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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치독, 랩독, 가드독... 언론은 국민이 감시해야

기사승인 2016.12.26  08:1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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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편집위원 양혜승

편집위원 양혜승

2016년이 저물어간다. 파란만장한 한 해였다. 후대의 역사책은 2016년의 대한민국을 어떻게 묘사할까. 시대착오적 권위주의와 소통 부재의 대통령이 비선실세와 함께 국정을 농단했고, 그래서 국민들이 전국에 모여 촛불을 들고 하야를 외쳤던 시기로 기록할 것이다. 결국은 대통령의 지지율이 역사상 최저인 4%로 떨어지고, 대통령 탄핵안이 국회를 통과한 시기로 기록할 것이다.

추운 겨울밤에도 식지 않는 촛불을 바라본다. 수많은 촛불은 우리 대한민국 정치사에 중요한 전환기를 가져올 것이다. 우리 사회에 보다 성숙한 민주주의가 뿌리내리는 계기가 될 것이다. 언론학을 연구하고 가르치는 사람이다 보니 최근의 현실이 우리 언론에게는 과연 어떤 의미인지 고민하게 된다. 강의실에서 학생들에게 이런 이야기를 한다. 언론이 바로 서지 못했을 때 사회가 어떻게 썩을 수 있는지, 또한 언론이 바로 섰을 때 사회가 어떻게 변화하는지 우리는 너무나 극명하게 관찰하고 있다고. 최근의 현실은 어떤 언론학 교재보다도 더 친절하고 소상하게 언론의 역할을 알게 해주는 언론학 교재가 되고 있다고.

언론이 없었으면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는 없었다. 이번 국정 농단 사태를 국민들에게 인식하게 해 준 것은 최순실 씨의 태블릿 PC를 획득한 JTBC였다. JTBC는 최 씨의 태블릿 PC 확보 이후 팩트와 합리적 의심을 기반으로 많은 의혹들을 하나하나 풀어나갔다. 특히 JTBC ‘뉴스룸’은 우리 시청자들에게는 그다지 익숙하지 않은, 하지만 저널리즘이 보여주어야 할 탐사보도의 전형을 보여주었다. 결국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를 세상에 드러내고 수많은 촛불에 불을 붙인 것은 언론의 공이었다.

사회에서 언론의 역할은 그런 것이다. 언론을 제4부라고 한다. 행정부, 입법부, 사법부의 권력을 감시하고 견제하는 것이 언론의 역할이다. 언론의 역할을 ‘감시견’ 혹은 ‘워치독’(watchdog)으로 비유하는 것도 그런 이유다. 부조리한 권력을 감시하고 비판하는 역할을 제대로 수행할 때라야 언론은 그 존재 의미가 있다. 1974년 미국 닉슨 대통령을 대통령직에서 물러나게 한 워터게이트 사건 때도 어김없이 언론의 역할이 있었다. 이 사건이 세간의 주목을 받게 된 것은 워싱턴 포스트의 기자 밥 우드워드와 칼 번스타인의 기사 때문이었다. 1970년대 초 미국의 워터게이트 사건에 워싱턴 포스트가 있었다면, 2016년 대한민국의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에는 JTBC가 있는 셈이다.

하지만 짚고 넘어가야 한다. 촛불집회에서 사람들은 외친다. 새누리당도 공범이고 검찰과 재벌도 공범이라고. 게다가 언론도 공범이라고. 결코 틀리지 않은 외침이다. 언론이 바로 섰다면 2016년 한국 정치에 이런 비극은 없었을 거다. 언론이라고 다 같은 언론은 아니다. 언론답지 않은 언론이 아직도 많다. 권력의 감시견이 되지 못하고 ‘애완견,’ 소위 ‘랩독’(lapdog)으로 살아가는 언론들이 많다. 12월 중순에 전국언론노동조합은 박근혜 정부의 언론 부역자 10명의 명단을 발표했다. 전 청와대 홍보수석, 현 방송통신위원장과 방송통신심의위원장 등이 포함되었다. 중요한 것은 그 명단에 공영언론사인 KBS, MBC, 연합뉴스, YTN 등의 경영진과 보도책임자가 무려 7명이나 포함되었다는 점이다. 그동안 박근혜 정부에서 권력에 대한 감시와 비판을 포기하고 국민의 눈과 귀를 가로막아온 인사들이다. 물론 공영언론의 문제가 이 개인들의 문제라고 볼 수만은 없다. 바뀌는 정부마다 낙하산 사장을 투입해 공영언론을 장악하려 하는 것이 문제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그런 시대착오적이고 반공영적 시도를 가능하게 하는 제도 자체가 문제다. 어쨌거나 우리 공영언론은 ‘랩독’을 키워내는 구조다.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일부 보수신문은 ‘가드독’(guard dog)이 되었다. 스스로 권력이 되어 정부권력을 옹호하고 그를 통해 이익을 추구한다. 하지만 자신의 이익과 반할 때에는 정부와의 밀월을 접고 권력 싸움도 마다하지 않는 것이 ‘가드독’의 특징이기도 하다.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사건이 벌어지기 이전부터 일부 보수신문은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을 끊임없이 저격한 바 있다. 청와대와의 전면전을 불사하는 자세였다. 이번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국면에서도 해당 보수신문은 진보신문 못지않게 박근혜 정부에 대해 날선 비판을 하고 있다. 보수신문과 보수정부의 싸움에 의아해하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가드독’이라는 차원에서 바라보면 쉽게 이해되는 대목이다. 대통령은 탄핵이라도 할 수 있지만 스스로 권력이 된 언론은 국민들이 나서 탄핵조차 할 수 없다. 그래서 권력이 된 언론은 무섭다.

그래도 기댈 곳은 언론이다. 유린된 민주주의를 다시 복원하는 데에는 언론의 역할이 여전히 중요하다. ‘언론도 공범’이라는 구호가 촛불집회에 등장하는 건 사실이지만 모든 언론인이 비난받아서는 안 될 것이다. 진정한 ‘와치독’의 면모를 보여주는 언론, 그리고 ‘랩독’과 ‘가드독’의 실상을 보여주는 언론을 구분할 수 있어야 한다. 혹시라도 ‘와치독’의 가면 아래 ‘가드독’의 얼굴이 숨어있는지도 가려낼 줄 알아야 한다. JTBC조차도 예외일 수는 없다. 언론은 제4부로서의 역할을 다하기 위해 권력을 감시해야 마땅하다. 그리고 언론은 국민이 감시해야 마땅하다.

편집위원 양혜승 reporter1@civicnews.com

<저작권자 © CIVICnews / 시빅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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