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줄 뜬 임신 테스트기 팝니다”...양성반응 중고기기 판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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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줄 뜬 임신 테스트기 팝니다”...양성반응 중고기기 판매
  • 취재기자 정인혜
  • 승인 2016.12.27 17:38
  • 댓글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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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거래 사이트서 버젓이 거래... “남자 발목 잡으려는 수작” 지적에다 범죄 악용 우려 / 정인혜 기자
임신 양성 반응을 나타내는 임신테스트기가 온라인에서 거래되고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사진: 구글 무료이미지).

임신테스트기는 여성의 소변을 통해 임신 여부를 확인하는 기구다. 테스트기에 한 줄이 나타나면 비임신, 두 줄이 나타나면 임신으로 판단한다. 최근 온라인 중고 물품 사이트에 등장한 임신테스트기 거래는 사용하지 않은 신품이 아닌, 사용 후 '두 줄'이 나타나 이미 임신으로 판정받은 테스트기를 취급하고 있어 자칫 악용될 수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온라인 중고 물품 거래 사이트에서는 ‘두 줄 임테기 팝니다’라는 글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이 같은 임신테스트기는 2만~3만 원에 거래된다. 일반 임신테스트기 가격의 6배인 셈이다. 이를 두고 네티즌들은 사용한 임신테스트기를 사들이는 이유를 의아해하면서도, 누군가를 속일 목적으로 사들이는 것이 아니냐고 추측하고 있다.

대학생 배윤희(24, 부산시 서구) 씨는 “남자한테 거짓말할 용도 외에 이미 사용된 임신테스트기를 사야 할 이유는 없지 않느냐”며 “굳이 남자 친구가 아니더라도 누군가를 속이려는 의도로 보인다”고 말했다.

난임, 불임으로 고통받는 부부들이 찾는 경우도 더러 있다. 두 줄이 뜬 임신테스트기를 가지고 있으면 임신이 된다는 미신 때문이다.

이를 구매한 경험이 있다는 주부 박모(39) 씨는 “늦게 결혼한 터에 임신이 어려워서 지푸라기를 잡는 심정으로 사용한 임신테스트기를 사 본 적이 있다. 그 덕분인지 어쩐지 1년 만에 아이가 들어섰다"며 "이후로 주변에 난임으로 고생하는 부부에게 임신테스트기 구매를 권하기도 하고, 사용했던 것을 준 적도 있다”고 털어놨다. 그는 기자의 설명을 듣기 전까지 “사용한 임신테스트기가 이 경우 외에 다른 이유로 유통되는 이유를 생각하지도 못했다”고 놀란 기색을 내비쳤다.

나아가 협박 등 범죄와 직간접적으로 연관될 가능성도 있어 임신테스트기 거래 자체가 잘못된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미성년자, 특히 탈선 청소년 사이에서 악용되면 큰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는 것. 

경찰 관계자는 “어떤 이유에서든 임신테스트기를 거래하는 행동 자체가 잘못된 것"이라며 "테스트기가 거짓으로 쓰일 경우 이혼 등 가정 불화가 생길 수도 있고, 이를 이용한 공갈이나 협박 등의 범죄 유발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지난달 28일에는 10대들이 남성들을 유인해 성매매를 유도한 뒤 임신했다며 거짓 임신테스트기로 협박해 100만 원을 뜯어낸 사건이 발생했다. 피해 남성들은 미성년자와 성관계한 사실이 들통날까봐 제대로 확인도 하지 못하고 ‘중절수술비’ 명목으로 돈을 건넸다고 한다.

경찰 측의 언급처럼 의료기기인 임신테스트기를 임의로 거래하는 것 자체도 불법이다. 임신테스트기는 지난 2014년 의료기기법 개정으로 일반 편의점, 마트 등에서도 구입할 수 있게 됐지만, 허가받지 않은 민간이 판매하는 것은 법에 저촉된다.

경찰 관계자는 “현행법상 임신테스트기를 거래하는 자체가 불법이기 때문에, 사용했든 하지 않았든 상관없이 법에 저촉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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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아솔아푸른솔아 2017-01-18 15:50:14
생명을 가지고 상업용으로 이용하려하다니 정말 세상 말세네요...정말 최근 본 기사중에 제일 충격적입니다

천사민희사랑 2017-01-08 23:30:10
컥 !!! 이런것도 거래가 된다구요 ?
처음 알았는데 .. 정말이지 무슨생각을 가지구 사는건지 ..
아무래도 좋은 의도보다는 나쁜 생각으로 하는 사람이 많지 싶은데
절대 없어져야 하겠네요

윤선영 2017-01-08 11:28:24
기사를 접하고 제일 처음 든 생각은 참 별걸
다 판매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임테기는
새제품이라 하더라도 인터넷상 거래가 불가한
품목이라는거 다들 알고 계시죠? 더군다나
두줄이 나온 임테기를 판매하는 이런 상황까지
벌어졌다니 참 어이가 없을 따름입니다.

조혜민 2017-01-06 14:19:44
임테기에 관한 안좋은 기억이 있는데 이런 기사는 정말 경악스럽군요!! 돈이 최고라는 생각이 좀 사라지면 좋겠어요!

민재맘bin 2017-01-04 16:08:14
너무 잔인하네요 임신기다리는 사람이 얼마나 많은데ㅠㅠ 정말 충격이에요~ 둘째가 안 생겨서 고민중인데 ㅠㅠ 이런 기사 보면 철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