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업식 시즌인 2월이면 꽃다발을 안은 교복 입은 학생들을 자주 볼 수 있다. 최근에는 꽃다발에 쓰이는 꽃의 종류가 크게 다양해졌다. 많이 쓰이던 장미, 튤립처럼 형형색색의 화려한 꽃보다 수수한 목화솜다발이나 갈대의 일종인 팜파스, 염색한 안개꽃 등이 인기를 끌고 있다.
목화솜 꽃다발은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며 막을 내린 tvN 드라마 <도깨비>에 등장한 후 없어서 못 파는 꽃다발이 됐다. <도깨비> 중 삼신할매가 주인공 은탁의 고등학교 졸업식에 참석해 “고생 많았다”며 목화솜 꽃다발을 건네는 장면이 전파를 탔던 것. ‘어머니의 사랑’이란 꽃말을 가진 목화솜 꽃다발은 엄마를 하늘로 떠나보낸 은탁을 위로하는 소재로 나왔다. 드라마의 폭발적인 인기를 타고 목화의 꽃말이 알려지면서 졸업식 꽃다발로 목화솜을 찾는 사람이 늘고 있다.
대학생 배준영(26, 부산시 동래구) 씨는 <도깨비>열성팬인 여자 친구에게 줄 졸업식 꽃다발로 목화솜을 준비했다. 배 씨는 “여자 친구가 목화 꽃다발 받고 싶다고 해서 구하려고 여러 꽃집에 전화해서 겨우 예약했다”며 “굉장히 좋아할 것 같다”며 즐거워했다.
목화의 인기가 높다보니 꽃시장에서도 목화솜 다발을 찾기가 어려웠다. 부산 자유시장 내 꽃시장 상인 김모 씨는 “졸업식 시즌이라서 목화는 새벽에 안 오면 없다. 원래 다발로 5,000원도 안 했는데, 야금야금 오르더니 1만 원이 넘었다”고 말했다.
프리저브드, 드라이 처리한 꽃도 인기다. 프리저브드는 말 그대로 생화 상태로 보이게끔 보존한 말린 꽃인데 보존용액으로 수분을 없애고 다시 염색 처리한다. 드라이 꽃은 건조시킨 꽃인데, 요즘 유행하는 안개꽃 드라이 플라워처럼 말리고 염색해 다양한 색상으로 인기가 많다.
지난 생일 프리저브드 팜파스(대형 갈대의 일종)를 선물 받았다는 이미영(27, 부산시 부산진구) 씨는 “생화는 받을 때 기분이 좋지만 집에 두면 처치곤란"이라며 “다른 꽃다발보다 독특하고 인테리어 용으로 오래 둘 수 있어서 맘에 든다”고 말했다.
부산 서면의 한 꽃집 운영자는 “졸업식 시즌이라 꽃다발 예약이 밀려서 정신이 없다. 목화는 주문이 너무 밀려서 아예 예약을 안 받고 있다”며 “드라이플라워나 프리저브드 꽃도 꾸준히 인기를 얻고 있다. 전에는 특별한 날에 선물했지만 요즘은 일상에서 자주 선물하기 때문인지 큰 다발보다 서너송이로 만든 미니 다발을 많이 사가는 편”이라고 말했다.
목화솜이 색다르고 예쁘더군요. 주는 이도 기분 좋고 받는 이도 기쁜 일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