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안철수· 유승민· 심상정 국공립 유치원 확대, 홍준표 학자금 무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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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안철수· 유승민· 심상정 국공립 유치원 확대, 홍준표 학자금 무이자
  • 취재기자 정혜리
  • 승인 2017.05.01 2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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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키우고 싶은 대한민국] ②보육·교육 공약...후보간 정책 대동소이, "문제는 실천 의지" / 정혜리 기자
대통령 후보들은 아이 키우기 좋은 대한민국을 만들겠다며 다양한 보육 정책을 내놓고 있다(사진: 취재기자 정혜리).

[편집자주] 인구 절벽 시대. 출생아 수가 올해에도 연속으로 감소율을 보이고 있고 ‘인구 절벽’, ‘출산 절벽’이라는 말이 유행할 정도다. 통계청은 저출산 진행 속도가 점점 빨라져 올해 연간 신생아 수가 사상 처음 40만 명 이하로 떨어질 것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지난 11년간 정부는 100조 원이 넘는 금액을 저출산 해결에 쏟아 부었지만 문제는 해결되지 않았다. 아이를 낳고 싶지만 낳지 못하는 나라, 낳아서 키울 수 없는 나라에 산다는 지금 유권자들은 대선주자들의 출산, 보육 정책에 관심을 집중하고 있다. 아이 낳고 싶은 부모를 위해 출산과 보육 정책에 대한 대권주자들의 공약을 정리해 2회에 걸쳐 게재한다.

 

직장인 주민정(34, 부산시 수영구) 씨는 5세짜리 둘째 아이 유치원이 고민거리다. 주 씨의 집 근처에는 병설 유치원이 두 곳, 단설 유치원이 한 곳 등 국공립은 단 세 곳뿐이다. 추첨에서 떨어져 대기번호를 받아 1년 전부터 기다리고 있지만, 주 씨는 “어쩔 수 없이 사립에라도 보내야겠다”고 말했다. 주 씨는 둘째 아이를 낳고 맞벌이부부 생활에 아이 둘 키우기가 어려워 친정 부모와 한 아파트로 이사했다. 그동안 주 씨의 퇴근 전까지 어머니가 아이들을 돌봐줬지만 그마저도 어머니의 허리디스크 수술로 어렵게 됐다. 주 씨는 “사립은 1년에 300만 원이 넘게 든다는데... 첫째 아이 학원비에, 둘째 유치원까지 하면... 아휴” 하고 한숨을 내쉬었다.

임신 8개월 차인 김소연(28, 서울시 은평구) 씨는 아이가 태어나기 전에 어린이집 대기부터 넣어 둬야 한다는 조언을 받았다. 아파트와 가깝고 입소문이 좋은 어린이집에는 들어가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김 씨는 “천천히 보낼까 했는데 맘카페 회원들 얘기를 들어보니 막상 보내고 싶을 때는 자리가 없어서 못 보내게 된다더라”고 말했다. 김 씨는 대부분의 엄마들은 아이가 돌이 넘으면 어린이집에 보낸다며 빠르면 10개월, 느리면 두 돌 사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각당 대선후보들은 워킹맘들의 고충을 반영해 다투어 공약으로 내놓았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는 국가가 교육을 완전히 책임지겠다며 공교육 국가 책임 부담 공약을 발표했다. 문 후보 측은 유아에서 대학생까지, 누리과정 예산을 정부가 부담하고 고교 무상교육, 대학생은 반값등록금 실질적 실현, ‘공공기숙사’ 확대 방안을 내놨다.

문 후보는 0세부터 초등학교 6학년까지 부모의 자녀 돌봄 부담도 해소하겠다고 밝혔다. 초등학교 전 학년 돌봄 교실을 확대해 ‘초등학생 완전책임 돌봄 체계’를 구축하고 만 12세 이하 맞벌이부모 자녀는 찾아가는 ‘아이돌봄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한다는 것. 또 국공립 어린이집 이용 아동 기준을 전체 대비 40% 수준으로 확대하겠다고도 했다.

