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 독자 시선을 훔쳐라"...카페들, '포토제닉 인테리어' 열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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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 독자 시선을 훔쳐라"...카페들, '포토제닉 인테리어' 열풍
  • 취재기자 방민영
  • 승인 2017.02.07 21:31
  • 댓글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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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님들이 올리는 사진 배경 홍보효과 만점...조명·실내 네온싸인 등 다양한 소재 활용 / 방민영 기자

부산의 젊은이들 사이에서 명물 카페거리로 떠오르고 있는 ‘전포 카페거리.’ 화려하고 특색 있는 인테리어를 갖춘 점포들이 행인들의 발걸음을 멈추게 한다. 요즘 신장개업하는 카페들은 인테리어 경연장처럼 제각각 개성을 살린 감성적인 내부 치장으로 고객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이른바 ‘인테리어 마케팅’이 떠오르고 있는 것.

인테리어 마케팅이란 개성 있는 인테리어로 시각을 자극해 소비자의 발길을 끌어들이는 것으로 인테리어를 하나의 마케팅 수단으로 활용하는 것을 말한다. 카페들의 인테리어 마케팅에는 젊은이들의 ‘인증샷 문화’가 한몫하고 있다. 최근 젊은이들 사이에서는 자신이 찾은 가게에서 인증샷을 찍어 SNS에 올리는 문화가 번지고 있다. 이런 추세 때문에 SNS에 올라온 독특하고 감각적인 인테리어를 가진 업소의 사진이 홍보 효과를 누리고 있다.

직장인 이정민(31, 부산시 사하구) 씨는 인스타그램이나 페이스북에 올라온 예쁜 카페 사진을 보면 한 번쯤 꼭 가보고 싶은 욕구가 생긴다. 올라온 사진을 보면 다들 음식이 맛있어 보이고 분위기도 좋아 보이기 때문이다. 이 씨는 “SNS에 올라온 사진이 멋있으면 그곳에 가고 싶은 마음이 절로 생긴다. 어떤 때는 어디가 더 멋있는지 올라온 사진을 서로 비교해 보기도 한다”고 말했다.

인스타그램에 ‘전포카페,’ ‘서면카페’라고 검색하면, 멋진 인테리어와 집기들을 보여주는 사진들로 가득하다(사진: 인스타그램 페이지 캡쳐).

올 3월 카페 개업을 앞둔 김모(36, 부산시 남구) 씨는 개업 전인데도 벌써부터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가게 사진을 열심히 올린다. 조금씩 모양을 갖춰가고 있는 인테리어 사진을 올려가며 가게 홍보에 열중하고 있는 것. 김 씨는 고객들이 찍은 사진이 홍보효과를 불러오기 때문에 사진이 멋지게 나오도록 분위기를 조성하고 “사진이 잘나오는 사진 포인트를 인테리어 안에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전포 카페거리에 위치한 카페 ‘커먼 그라운드.’ 온통 초록 식물들로 꾸며져 있어 들어서자마자 온실에 들어 온 듯한 느낌을 준다(사진: 취재기자 방민영).
남포동에 위치한 카페 ‘리틀 포레스트.’ 작은 숲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나뭇잎과 화초들로 실내를 조성해 마치 숲속을 연상케한다(사진: 취재기자 방민영).

요즘 인기를 끌고 있는 인테리어 아이템 중엔 ‘보타니컬(botanical)’이 있다. 보타니컬은 식물을 뜻하는 영어로, 보타니컬 풍으로 꾸며진 카페 ‘커먼 그라운드’나 ‘리틀 포레스트’ 같은 곳에 들어서면, 자연 속에서나 볼 수 있는 나뭇잎, 열매, 화초로 조성된 실내가 마치 식물원에 온 듯한 느낌을 준다. 식사하고 커피를 마시는 잠시 동안이나마 자연의 푸르름을 느끼며 마음의 안정을 찾으려는 사람들이 보타니컬 인테리어를 찾는 것이다.

부산 남포동에 위치한 카페 ‘콜드나잇’은 감성적인 글귀를 네온사인 조명으로 만들어 사람들의 시선을 끌고 있다(사진: 취재기자 방민영).
부산 서면의 다이닝 펍 ‘이억남의 그릴’은 감성적인 글귀의 네온사인 조명을 사진 포인트로 손님들의 인기를 모으고 있다(사진: 취재기자 방민영).

네온사인은 주로 가게 외부 간판에 화려하게 사용되고 있지만 요즘에는 작지만 존재감이 확실한 실내 장식 소품으로 활용된다. 인스타그램에 ‘네온사인’을 검색하면 3만 개가 넘는 사진들이 나온다. “스치면 인연, 스며들면 사랑,” “Everything's Going To Be Okay" 등 책 속의 글귀 같기도 하고, 노래 가사 한 구절 같기도 한 문장의 네온사진 조명 앞에서 젊은이들이 포즈를 취한다. 네온싸인이 인테리어의 중요 소품이 되는 것이다.

