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정보 공유 사이트 '맘카페' 회원들 진상 갑질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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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정보 공유 사이트 '맘카페' 회원들 진상 갑질 많다
  • 취재기자 정인혜
  • 승인 2017.04.06 19:52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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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점 등 찾아 아이 내세워 무리한 요구 일쑤... '맘충' '낭낭충' 비판 봇물 / 정인혜 기자
일부 '맘 카페' 회원들이 블랙컨슈머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사진: 구글 무료이미지).

주택가에서 일식집을 운영하는 장모(34) 씨는 얼마 전 이른바 ‘진상’ 손님들을 만났다. 유치원생 세 명을 데리고 온 30대 여성 네 명은 돈가스 4개를 주문하면서 “애들 먹일 카레를 조금만 달라”고 말했다. 장 씨가 “메뉴에 있는 카레를 주문한다는 말이냐”고 묻자 “아이들은 많이 안 먹으니 서비스로 조금만 ‘덜어달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메뉴를 서비스로 내드릴 순 없다”고 말했으나, 그 손님들은 들은 체도 하지 않았다. 한참의 실랑이 끝에 참다못한 장 씨는 손님에게 '나가달라'고 한마디 하려다가 말을 삼켰다. 손님이 먼저 한 말 때문이었다. “동네에서 장사하시면서 이런 식으로 영업하시면 안 되죠. 맘 카페에 다 올릴 거예요.”

지역 생활이나 육아 정보를 공유하는 일부 ‘맘 카페’가 지역 상권을 쥐고 흔드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 소비자의 권리를 찾는 수준을 넘어 횡포에 가까운 행태까지 보여 영세 가게 업주들을 울리고 있다. 

맘 카페는 같은 지역의 엄마들이 가입하다 보니, 이곳에 모이는 의견들은 지역 상권에도 막대한 영향을 미친다. 정보 공유와 소통이라는 순기능이 주를 이루지만, 일부 엄마들이 ‘블랙컨슈머’로 진화하고 있다는 우려 섞인 반응도 나온다.

카페 아르바이트생들도 맘 카페 이야기만 나오면 학을 뗀다. 대학생 최시영(26, 부산시 중구 창선동) 씨는 아이와 함께 카페를 찾은 엄마 손님들이 가게 물건을 깨고 별다른 배상 없이 가는 일이 예사라고 말했다. 배상을 요구하면, 대부분 “아이가 실수한 건데 왜 그러냐”는 대답이 돌아온다고.

최 씨는 “얼렁뚱땅 넘어가려는 엄마 손님들에게 배상을 요구하면 항상 ‘맘 카페에 올리겠다’는 협박을 한다”며 “동네 장사 들먹이면서 막무가내로 나오면 더 이상 대응할 수단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모든 엄마 손님들이 다 그런 건 아니지만, 이상한 엄마들 정말 많다”며 “맘 카페를 어디서든 통하는 ‘하이패스’쯤으로 생각하는 것 같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이렇듯 맘 카페가 ‘갑질’을 할 수 있는 배경에는 맘 카페의 홍보력이 막강하다는 데도 있다. 키즈 카페를 운영하는 한 업체 사장은 맘 카페에서 활동하는 회원들에게 무료 이용권을 주면서 포스팅을 유도한다. 그는 “지역 장사하면서 맘 카페 영향력을 무시하기가 힘들다”며 “실제로 전단지 500장 돌리는 것보다 맘 카페에 글 한 번 올라가는 게 훨씬 광고 효과가 좋다”고 말했다. 가게 홍보를 위해서는 맘 카페의 입김이 어쩔 수 없이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이를 보는 여론의 시선은 싸늘하다. 인터넷에서는 아이를 내세워 갑질하는 엄마들을 겨냥한 ‘맘충’, ‘낭낭충’이라는 신조어가 유행하기도 했다. 맘충은 엄마를 뜻하는 영어 단어 ‘Mom’에 벌레 ‘충(蟲)’ 자를 더한 단어로, 개념 없는 행동을 일삼으면서 잘못에 대한 인식이 아예 없는 무개념 엄마들을 일컫는 말이다.

'낭낭충'이라는 단어가 유행하게 된 발단 (사진: 나무위키 캡처).

낭낭충은 지난 2014년 모 배달 앱 리뷰란에 올라온 사용자 후기에서 비롯됐다. 이 사용자는 짜장면 두 그릇을 주문하며 “한 그릇은 애기도 같이 먹을 거니까 양 좀 낭낭하게 달라고 했는데 별 차이가 없었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또 "아이가 다른 음식은 잘 안 먹고 군만두는 먹으니 서비스로 몇 개 챙겨 달라 요청했는데 묵살 당했다"며 불만을 표했다. 

이를 두고 네티즌들은 자기 아이만 신경 쓰고 남을 배려하지 않는다며 일제히 성토했다. 요구가 관철되지 않자 불만 리뷰를 올리는 것이 이른바 맘충의 전형적 모습으로 비쳐졌기 때문이다.

평범한 주부들은 일부 맘 카페 회원들의 모습이 모든 엄마로 확대 해석될까 걱정했다. 주부 정수연(34, 부산시 연제구) 씨는 “안 그래도 요즘 맘충이라는 말이 유행하는 통에 아이 데리고 외출할 때마다 남에게 폐를 끼치지 않을까 신경을 곤두세운다”며 “일부 개념 없는 엄마들을 보고 ‘모든 엄마들은 다 저럴 것이다’라는 편견이 생길까봐 걱정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아이들 내세워서 구걸하는 것은 거지나 하는 짓”이라며 “‘애들 먹을 거니까’, ‘애들 쓸 거니까’ 이런 건 애들 부모가 챙기는 거지, 주변 사람들에게 애들을 방패삼아 요구하면 안 된다. 애들 앞에서 부끄러운 짓을 하는 엄마들은 각성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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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4-07 20:51:16
답은 [노키즈존]이다

깡구 2017-04-07 11:33:45
같은엄마로써 이건 아니죠~~~
아이에게 밥을 해서 줘야하는게 엄마인데..
없는 서비스를 만들어 달라고하고..
안주면 평 나쁘게 써주고..
아이코 세상이 대체..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