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벅지 드러나는 반바지 입으려니 다리털이 고민"...'젠더리스룩' 유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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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벅지 드러나는 반바지 입으려니 다리털이 고민"...'젠더리스룩' 유행
  • 취재기자 강주화
  • 승인 2017.05.10 1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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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선 남성화장술 소개 인기...여성들은 남성 셔츠 모양의 오버사이즈 패션에 관심 / 강주화 기자
패션 브렌드에서 다양한 종류의 반바지를 판매하고 있다(사진: H&M, 스파오 홈페이지 캡처.)

성과 나이의 파괴가 주 특징인 패션의 새로운 경향 ‘젠더리스 룩’이 이번 봄, 여름 남자 패션 트렌드로 떠올랐다. 젠더리스 룩(genderless look)이란 남성, 여성 별개로 나눠진 패션을 반대의 성이 입는 것이다. ‘젠더리스 룩’은 남성과 여성의 구별이 없는 남녀 겸용 옷을 뜻하는 ‘유니섹스’와는 개념이 다르다. 치마를 입은 남성, 몸매 선이 드러나지 않은 옷을 입은 여성 등을 뜻하는 ‘젠더리스 룩‘은 성의 구분이나 연령을 예측하기 어려운 옷을 입는 것. 

남성 젠더리스 룩에는 분홍색 옷, 짧은 반바지, 시스루 등이 있다. 패션 브랜드들은 특히 이번 여름에는 남성 짧은 반바지가 유행할 것이라고 2017 S/S 컬렉션을 통해 예측하고 있다. 이번 여름 트렌드인 짧은 반바지는 허벅지 반 정도의 길이를 갖고 있으며, 스포츠 의류와 같이 입는 짧은 반바지가 아닌 셔츠와 어울리는 댄디한 이미지를 보여준다.

개그맨 김기수 씨가 메이크업 유튜버로 활동하고 있다(사진: 유튜브 캡쳐).

젠더리스 룩은 일부 연예인들이 주도하고 있다. 젊은이들이 연예인들이 이끄는 새로운 패션인 젠더리스 룩에 관심을 두고 있는 것. 개그맨 김기수 씨는 최근 젠더리스 화장을 선도하고 있다. 현재 유튜브에서 남성 뷰티 크리에이터로 활동 중인 김 씨는 자신이 메이크업하는 과정을 동영상으로 올리고 있다. 김기수 씨의 유튜브 채널에는 다양한 화장법을 소개하는 동영상들이 가득하다. 그의 유튜브 채널 구독자 수는 현재 6만 명이 넘었다. 

걸그룹 AOA 설현이 오버사이즈 셔츠를 통해 젠더리스룩을 선보이고 있다(사진: 마인드 브릿지 홈페이지 캡처.)

여성 패션 또한 젠더리스가 유행이다. 대표적으로 저번 달 화보를 통해 걸그룹 AOA 설현이 젠더리스 룩을 선보였다. 설현은 ‘마인드 브릿지‘라는 캐쥬얼 의류 브랜드 화보를 통해 스트라이프 패턴의 남성 셔츠 크기의 오버사이즈 셔츠를 입은 패션을 보여줬다. ‘마인드 브릿지’관계자는 “몸매의 선을 강조하지 않았음에도 색다른 섹시미를 자아낸다. 이 잡지에서 설현은 "몸매가 드러나지 않는 넉넉한 사이즈의 셔츠가 원피스보다는 여성 고객들에게 반응이 좋다”며 “올해는 여성미를 강조하기보다는 멋스러우면서도 섹시한 느낌이 강세를 이룰 것”이라고 전했다.

패션 업계 종사자 정모 씨는 젠더리스 룩 유행은 남자들이 옛날과는 다르게 자신을 꾸미고 가꾸는데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과 관련이 있다고 밝혔다. 정 씨는 “이미 패션에서는 성의 경계가 많이 무너졌다. 색상이든 옷이든 남성, 여성을 나누는 것은 조금은 구시대적인 발상이다”라고 말했다. 정 씨는 “내가 제작하는 옷도 남녀 구분이 없다”며 “옷으로 남녀 구분을 짓는 것보단 어느 누가 입어도 편하고 예쁜 옷을 만들고 싶다”고 덧붙였다.

인터넷 마켓에서 다양한 종류의 다리털 숱 제모기를 판매하고 있다(사진: 지마켓 웹사이트 캡처)

이처럼 올 여름에 짧은 바지의 유행할 것으로 보이자 다리털에 대한 걱정이 생긴 남성들이 늘어났다. 패션에 민감한 남자 휴학생 박모(22) 씨는 이번 여름에 허벅지가 훤히 드러나는 짧은 남성 반바지가 유행한다는 기사를 접했다. 이 기사를 읽은 박 씨는 자신의 수북한 다리털을 보며 고민했다. 짧은 반바지를 입으려면 다리가 매끈하진 않아도 깔끔해야 되기 때문이다. 그는 다가올 여름을 위해 다리털 정리를 할까 망설이고 있다.

인터넷 마켓, 뷰티 스토어 등에서는 남성용 다리털 제모기를 판매하는 곳이 늘어났다. 남성용 다리털 제모기란 완벽하게 다리털을 깎아내지는 않고 털의 숱만 적당한 길이로 제거해주는 기계다. 올리브 영 직원 차진영(22) 씨는 요즘 남성 고객들이 다리털 숱 제모기를 많이 찾는다고 말했다. 차 씨는 “처음 다리털 제모기를 보는 남성 고객들은 신기해 하지만, 정보를 알아보고 오시는 손님이 대체로 많다”고 말했다. 차 씨는 “여름이 다가오면서 많은 고객들이 찾고 있다”며 “이제 날씨가 더워지면 옷이 짧아지는 만큼 (남성용 제모기가 )더 많이 팔릴 것 같다”고 말했다.

경성대 패션디자인학과 이영주 교수는 남성들의 짧은 반바지는 앞으로 쭉 유행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영주 교수는 “요즘 놈코어(normcore) 룩의 유행으로 남녀 모두 캐쥬얼한 경향을 띠고 남녀 품목에 대한 경계가 점점 무너지는 추세이니 남자들도 편한 복장으로 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영주 교수는 패션에서 이제 남녀를 구분하는 것이 부자연스러운 시대가 된 것 같다고 밝혔다. 이 교수는 “앞으로는 자기 얼굴색에 따라 옷의 색상을 선택하지, 성별에 따라 색을 구별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이러한 현상이 점점 더 가속화돼 남성들이 여성보다 더 패션에 관심을 가질 날도 멀지 않은 듯하다”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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