인스타그램에는 카페 안 네온사인 글귀 앞에서 사진을 찍어 자신의 SNS에 올리는 것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대학생 김선아(21, 부산시 연제구) 씨는 “네온사인 앞에서 사진을 찍으면 독특한 분위기는 물론, 문구가 감성적이어서 마음에 든다”고 말했다.

부산 서면의 ‘재즈펍318’은 조명을 센스 있게 활용해 멋진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다(사진: 취재기자 방민영).

친구와 함께 한 카페를 자주 찾는 대학생 김정은(24, 부산시 해운대구) 씨는 카페 선택 1순위가 분위기 있는 인테리어다. 여성 고객들에겐 대체로 감성적인 분위기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김 씨는 “아무래도 여자들은 분위기를 중요하게 생각해서 인테리어로 분위기를 살리는 업소를 좋아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분위기를 조성하는 데 빼놓을 수 없는 것은 바로 조명. 부산 서면의 ‘재즈펍318’은 화려한 천장 조명 장식을 인테리어의 키 포인트로 삼고 있다. 천장에 빼곡히 달려있는 조명들과 테이블마다 올려진 고풍스런 테이블 조명들로 꾸며진 실내는 유럽의 한 살롱에 들어선 듯한 느낌을 준다. 이곳을 찾은 대학생 배다빈(23, 부산시 동래구) 씨는 “분위기 있는 조명 장식과 잔잔히 흘러나오는 재즈음악이 정말 잘 어울린다”며 “분위기에 취하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재즈펍318’ 사장 김수현(39) 씨는 조명 인테리어로 홍보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김 씨는 “따로 돈을 들여 가게 홍보를 하지 않아도 손님들이 서로 인스타그램에 인테리어를 찍어 올리니까 인테리어에 공 들인 효과가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가게의 인테리어만 보고 방문했다가 맛이 없거나 서비스 질이 낮아 실망한 소비자들도 있다. 얼마 전 분위기 좋은 인테리어로 눈길을 사로잡는 식당을 찾았던 최지영(23, 부산시 동래구) 씨는 주문한 음식의 맛이 너무나도 실망스러웠다. 인테리어가 아기자기하고 예뻐 분위기는 만족스러웠지만 주문한 음식들은 덜 익혀진 느낌이었고 심지어는 미지근하게 식어 있었다. 최 씨는 “이제 더 이상 인스타그램에 올라오는 인테리어 예쁜 식당들을 찾지 않는다. 보기 좋은 떡이 맛이 없었다”고 말했다.

전포 카페거리에서 브런치 카페를 운영하고 있는 심모(33, 부산시 진구) 씨는 인테리어만 신경 써서 될 일이 아니라고 말한다. 서비스의 질, 음식의 맛, 가게의 분위기 등 하나라도 놓쳐서는 안 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심 씨는 “인테리어로 손님을 끌어들여도 맛이 없거나 서비스가 별로라고 느낀다면 그 손님은 두 번 다시 찾지 않을 것 아니겠느냐”고 반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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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혜맘 2017-02-11 23:24:08
연애할땐 카페도 자주가고 그랬는데 결혼하고나서 아기가 생기니 가기가 힘들어지네요~ 그래도 한번씩 가면 역시 인테리어가 예쁘면서 커피 맛이 좋은 집을 찾게 되는것 같아요^^그런면에서 전포동 카페거리가 선택할 곳이 많아요~^^ 작고 아기자기한 곳이 커피 맛도 좋으면 그날 하루는 참 기분좋은 하루가 되는 것 같아요~^^

아람치 2017-02-10 01:53:57
카페 분위기가 가장 중요한 것 같아요. 감성과 품위를 살려주는 멋진 인테리어나 도심 속 오아시스처럼 자연적 분위기를 선호하겠죠. 거기에 서비스도 좋고 맛도 좋으면 금상첨화겠죠.

2017-02-09 21:36:21
sns에서 예쁘고 독특한 분위기의 카페나 펍이 올라오면 꼭 한번쯤은 가보고 싶더라구요! 요즘 그런 게시물도 자주 봤었는데 잘 캐치한 기사같아 즐겁게 보고갑니다 ^^

쏘쏘8785 2017-02-09 15:39:24
우와.. 저도 저런 카페 가보고 싶어요..! 우리 동네에는 언제 저런데가 생길까요? 신개념 카페인듯요!!

경이 2017-02-09 14:02:07
사람들 눈은 다 똑같나봐요~ 요즘은 인테리어가 비슷한곳도 많더라구요 ㅎㅎ SNS효과가 정말 크다는걸 느끼고있어요 *,* 피드가 대부분이 카페 !!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