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 게임 '오버워치', 욕설 난장판..."해도너무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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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버 게임 '오버워치', 욕설 난장판..."해도너무해"
  • 취재기자 박영경
  • 승인 2017.03.20 20:08
  • 댓글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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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유저 향해 육두문자 예사, "애교 부려봐" 성적 수치심 불러일으키기도 / 박영경 기자
오버워치 내 여성 유저들은 욕설과 비방을 피하기 위해 고의적으로 아이디를 중성적 또는 남성적인 느낌을 풍기도록 생성하는 경우가 많다(사진: 취재기자 박영경).

박해리(22, 부산시 부산진구 부암동) 씨는 예전에 즐겨 했던 게임을 요즘은 좀처럼 접속하지 않는다. 게임 과정에서 자신을 향한 끊임없는 비난과 욕설에 지쳤기 때문.

박 씨는 “게임이 출시되고 나서 매일같이 PC방에 들러 게임을 즐겼지만 여자라는 이유로 접속만 하면 늘 욕을 들으니 요즘에는 별로 게임할 맛이 안 난다”며 “게임하다가 내가 속한 팀이 패배하면 나 때문에 진 것이 아닌데도 화살이 나에게 다 돌아온다”고 하소연했다. 그는 “심지어 친구들은 일부로 여성성이 드러나지 않도록 ID를 생성하더라”고 털어놨다.

작년 5월 출시돼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게임인 ‘오버워치’ 내 성차별 문제가 끊임없이 불거지고 있다. 게임을 즐기는 여성 유저들을 향한 비난과 욕설은 물론 성적 수치심을 일으키는 발언이 난무한다. 인터넷 방송에서는 ‘오버워치에서 여자로 밝혀지는 순간 둗게 되는 말들’ 등을 주제로 방송을 진행할 정도다. 심지어 최근에는 게임 자체를 외면하는 여성 유저들이 느는 추세다.

인터넷 방송에서도 게임 속 성차별 논란에 대해 심각하게 다루고 있다(사진: 카카오톡 화면 캡처).

오버워치 여성 비하 발언과 관련한 게임 인터넷 방송을 시청하다 보면 욕설의 수위가 경악을 금치 못할 정도다. “너 때문에 졌다” “여자가 게임을 왜 하냐” 정도는 애교 수준이다. 여자라는 사실을 숨기기도 힘들다. 게임 중 팀 구성원과 함께 목소리로 이야기를 주고받을 수 있는 ‘팀보이스’를 실행하면 금방 여자라는 것이 들통 난다. 그들은 여성 유저를 향해 “애교 한 번 부려봐라” “신음소리 한 번 내봐라” 등 성적 수치심을 유발하는 발언을 서슴지 않는다.

김신해(22, 경기 용인시 기흥구 영덕동) 씨는 주로 남자 친구와 있을 때만 게임을 한다. 김 씨는 “게임할 때는 타자를 칠 정신이 없어서 채팅하며 게임하기는 힘들기 때문에 팀보이스를 진행할 수밖에 없다”며 “그러면 자연스레 여자인 것을 들키고 욕을 먹기 때문에 친구들끼리만 게임하러 가기는 두렵다”고 밝혔다. 그는 “아무래도 남자 친구와 함께 게임한다는 것을 상대가 알면 욕하는 것이 조금 덜하다”며 “남자 친구 없이 게임하다 몇 번 욕을 먹다 보니 남자 친구 없을 때는 게임할 엄두를 못낸다”고 불평했다.

이호상(23, 경남 창원시 의창구 퇴촌동) 씨는 가끔 SNS에 뜨는 오버워치 방송 영상을 보면 눈살이 절로 찌푸려진다. 이 씨는 “남자인 내가 들어도 그런 욕들은 너무 심했다”며 “본인들 여자친구나 여동생이 게임한다고 생각해도 그럴 수 있겠냐”고 지적했다. 그는 “온라인상에서 얼굴이 안 보인다고 입에 담기도 어려운 말들을 내뱉는 걸 보고 나니 만약 내 여동생이 게임한다 그러면 다른 유저들로부터 욕을 먹게 될까 봐 걱정스럽다”고 덧붙였다.