사교육도 줄이겠다고 밝혔다. 여기에는 1수업 2교사제, 고교학점제-수강신청제를 도입해 고교서열화를 해소하고 문예체 교육을 강화한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또 교육과정 분량과 난이도를 완하하고 영유아 사교육 억제, 초등학생 놀이, 독서시간 보장 등도 함께 하겠다고 밝혔다. 아동수당 지급은 일단 0~5세 월 10만 원부터 시작해 단계적으로 상향 조정할 계획도 들어 있다.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는 국가가 책임지고 출산·보육하겠다고 약속하고 있다. 출산 시 둘째부터 1000만 원 지원, 셋째부터는 자녀교육비도 지원하며 가정양육수당을 2배 인상, 누리과정 소득하위 20% 이하 가정에는 지원액 2배 인상을 공약했다. 또 홍 후보 측은 육아휴직 급여 한도를 2배 인상하고 부모 육아휴직을 확실하게 보장해 보육시설을 대폭 확대하는 방안으로 보육 걱정을 없게 하겠다고 밝혔다.

홍 후보 역시 아동수당, ‘미래양성바우처’를 지급하겠다고 나섰다. 또 보육교사의 근무 환경을 개선하고 처우를 강화하겠다는 공약도 있다.

홍 후보의 교육 공약은 돈 없어서 공부 못하는 학생이 없도록 한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홍 후보의 ‘4단계 희망사다리 교육 지원제도’는 1단계로 초중고 학습시기 온라인 수강과 학습교재 구입용 교육복지카드 지급, 저소득층 안경 무료 지원, 2단계는 대학 입학생에게 대입 성적 우수자 입학, 등록금 지원, 3단계는 대학 재학생에게 상경 대학생용 기숙사 건립, 4단계는 졸업시기 양질 일자리 취업 알선 등으로 총 4단계를 구분되어 있다.

홍 후보의 대학 등록금 공약 중에서는 취업 후 상환 학자금 대출을 무이자로 전환하고 신용유의자 5만 5000명 채무를 완화하겠다는 내용이 있으며, 일반 상환 학자금 대출은 저금리로 전환 대출한다는 내용도 들어 있다. 홍 후보는 대학 졸업유예비 납부도 없애 학생 부담을 최소화시키고 단계적 학제 개편을 추진해서 교육체계도 개편할 예정이다.

홍 후보 교육 공약 중 눈에 띄는 것은 사법고시 존치 공약인데, 이는 계층 이동 사다리를 남겨 누구나 노력하면 법조인이 되게 한다는 것으로 일명 '개천에서 용이 나게 한다'는 정책이다.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는 일·생활 균형을 통해 함께 일하고, 함께 돌보는 성평등 사회를 실현하겠다며 성평등 국가 책무 확립을 위한 국가 대개혁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안 후보는 가족과 기업, 국가가 함께 자녀를 키우기 위해서는 국공립 어린이집 확대, 공립 유치원 확충, 보육교사 근무 여건 개선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안 후보는 방과 후 돌봄 교실 확충과 지역아동센터 내실화, 아동수당 도입도 약속했다.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는 ‘육아휴직 3년법’을 내놨는데, 이와 함께 현행 만 8세, 초등학교 2학년까지 사용할 수 있는 육아휴직 제도 규정을 만 18세, 고등학교 3학년까지 개정해 미성년자 자녀를 위해 휴직할 수 있는 ‘자녀 성장 단계별 돌봄 휴직’도 도입한다고 밝혔다.

유 후보 정책에는 공공 보육시설 이용 아동수도 현재 28%에서 70%로 대폭 확대한다는 내용도 있다. 이는 민간·가정 어린이집을 국공립으로 전환하고 국가가 운영비, 인건비, 교사교육을 지원하는 공공형 어린이집 수를 늘리겠다는 것. 유 후보는 영세기업과 영세자영업이 집중된 지역에는 정부 주도로 권역별 어린이집을 설치한다고도 약속했다. 또 초등학생부터 고등학생 자녀까지 자녀 1인당 10만 원의 아동수당도 도입한다고 발표했다.

