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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한 기업 표방한 배송업체 쿠팡, "직원들에겐 갑질 기업"

기사승인 2017.05.12  08:3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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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누적된 적자 부당해고로 땜빵" 직원 반발...회사 측 "인터넷 떠도는 유언비어일 뿐"/ 정인혜 기자

쿠팡이 배송 직원 대량 해고 의혹으로 논란에 휩싸였다사진: 구글 무료 이미지).

착한 기업을 표방해온 소셜 커머스 쿠팡이 논란의 중심에 섰다. 자사 배송직원인 ‘쿠팡맨’들을 부당해고하고 있다는 소문이 돌면서부터다.

이 같은 논란은 지난달 23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글로부터 촉발됐다. 본인을 ‘쿠팡맨의 아내’라고 소개한 해당 네티즌은 “쿠팡이 쿠팡맨들을 대규모로 해고하고 있다”며 “쿠팡은 쿠팡맨 몇만 명을 뽑겠다는 식으로 좋은 회사인 척 언론에 알리고 있지만, 속은 다 썩어 문드러져 가는 기업”이라고 쿠팡의 갑질 행태를 고발했다. 현재 해당 글은 삭제된 상태다.

논란이 일자, 쿠팡 측은 “사실무근”이라며 진화에 나섰다. 당시 쿠팡 관계자는 “최근 회사 재무제표가 공개되면서 여러 말들이 나오고 있지만, 회사는 문제 없이 잘 돌아가고 있다”며 “인터넷에서 돌고 있는 이야기는 모두 ‘유언비어’”라고 일축했다.

하지만 쿠팡맨들은 이 같은 해명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쿠팡맨으로 근무했던 A 씨는 쿠팡이 대규모 부당해고를 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지난해 업무 중 발생한 사고로 산재를 신청한 뒤 재활치료를 하던 중 퇴사 통보를 받았다. 

부당함을 해소하는 A 씨에게 회사 측은 “무단결근을 했든, 산재를 썼든 일을 안 한 건 마찬가지”라는 대답을 내놨다. 현행 근로기준법은 ‘근로자가 업무상 부상 또는 질병의 요양을 위하여 휴업한 기간과 그 후 30일간은 해고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A 씨는 “재활 치료를 받는 기간은 법에서도 근로 일수로 인정하는데, 회사는 이를 이유로 근로해지를 통보했다”며 “이게 말이 되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쿠팡의 해고 처분을 “사회제도를 완전히 무시하는 처사”라고 비판한 그는 “회사를 위해서 열심히 일했을 뿐인데 다쳤다고 버림받을 줄은 몰랐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이어 A 씨는 두 번 다시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라도 복직을 희망한다고 말했다. 그는 “불미스러운 일들이 있었지만, 회사 자체가 나쁘다고 보지는 않는다. 나를 포함한 모든 쿠팡맨들은 회사가 잘 되기만을 바라고 있다”며 “모쪼록 잘 복직돼서 좋은 선례로 남고 싶다”고 말했다. 현재 그는 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해놓은 상태다.

쿠팡은 24시간 안에 제품을 고객에게 배달하는 로켓배송 서비스로 소비자들에게 큰 인기를 끌었다(사진: 구글 무료 이미지).

현재 쿠팡은 적자에 시달리고 있다. 지난달 14일 전자공시를 통해 공개한 재무제표에 따르면, 쿠팡은 지난해 기준 1조 9000억 원에 달하는 매출을 올렸지만, 5618억 원의 적자를 냈다. 1조 1000억 원의 매출을 올린 전년도인 지난 2015년에는 5470억 원의 적자를 냈다. 매출도 증가했지만, 적자도 140억 원 늘어났다.

결과적으로 2년간 누적 적자만 1조 1088억 원이 된 셈이다. 이는 지난 2015년 소프트뱅크 손정의 회장으로부터 투자받은 10억 달러(한화 약 1조 원)를 넘어서는 금액이다. 현금 보유액도 지난해 4분기 기준으로 3632억 원으로, 같은 해 3분기 6565억 원보다 절반가량 줄었다.

천문학적인 적자의 원인으로는 ‘로켓배송’이 꼽힌다. 로켓배송은 쿠팡맨이 24시간 안에 제품을 배달해주는 쿠팡의 대표적인 서비스다. 쿠팡에 따르면, 쿠팡은 지난해 인건비로만 5664억 원을 사용했다. 로켓배송 지역을 전국으로 확대하면서 인건비가 대폭 늘었다는 것이다. 

이 가운데 쿠팡은 최근 잠실로 사옥을 이전했다. 잠실 사옥은 보증금 1000억 원, 연간 월세만 150억 원에 이른다. 쿠팡맨들이 불만을 호소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수천 억 적자에도 신사옥으로 이전하는 이유를 이해할 수 없다는 것. 

한 쿠팡맨은 “회사가 어려워서 정리해고를 한다면 어쩌겠나. 문제는 직원들 임금 깎아서 사옥을 이전하고 고위 임원들은 억대 연봉 잔치를 한다는 것”이라며 “힘 없는 노동자들은 항상 이렇게 당할 수밖에 없는 것 같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그는 “올 초부터 동료들이 대거 잘려나가면서 업무량이 살인적으로 늘어났다”며 “남은 사람들도 언제 잘릴지 모른다는 불안감 속에서 배달 업무를 보는 중”이라고 말했다. 배송을 담당하던 쿠팡맨들이 대량 해고되면서 업무량이 늘어났다는 설명이다.

쿠팡 측은 사무직 직원들에게 배송 업무 투입을 독려하는 메일을 보냈다(사진: 독자 제보).

이 가운데 쿠팡에서는 사무직 직원들에게 배송 업무 투입을 독려하는 메일을 보냈다. 사 측은 최근 사내 메일을 통해 “쿠팡맨 배송을 도와주실 지원자 200명을 모집한다”는 메일을 보냈다. 

이에 대해 한 쿠팡맨은 “대량 해고로 배송인력이 모자라니까 이제는 사무직원들까지 택배 보조 직원으로 투입하려 한다”며 “정말 별의별 일들이 다 일어나고 있다”고 씁쓸하게 웃었다.

그는 “동료들끼리 우스갯소리로 이 회사는 ‘타이밍 싸움’이라는 이야기를 한다. 타이밍이 좋으면 정규직으로 일 할 수 있고, 타이밍이 나쁘면 하루 아침에 실업자 신세가 되기 때문”이라며 “회사 측의 이런 갑질 행태가 빨리 알려져 상황이 개선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쿠팡 측 관계자는 “일방적으로 해고를 통지하거나 노동자들에게 불이익을 준 적은 없다”며 “고객들에게 더 좋은 서비스를 실현하기 위해 직원 채용을 늘려갈 것”이라고 말했다.

소식을 접한 시민들은 충격적이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불매 운동으로 확산될 조짐도 보인다. 

쿠팡맨 서비스 때문에 쿠팡만 이용했다는 주부 김경은(31, 부산시 중구) 씨는 “최근 들어 쿠팡맨 서비스가 예전 같지 못하다고 느꼈는데, 회사 내부에 문제가 있었을 줄은 몰랐다”며 “쿠팡맨이 없으면 쿠팡을 사용할 이유가 없다”고 잘라 말했다.

또 서울의 다른 주부 정지연 씨는 “쿠팡맨들이 불합리한 대우를 받고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서부터 바로 쿠팡 앱을 삭제했다”며 “모든 문제가 원만히 해결되었다는 기사를 보기 전까지는 쿠팡을 절대 이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취재기자 정인혜 reporter1@civicnews.com

<저작권자 © CIVICnews / 시빅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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