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곡하와이, 38년 만에 폐업...100억 적자 못견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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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곡하와이, 38년 만에 폐업...100억 적자 못견뎌
  • 취재기자 정인혜
  • 승인 2017.05.29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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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티즌들, SNS에 과거 사진 올리며 추억 공유 / 정인혜 기자
부곡하와이가 폐업 소식을 알렸다(사진: 부곡하와이 홈페이지).

종합 온천리조트 부곡하와이가 문을 닫았다. 개장한 지 꼭 38년 만이다.

부곡하와이는 지난 28일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폐업 소식을 알렸다. 부곡하와이는 이날 “지난 38년 간의 역사 속에 많은 분들의 추억이 함께 했음을 잊지 않겠다”며 “훗날 고객님들의 깊은 사랑에 보답할 수 있는 새로운 만남을 기약한다”고 전했다.

경남 창녕군 부곡 관광특구 내 위치한 부곡하와이는 1급 관광호텔을 비롯해 대정글탕과 각종 스파시설, 실내·야외 수영장, 놀이동산, 조각공원 등이 두루 갖춰진 리조트였다. 지난 1982년 재일교포 고 배종성 회장이 설립했으며, 개관 당시 국내에서는 보기 드문 시설로 수학여행은 물론 신혼여행 코스로도 각광을 받았다. 호황을 이뤘을 때는 연간 200만 명이 찾기도 했지만, 지난해 입장 인원은 호황기의 10분의 1인 24만여 명으로 뚝 떨어졌다.

폐업 배경에는 큰 적자폭이 원인으로 꼽힌다. 지난 3년간 누적 적자액만 100억 원에 달했다는 것. 인근에 위치한 김해와 양산에 워터파크와 종합 레저 시설들이 들어서면서 부곡하와이는 낡은 시설로 경쟁력을 잃었고, 결국 적자를 메워줄 새로운 투자사를 찾지 못한 채 폐업을 결정하게 됐다고 한다.

세월호 참사와 메르스 사태를 원인으로 지목하는 의견도 눈에 띈다. 부곡하와이 직원이라고 밝힌 한 네티즌은 “세월호 참사로 단체 행사가 줄줄이 취소됐고, 그때 눈덩이처럼 누적 적자가 발생했다”며 “부지 담보 대출로 겨울 영업에 성공해 다시 일어서려는 찰나, 메르스 사태가 터져 속절없이 무너진 것”이라고 말했다.

소식을 접한 시민들은 아쉬운 내색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대학생 오휘진(26, 부산시 연제구) 씨는 “초등학생 때 이후론 안 가봤지만 폐업한다니까 괜히 서운하다”며 “어렸을 적 추억 한 페이지가 사라지는 기분”이라고 말했다. 직장인 최시훈(33, 서울시 강동구) 씨는 “1세대 테마파크들이 없어지는 걸 보니 마음이 짠하다”라며 “시설을 재보수해서 머지않아 다시 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소식을 접한 네티즌들은 부곡하와이에서 촬영한 과거 사진을 올리며 아쉽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사진: 인스타그램).

인터넷에도 아쉽다는 반응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 인스타그램 등 SNS에 과거 유년 시절 부곡하와이에서 찍은 사진을 올리며 추억을 공유하는 네티즌들도 눈에 띈다. 한 네티즌은 “20대, 30대 중에 유치원 시절 부곡하와이에서 인디언 복장하고 찍은 사진 없는 사람이 몇이나 되겠냐”며 “왠지 마음이 짠하다”는 글을 남겼다.

이에 대해 창녕군 관계자는 “경남의 대표 관광지 부곡하와이가 폐업하게 돼 유감”이라면서도 새로운 관광 명소로 재탄생시킬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관계자는 “사측에도 새로운 부곡하와이 개장을 위해 노력해 줄 것을 당부했다”며 “자치 단체 나름대로 노력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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