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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바 사이트에 이력서 올렸더니 줄줄이 걸려온 '키스방' 전화

기사승인 2017.02.07  07:5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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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자가 겪은 탈선 면접①...카페서 만나 고액 시간급 제시하며 "함께 일하자" 유혹 / 정인혜 기자

 

성매매 업소가 아르바이트 중개 사이트에 공개 이력서를 등록한 구직자를 대상으로 구인 활동에 나서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돼 논란이 일고 있다(사진: 구글 무료 이미지).

대학생 김모(22) 씨는 ‘면접 제의’에 시달리고 있다. 구직을 위해 아르바이트 중개 사이트에 등록해 놓았던 공개 이력서가 문제였다. 하루에도 몇십 통씩 “면접 보러 오라”는 문자, 전화가 걸려 오는 것. 문제는 면접을 제의한 업체 10곳 중 10곳 모두가 ‘유사 성매매 업소’였다는 사실. 공개 이력서를 등록한 지 닷새가 되는 지금까지 제대로 된 아르바이트를 구하지 못한 김 씨는 이력서를 비공개로 전환할 생각이다. 

김 씨는 “최저 시급보다 월급을 많이 주는 카페, 매장 아르바이트라고 해서 면접을 가면 모두 다 성매매 업소였다”며 “성매매 업소 직원은 이런 식으로 뽑는 건지…너무 무서웠다”고 말했다.

성매매 업소가 아르바이트 중개 사이트에 공개 이력서를 등록한 구직자를 대상으로 구인 활동에 나서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돼 논란이 일고 있다. 공개 이력서란 구인·구직 포털사이트를 이용하는 업체의 인사 담당자가 이력서를 열람할 수 있도록 이를 공개적으로 등록하는 것이다. 이들 성매매 업소는 면접 제의를 할 당시에는 평범한 가게인 척하다가, 면접이 시작되고 나서야 성매매업소인 것을 밝히기 때문에 구직자들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하지만 자신의 이력서가 마음에 들었다는 칭찬과 함께 높은 월급까지 제시하니 호기심에라도 마음은 혹하기 마련. ‘한 번 가볼까? 가지 말까?’ 고민하는 마음이 들 수도 있다. 성매매 업소의 이같은 탈법 구직자 모집을 확인하기 위해 기자가 직접 면접에 응해 봤다. 

2월 1일, 아르바이트 중개 사이트에 이력서를 올렸다

모 아르바이트 중개 사이트에 올린 기자의 실제 이력서(사진: 취재기자 정인혜).

대학 시절 2주일, 한 달간의 식당 서빙이 아르바이트 경험 전부였던 기자는 과거 인턴 근무 경험을 바탕으로 이력서를 써 나갔다. 경력에 따라 희망 직종은 사무보조 문서 작성, 편집 통역으로 설정했다. 고객 상담, 전화 주문·접수, 의료 직종도 추가했다.

이력서를 올린 후 30분이 채 지나지 않아 낯선 번호로 전화가 걸려 왔다. “이력서 보고 연락드립니다. 오늘 면접 가능하신가요?” 전화 너머 목소리는 어느 회사라는 소개도 없이 다짜고짜 면접을 요구했다. 뭐 하는 곳이냐고 묻자, "서면에 위치한 카페"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최저시급 6,470원보다 많은 8,000원을 주겠다고 했다. 기자가 우물쭈물하자, 전화 속 목소리는 “이력서가 너무 마음에 들어서 그러는 거예요. 우리 내일 면접 꼭 봐요”라고 부탁했다.

전화를 끊고 얼마 지나지 않아 “이력서를 봤다”는 문자가 쏟아졌다. 이 중 기자는 가장 먼저 면접 제의를 해 온 A카페와 또 다른 B카페, 건강관리 업체라고 밝힌 C힐링숍에 면접을 보러 가기로 결정했다.

2월 2일, 카페 면접을 보러 가다

먼저 A카페 담당자와 약속을 잡았다. 서면에 위치한 대형 프랜차이즈 카페에서 보자고 했다. 프랜차이즈 카페에서 이런 방식으로 사람을 뽑는지 의아했지만 일단 약속 장소에 나갔다. 카페에 들어서자 가장 외진 테이블에 앉아있던 한 남성이 손을 흔들었다. 이력서에 첨부된 작은 사진으로 본 얼굴을 참 잘 알아본다는 생각이 들었다(후에 알았지만, 번호를 저장해 카카오톡에 등록된 사진을 모두 봤다고 한다). 

자리에 앉자 외모 칭찬이 쏟아졌다. “사진보다 실물이 훨씬 예쁘시네요,” “코가 어쩜 이렇게 오똑하세요,” “눈이 참 깊네요.” 평범한 외모인데도 극찬이 이어지자, 어느새 웃는 것도 민망해졌다. 기자의 얼굴에서 웃음기가 사라질 때쯤 해당 남성은 “우리 같이 일해요”라며 본격적으로 제의해 왔다. 그리고 이런 문답이 오갔다. 

“이렇게 큰 카페에서 아르바이트생을 이런 식으로 구하나요?” “여기는 저희 매장이 아니고요, 매장은 이 근처 다른 곳에 있어요.” “그런데 왜 여기서 면접을 봐요?” “카페에 일이 있어서…그나저나 인상이 너무 좋으셔서 드리는 말씀인데, 제가 돈 더 벌게 해드릴까요?”

이후 자신의 가게에 대한 긴 설명이 이어졌다. 매너 있는 손님과 커피 마시는 곳으로 포장했지만, 그가 운영한다는 가게는 ‘커피 마시는 키스방’이었다. 난감한 표정을 짓자 “한 달 수입 300만 원을 보장해주겠다”며 “놓치면 후회할 좋은 기회”라고 기자를 몰아갔다. 기자는 생각해 보고 연락하겠다는 말과 함께 황급히 자리를 떴다.

서둘러 B카페 면접 장소로 향했다. 면접을 보는 사람이 바뀌었을 뿐, 좀 전에 만난 남자와 하는 말, 월급 액수까지 똑같았다. 카페라고 소개한 업체는 두 곳 모두 ‘키스방’이었다. 카페 면접 제의는 위험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취재기자 정인혜 reporter1@civicnews.com

<저작권자 © CIVICnews / 시빅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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