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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철도 승객들, "에스컬레이터 줄서기 너무 헷갈려"

기사승인 2017.02.03  07:2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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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 줄 서기' 캠페인 중단 후에도 예전 표지판 그대로 남아...인명사고 위험도 / 이보현, 정혜리 기자

에스컬레이터가 내려가는 곳에  붙어 있는 알림판. 예전의 안내표지판을 그대로 사용하고 있다(사진: 취재기자 이보현).

조영준(23, 부산시 남구) 씨는 얼마 전 지하철에서 황당한 경험을 했다. 퇴근하던 조 씨는 지하철을 타기 위해 부산 도시철도 2호선 문현역으로 향했다.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내려가던 그는 자신의 뒤통수에 대고 내지르는 소리에 깜짝 놀랐다. 소리를 지른 사람은 뒤에 서 있던 아주머니였다. 아주머니는 에스컬레이터에서 두 줄로 서 있는 조 씨를 보고 “바쁜 사람 위해 한 줄 비워 놓지 않고 왜 두 줄을 다 차지하고 서 있느냐”고 고함친 것. 조 씨는 당황해 얼른 비켜주었지만 당혹스러움을 감출 수 없었다. 분명 에스컬레이터 앞에 붙어 있는 ‘두 줄 서서 타기’라는 지하철 안내 표지판을 봤기 때문이다.

이처럼 두 줄 서기를 해야 하는지, 한 줄 서기를 해야 하는지 줄서기 문화에 대한 이용자들의 인식이 엇갈려 도시철도 이용객들 사이에 갈등이 일고 있다. 

부산도시철도 2호선 문현역에 붙어 있는 2줄서기 표지판(사진: 취재기자 이보현).

‘두 줄 서기’는 에스컬레이터를 오를 때 두 줄 모두 사용해 탑승하는 것이고, ‘한 줄 서기’는 에스컬레이터 오른편 한 줄을 사용하고 왼편은 비워둬 빠르게 걸어 오르기를 원하는 이가 사용하도록 하는 것. 국민안전처는 2007년부터 대대적으로 시행해오던 ‘에스컬레이터 두 줄 서기’ 캠페인을 2015년 중단했다. 한 줄로 서서 빈 공간으로 에스컬레이터를 걸어 올라가면 고장의 원인이 된다며 두 줄 서기 운동을 펼쳐왔지만 직접적 고장의 원인이 된다는 근거가 희박한 데다 캠페인을 8년간 진행해도 여전히 ‘한 줄 서기’를 선호하는 이용객이 많아 캠페인 효과가 적었기 때문.

하지만 아직까지 많은 지하철역의 안내표지판에는 ‘두 줄 서서 타기’라는 문구가 적혀 있다. 중단된 캠페인의 안내표지판이 그대로 남아있어 혼란을 더하고 있는 셈. 대학생 문지훈(24, 부산시 부산진구) 씨도 “두 줄로 서서 가라고 적혀 있어서 친구랑 나란히 서 있는데 뒤에 있는 사람들이 비키라고 밀쳐 짜증 난 적이 있다. 그런데 경성대부경대역 같은 곳은 '한 줄 서기'라는 문구가 적혀 있어서 헷갈린다”고 고개를 저었다.

실제로 국민안전처와 승강기안전관리원은 '두 줄 서기' 운동을 폐기한 대신 에스컬레이터 안전이용수칙으로 손잡이 잡기, 걷거나 뛰지 않기, 안전선 안에 탑승하기 등을 정해 도시철도 역사 안에서 방송으로 안내하고 있다. 부산교통공사 고객홍보실 이동빈 주임은 “두 줄 서기 캠페인을 중단하면서 유지관리 계획을 바꾸고 있다. 현재 '두 줄 서기' 알림판은 미처 교체되지 못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어느 역의 알림판이 교체된 상태인지, 교체되지 않은 상태인지 묻자 “잘 모르겠다”고 답했다.

바쁜 출퇴근시간, 이용객이 많이 오가는 역에서는 대부분 이용객이 암묵적 규칙인 양 자연스럽게 한 줄 서기를 한다. 러시 아워에 조금이라도 빨리 가기 위해서다. 도시철도 1호선에서 근무하는 안준영 사회복무요원은 “CCTV나 역사 내에서 직접 지켜보면 대부분의 이용객들이 한 줄로 서고 남은 한 줄은 바쁜 사람들을 위해 비워두더라”고 이야기했다. 

부산도시철도 2호선 부암역 역시 알림판에 2줄서기 라고 표시돼 있다(사진: 취재기자 정혜리).

직장인 길정희(27, 부산시 부산진구) 씨는 도시철도 1호선 부산역에서 사고의 위험을 몸소 느낀 적이 있다며 “한 줄 서기든 두 줄 서기든 승객이 안전할 수 있게 해달라”고 이야기했다. 어느 날 그는 평소처럼 에스컬레이터에서 빨리 오르는 사람을 위해 한 편에 서 있었는데 비어 있는 줄로 앞서가던 할머니가 갑자기 멈춘 앞사람과 부딪쳐 뒤로 넘어지는 것을 봤다고 했다. 다행히 뒤따라 오던 남성이 넘어지는 할머니를 받쳐줘 할머니가 크게 다치지는 않았지만 뒤따르는 사람이 없었다면 대형 연쇄사고로 이어질 뻔한 일이었다. 길 씨는 “지하철이 도착하는 소리만 나도 다들 급하게 뛰어내려가곤 하는 판에 알림판까지 뒤죽박죽으로 붙여놓아서야 되겠느냐"며 "도시철도공사가 무책임하다"고 비판했다.

두 줄 서기와 한 줄 서기 중 어느 것이 절대적으로 옳다고 말하기는 어렵지만 우리나라와 반대의 흐름을 보이는 곳도 있다. 세계 최초로 에스컬레이터가 설치된 곳이자 한 줄 서기 문화를 만든 영국 런던 지하철의 홀본 역은 2016년 6월 다시 두 줄 서기 운동을 시작했다. 홀본 역이 오랫동안 고수해 온 에스컬레이터 한 줄 서기를 중단하고 두 줄 서기를 시작한 것은 한 줄 서기가 러시아워 때 이용객의 이동 흐름을 더 혼잡하게 만든다는 판단 때문.

이같은 문제에 관해 한국승강기공학회 회장 한국승강기대 황수철 교수는 “일반적으로 사고는 청장년층보다는 어린이나 65세 이상 노년층에서 주로 일어난다. 에스켈레이터에서 걸어올라가지 않는 풍토를 만들어 줘야 한다”며 “바쁜 사람들은 일찍 나오거나 에스켈레이터 옆 계단을 이용해야 한다”고 파이낸셜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대안을 내놓기도 했다.

취재기자 이보현, 정혜리 reporter1@civicnews.com

<저작권자 © CIVICnews / 시빅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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