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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안 길고양이 일상을 만화로 소개해 웹툰 작가 됐어요"

기사승인 2017.06.09  08:1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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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페이스북에 웹툰 연재하는 경성대생 박정민 씨...사료 주고 치료까지 책임지는 '캣맘' / 강주화 기자

3월 페이스북 KAT 페이지에 올라온 박정민 씨의 웹툰(사진: 페이스북 KAT페이지 캡처.)

"내 이름은 꽁치. 지난 2016년 11월 제육이가 낳은 새끼 두 마리 중 하나예요."

지난 3월 14일 페이스북에 한 웹툰이 올라왔다. 이 웹툰은 경성대 캠퍼스에서 사는 길고양이 꽁치의 시점으로 이야기를 그려냈다. 학생들의 사랑을 받고 있던 꽁치가 다리를 다쳐 수술해야 하지만 돈이 부족하다는 내용. 웹툰은 마지막에 1000원, 2000원의 적은 돈이라도 모금에 응해 달라고 후원 계좌번호를 남기며 끝난다. 이 웹툰이 올라온 지 이틀 만에 실제로 수술비 300만 원이 모아져 꽁치는 성공적으로 수술을 받았다.

이 웹툰을 그린 작가는 박정민(23) 씨. 경성대 시각디자인학과에 재학 중인 박 씨는 학교에서도 유명한 캣맘이다. 그는 2015년 9월 교양 수업에서 자신의 생활에 조금씩 변화를 줘보라는 과제를 받았다. 과제를 고민하던 중, 그는 학교에서 비쩍 마른 아기 길고양이들을 발견했다. 박 씨는 처음엔 교양 수업 과제를 푸는 방편으로 길고양이에게 사료를 주게 됐다. 이후 그는 학교 동물 보호 동아리에도 들게 된다. 박 씨는 “교양 과목 과제 이후로 관심이 확 생겨서 먹이를 챙겨주다 보니 비쩍 마른 고양이들이 살이 쪄서 기분이 뿌듯했다. 그러면서 더 (길고양이들을) 좋아하게 된 것 같다”고 말했다.

박정민 씨가 학교 안 고양이에게 먹이를 주고 있다(사진: 취재기자 강주화.)

박 씨는 경성대 동물 보호 동아리인 '캐리'의 부원들과 함께 매일 점심마다 시간에 맞춰 고양이들에게 밥을 준다. 그들은 고양이들이 다치거나 아픈 것을 발견하면 동물병원으로 데리고 가서 치료도 해준다. 치료비는 학생들의 동아리 회비나 모금 활동으로 충당하고 있다고.

지난 3월 그는 학교 고양이가 주인공인 <예마당 고양이들은 어디에서 왔을까?>라는 웹툰을 페이스북에 처음 연재했다. 여기서 예마당은 경성대 예술종합대학의 앞마당을 줄인 말이다. 현재 5화까지 나온 이 웹툰은 페이스북 KAT 페이지에서 검색할 수 있다. 경성대 길고양이들의 탄생 비화, 길고양이들의 이름과 에피소드 등 소소한 일상을 담고 있다. 또한 박 씨는 웹툰 재능 기부를 통해서 다친 고양이들의 병원비 모금 활동도 하고 있다.

고양이에 관한 재밌고 슬픈 일들을 학교 사람들과 공유하고 싶은 마음으로 웹툰을 그리게 됐다는 게 박 씨의 이야기다. 그는 “학교 안의 고양이들을 좋아하는 분들을 많이 봐왔다. 이때까지 본 고양이들의 성장 과정과 재미있는 에피소드들을 그들에게 들려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기억나는 이야기들을 글로 써보다가, 문득 그림을 통해서 보여주면 더 재미있겠다는 생각으로 만화를 시작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더 욕심을 내자면 길고양이에 대해 안 좋게 생각하는 분들의 오해를 풀 수 있는 내용도 보여주어 마음을 돌리고 싶다”며 웃었다. 

박정민 씨가 연재하고 있는 웹툰(사진: 페이스북 KAT페이지 캡처.)

박 씨는 학교 고양이, 동물 캐릭터가 있는 보틀, 스티커 등 여러 가지 상품도 제작해 학교 축제나 페이스북을 통해 판매하고 있다. 수익금은 모두 고양이를 보살피는 데 쓴다.

박정민 씨가 실제로 제작한 학교 고양이 스티커(사진: 페이스북 KAT페이지 캡처.)
박정민 씨가 직접 제작한 고양이 보틀(사진: 페이스북 KAT페이지 캡처.)

박 씨는 길고양이에 대해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의 시선이 가장 힘들다고. 그래서 “냄새나고 고양이들이 꼬일 거라고 밥 주지 말라고 싫어하는 분들이 있지만, 최대한 그런 분들에게 기분 상하지 않게 하면서 오해를 풀려고 노력한다”고 한다. 그는 “고양이들이 너무 귀여워서 할 일을 제대로 못 하겠다”고 웃으며 덧붙였다.

박 씨에게 길고양이는 가족과 같은 존재다. 그는 “고양이가 좀 앙칼지지만 좋은 건 좋다고, 싫은 건 싫다고 표현한다. 그리고 말 못하는 동물이지만 오히려 얻어 가는 게 많다”고 말했다. 박 씨에게 그림은 세상과 소통하게 만드는 수단이다. 그는 어릴 때 친구가 별로 없어서 집에서 그림 그리기를 즐겨 했다. 그림 덕분에 많은 사람들과 잘 어울릴 수 있었다. 그는 "캐리커처, 벽화나 페이스 페인팅 등 그림과 관련된 봉사활동을 많이 다니면서 새로운 인연들을 많이 만났다”고 말했다.

인터뷰를 하고 있는 박정민 씨(사진: 취재기자 강주화.)

그는 “어릴 때부터 작가가 꿈이었는데 벌써부터 작가라고 불러주는 분들도 계신다”며 “작가라는 말을 들으니까 고양이 덕분에 벌써 꿈을 이뤘다는 생각도 든다. 그래서 고양이들에게 되게 고맙다”고 말했다. “길에 사는 동물들에 대한 편견들이 없어졌으면 좋겠다”고 말하는 박 씨는 다양한 주제를 통해 고양이 웹툰을 계속해서 그려나갈 계획이다.

취재기자 강주화 reporter1@civicnews.com

<저작권자 © CIVICnews / 시빅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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