가 ‘페이스 조절에 실패한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직장내 페이스 조절 실패로 인해 잃은 것’을 묻는 설문엔 1위를 건강(55.0%), 2위를 '워라밸'(워크 앤 라이프 밸런스, 46.3%)로 꼽았다.

허현숙(49, 부산시 영도구 신선동) 씨도 업무가 많아질수록 복용하는 약의 개수 및 병원 방문 횟수가 늘어난다며 잡코리아의 설문조사 결과에 공감했다. 그는 “영업일을 하고 있어 일이 일상 자체가 곧 일이기 때문에 일과 삶의 균형을 따지면 일할 수가 없다”며 “일도 챙기고 건강도 챙기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고 말했다.

직장인뿐만 아니라 아르바이트생에게도 업무 스트레스가 많았다. 성인이 되고 나서부터 거의 쉬지 않고 아르바이트에 전념해왔다는 강민정(22) 씨는 최근 여유 없는 빡빡한 생활로 슬럼프에 빠져 결국 아르바이트를 그만두기로 결심했다. 강 씨는 “다시 오지 않을 20대 초반을 아르바이트로 낭비하고 다른 것들을 챙기지 못한 것 같아 그만두기를 결심했다”고 말했다. 김지혜(26) 씨도 “드디어 하던 일을 그만두기로 마음먹었다”며 “이번 여름에는 다 훌훌 털어버리고 여행갔다 돌아와, 여태 꿈꿔왔던 일을 시작해볼 것”이라고 말했다.

이 조사에서, 직장인들은 페이스 조절 실패로 잃은 것으로 건강, 워라밸에 이어 일에 대한 흥미(41.1%), 애사심(40.8%), 팀워크(20.0%), 업무성과(15.9%), 대인관계(15.6%) 순으로 꼽았다.

직장인들은 회사 내 페이스 조절에 실패한 이유 첫 번째로 ‘내가 어떻게 조절할 수 없이 몰아치는 업무 일정(53.8%)’을 꼽았다. 대부분의 회사에 과다 업무가 만연한 결과로 보인다. 2위로는 ‘빠른 시간 안에 성과를 보여야 한다는 압박감’이 51.8%를 차지해 1위인 과다 업무와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직장인 김유진(26) 씨는 “일을 시작한 지 얼마 안 돼 업무가 손에 익지도 않았는데도 업무가 지나치게 많고, 성과에 대한 기대도 만만치 않아 회사에 적응해 오래 다닐 수 있을지 의문이 든다"고 말했다.

이번 설문에 참여한 직장인들은 이같은 오버페이스를 해결할 방안으로 69.0%가 ‘적절한 휴식’을 꼽았다. 이어 38.8%가 ‘적절한 동기 부여와 보상’,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업무 계획 및 일정 관리를' 꼽았고, '꾸준한 건강 관리'가 36.8%로 나타났다.

직장인들은 이같은 바람은 사실상 회사에서 당연히 지원해야할 복지라는 입장을 보였다. 한 직장인은 “너무나도 당연한 것들이 지켜지지 않고 있기 때문에 직장인들이 내놓고 요구하기도 눈치보일 것”이라며 “회사 차원에서 말하지 않아도 좀 알아서 지켜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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