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 '시사상식 시험' 시행에 취준생들 갑론을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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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시사상식 시험' 시행에 취준생들 갑론을박
  • 취재기자 한유선
  • 승인 2017.03.06 1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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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도한 스펙쌓기를 부추기는 것" 비판에 "시사 상식을 공부할 좋은 기회" 반론도 / 한유선 기자

오는 25일 조선일보가 국내에서 처음으로 뉴스상식시험(뉴스 테스트: NEWS TEST)을 실시할 예정인 가운데, 이을 두고 대학생과 취업준비생들 사이에서 갑론을박이 일어나고 있다.

조선일보에서 시행하는 뉴스상식시험 사이트, 시험 접수 및 관련 정보를 얻을 수 있다(사진: 조선일보 뉴스상식시험 사이트 캡쳐).

최근 가짜뉴스와 같이 확실하지 않은 정보가 진실인 것마냥 유통되어 논란이 일어나고 있다. 이에 따라 뉴스를 올바르게 읽고 이해하는 능력이 더욱 강조되고 있다. 조선일보는 이러한 시점에서 신문 기사의 핵심 정보에 대한 이해력과 응용력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이를 높이기 위해 뉴스상식시험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조선일보는 뉴스상식시험이 진학과 취업, 승진 평가 등 대학과 언론사를 포함한 기업에서 우수 인재 발굴의 가늠자로 활용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일부에선 특정 언론사가 일종의 자격 시험을 시행해도 되는 것인지 고개를 갸우뚱하는 사람도 많다. 조선일보에서 시행하는 뉴스상식시험은 지난 1월 31일자 조선일보 지면 보도를 처음 통해서 알려졌다. 그날부터 접수를 시작했지만 언론 및 방송계 직종을 희망하는 사람들 중에서도 이 시험이 시행되는 것을 모르는 사람들이 많았다.

대구가톨릭대 언론영상학과를 재학 중인 한다예(21, 대구시 동구 방천동) 씨는 언론고시에서 상식시험을 치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뉴스상식시험이 따로 생긴 사실은 이번에 처음 알았다. 한 씨는 조선일보에서 시행하는 뉴스상식시험에 대해 “언론과 관련된 학과에 재학 중인 학생으로서 스스로의 실력 평가를 위해 한 번쯤 시험에 응시해도 나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민영(21, 부산시 부산진구 양정동) 씨도 신문방송학과를 복수전공하면서 언론 및 방송 관련 직업을 희망하고 있지만 조선일보에서 시행하는 뉴스상식시험은 금시초문이라고 말했다. 김 씨는 언론방송계에서 뉴스상식은 당연히 관심을 가져야하는 부분이지만 입사시험이나 면접 등에서 충분히 그 능력을 테스트할 수 있기 때문에 뉴스상식시험에 별도로 응시할 생각이 없다고 했다.

정택수(24,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이의동) 씨는 아나운서를 준비하고 있다. 정 씨는 아나운서를 준비하는 학원에서 조선일보 뉴스상식시험에 대해 알게 되었다. 정 씨는 ”안 그래도 취직을 위해서 해야 할 게 많은데 또 다른 시험이 생겨나서 공부거리가 늘어버렸다”며 걱정이 앞선다고 말했다.

이처럼 언론 및 방송 종사를 희망하는 대학생들은 조선일보 뉴스상식시험이 생겨나는 걸 보며 또 다른 자격증이 생겨나서 스펙 쌓기 경쟁이 더 치열해지지 않을까 걱정했다.

방송국 입사를 희망하고 있는 김도연(20, 경남 창원시 진해구 석동) 씨는 굳이 이 시험을 시행하는 이유를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김 씨는 이미 많은 사람들의 진학과 취업을 위해 과도하게 스펙쌓기를 하고 있는데 뉴스상식시험까지 시행하면 뉴스에 대한 이해력과 응용력을 높이겠다는 본래 취지와 다르게 그저 또 하나의 스펙쌓기를 위한 수단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스펙 경쟁이 치열해질 것이라는 염려 외에도 뉴스상식시험을 두고 조선일보의 정치적 성향에 대해 걱정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문수빈(22, 대전시 유성구 궁동) 씨는 조선일보에서 시행하는 시험이기 때문에 조선일보 기자들이 출제하는 건 이해가 가지만 조선일보의 정치적 견해가 시험문제에 묻어날 수 있다며 염려했다. 문 씨는 “공신력이 있는 시험이 되려면 특정한 신문사 기자들만 문제를 출제할 게 아니라 공신력 있는 언론기관이 주도해 다양한 의견을 가진 사람들이 출제하는 것이 바람직한 것 같다“고 말했다.

조선일보 뉴스상식시험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사람도 있었다. 구영슬(23, 서울시 광진구 광장동) 씨는 자신이 조선일보 기자로 활동하고 싶은 언론 지망생이라고 말하며 조선일보의 뉴스상식시험을 반겼다. 구 씨는 "미래에 언론계에 종사하기 위해서는 국민들의 알 권리를 보장해주기 위해 시사 상식은 시험을 통해서 그 밀도를 높여야한다"고 말했다.

블로그를 통해서 조선일보 뉴스상식시험 시행에 대해 미리 알고 있었던 이정민(19, 경기도 이천시 창전동) 씨는 시사상식은 살아가면서 가장 필수적인 것인데 이런 시험을 통해 시사에 관심을 갖게 되는 것은 좋은 현상이라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양희정(21, 전남 순천시 연향동) 씨는 언론고시를 준비하고 있는 학생 입장에서 괜찮은 기회인 것 같다며 ”미리 다른 시사시험을 접해볼 수 있어서 좋은 것 같다”고 말했다.

경성대학교 커뮤니케이션학부 정태철 교수는 기업체에서 시사상식 시험을 보거나, 면접 볼 때 시사상식과 관련된 질문을 하는 경우도 있고, 토론 면접하는 경우 시사 문제를 가지고 토론시키기도 한다며 이처럼 대학생이나 취업준비생이 시사 상식을 공부해야하는 이유는 많다고 했다. 정 교수는 “기업에서 지원자의 영어 실력을 보기 위해 시험을 개별적으로 치지 않고 토익이나 토플로 대체하는 것처럼 특정기관이 시행하는 상식시험이 표준화된 시사상식 시험으로 이용될 수는 있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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