일각에서는 게임 내 팀보이스 실행 시 음성변조 기능이 추가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욕설 및 비방을 받게 되면 차후에 그 유저들을 신고할 수 있으나 당할 때마다 신고하기도 힘들다는 게 피해자들의 입장이다. 이들은 ”근본적인 퇴치 방법이 필요하긴 하지만 당장 뾰족한 예방책이 없다면 음성 변조 기능이라도 탑재해줬으면 좋겠다”고 입을 모았다.

게임 내에서 채팅 창을 켜면 신고할 수 있는 기능이 있으며 팀보이스 중 가해 유저가 사용한 비방 및 욕설에 대해서는 들은 내용을 기억해 신고 내용으로 작성해야 하며 다양한 항목이 없고 부실하다(사진: 취재기자 박영경).
게임 내에서 채팅 창을 켜면 신고할 수 있는 기능이 있으며 팀보이스 중 가해 유저가 사용한 비방 및 욕설에 대해서는 들은 내용을 기억해 신고 내용으로 작성해야 하며 다양한 항목이 없고 부실하다(사진: 취재기자 박영경).

오버워치 공식 홈페이지 내에는 대표 전화만 있고 고객센터 전화가 따로 없어 피해 사례를 신고하고 싶어도 상담이 쉽지 않다. 강민정(22, 부산시 서구 아미동) 씨는 “게임 내부에 가해 사용자를 신고할 수 있는 기능은 있으나 지금까지 성차별 문제가 계속되는 것은 그것이 해결책이 되지 못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게임 내 욕설 및 비방 관련 문의를 위해 ‘고객지원’ 페이지에 접속해도 서비스는 로그인 불가, 계정정보, 결제 문제, 설치 및 패치 지연 현상, 캐릭터 및 아이템 관련 문제만을 담당하고 있다.

경찰청 사이버 안전국에 의하면, 사이버 명예훼손·모욕, 사이버 스토킹 등은 사이버 범죄 중에서도 불법 콘텐츠 범죄에 해당한다. 사이버 명예훼손 및 모욕은 정통망법 제44조의7 제1항 제2호에 따라 정보통신망을 통하여 다른 사람의 명예를 훼손하는 경우로 규정돼 있다. 사이버 명예훼손 및 모욕의 경우, 벌칙조항 제70조 제1항, 제2항에 해당한다. 벌칙조항 제70조 제1항은 ‘사실 유포로 인한 명예훼손’에 해당하며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게 돼 있다. 제2항은 ‘허위사실 유포로 인한 명예훼손’에 해당하며 7년 이하의 징역, 10년 이하의 자격정지 또는 5000만 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한다고 명시돼 있다.

현재 사이버 명예훼손 및 모욕으로 게임 내 가해 유저를 신고하려면 해당 채팅 화면 캡처는 물론 녹취록을 보유해야 하며 사이버 수사국과 상담 후 신고를 접수할 수 있도록 돼 있다. 강량현(22, 부산시 서구 토성동) 씨는 “게임 내에서 신고하는 건 접속 정지일 뿐이라 경찰에 신고해버리고 싶지만, 절차가 너무 복잡하고 어렵다”며 “당하는 것도 억울한데 신고도 이렇게 어렵게 해야 하냐”며 불만을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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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비 2017-06-03 16:19:09
오버워치가 욕게임중 탑인듯

^^ 2017-04-01 02:17:31
여자도 팀보이스로 욕하고 정치하고 난리더군요. 정말 싫어요

롤접어 2017-03-28 18:17:29
롤씹망겜

초딩들 ㅡㅡ 2017-03-28 07:44:51
나는 솔직히 여자보다 하지말라는데 꼭 하는 초딩들이 제일싫던데...이것들은 욕해도 안되고 좋게 말해줘도 안됨 걍 때리고 싶음

ㅎㅎ 2017-03-28 00:19:07
ㅋㅋㅋ패작게임 접어야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