유 후보는 공교육 역할을 강화한다고 약속했다. 초등학교 전 학년의 하교시간을 월~금 오후 4시로 단일화하고 4시 하교 후에는 7시 30분까지 방과후 교실, 돌봄교실, 드림스타트, 지역아동센터 등을 활성화하겠다고 밝혔다.

유 후보는 대학 입시를 단순화할 계획이다. 여기에는 학교생활기로부, 면접, 수능으로 사교육 부담을 주는 논술은 폐지하고 수상경력은 생활기록부에 반영하는 것을 금지한다는 내용이 들어 있다. 자유학기제를 한 학기에서 두 학기로 늘려 자유학년제로 운영하며 자사고와 외고 폐지, 개별 고등학교 교육과정 다양화가 교육 공약의 구체적 방안으로 제시되어 있다. 또 교육부를 교육격차 해소 등 교육 복지 업무와 평생학습 기능으로 개편할 계획도 제시하고 있다.

정의당 심상정 후보는 맞벌이 부모의 근무시간을 조정하는 시차 출퇴근제 등 유연근무제를 확대 제도화를 공약으로 내놨다.

또 심 후보는 수능 절대평가, 중학교 내신 온건 절대평가, 고른 기회 대입 전형을 확대해 11% 수준을 22%로 끌어 올린다고 했다. 또 주요 대학 고른 기회, 지역 균형 선발을 합계 50% 수준으로 늘리고 입시를 수능, 학생부교과, 학생부종합 3가지로 간소화하겠다고 공약했다.

심 후보의 등록금 정책으로는 국공립대 등록금 제로, 사립대는 액수 상한 표준등록금제로 등록금 반값, 고등교육 재정 교부금법 제정, 학자금 대출 금리 1% 이하, 대학생 취업 후 상환, 졸업 25년 후 상환 면책 등의 방안 등이 포함되어 있다.

후보들의 교육 공약을 정리하면, 문재인 후보는 국공립유치원을 40%까지 확대하고 사교육 줄이기를 앞세웠고, 홍준표 후보는 4단계 희망 사다리 계획, 학자금 대출자 부담 줄이기를 강조했다. 안철수 후보도 국공립 어린이집, 유치원 확대, 보육교사 근무 여건 개선을 공약했다. 유승민 후보는 공공보육시설 70% 확대, 공교육 강화를, 심상정 후보는 맞벌이부모 유연근무제, 수능 개편을 주요 교육 정책으로 내놨다.

문재인, 안철수, 유승민, 심상정 후보가 국공립 어린이집, 유치원 이용률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는데, 문, 안, 심 후보는 40%까지 확대하겠다고 했고, 유 후보는 70%까지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유권자의 귀가 쫑긋할만한 보육 정책들이 많이 나와 있는데, 문제는 실현 가능성이 있느냐다. 재원 마련 문제뿐만 아니라 정책 실현 의지를 보여주는 ‘이행기간’도 중요하다. 어떤 후보의 공약에는 이행기간이 ‘2018년부터 2020년까지’라며 단계별 구체적 방안이 소개된 반면, 또 다른 후보의 공약에는 ‘임기중’이라고 단순하게 적혀 있다.

대학생 장동희(26, 부산시 부산진구) 씨는 “학자금 대출이 많은데 홍준표 후보 공약이 솔깃하다”고 말했다. 직장인 김설희(32, 부산시 강서구) 씨는 “공약이 좋으면 뭘 하겠느냐, 지켜야 말이지”라며 “사실 공약만 보자면 2012년 박근혜 대통령 공약집이 최고였다”고 혀를 찼다. 직장인 서상진(49, 부산시 부산진구) 씨는 “나이 많은 정치인들이라 서민 아이 키우는 데에 현실 감각이 없을 수 있다”며 “잘 도와줄 수 있는 전문가가 옆에 있는 후보가 대통령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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