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평생 민주적 사학 건설에 헌신"...김대성 경성대 전 이사장 영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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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평생 민주적 사학 건설에 헌신"...김대성 경성대 전 이사장 영면
  • 취재기자 박준우
  • 승인 2016.12.15 1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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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들 6월항쟁 때 직선제 개헌서명 주도에 "잘했다" 격려하기도...17일 발인 / 박준우 기자

 

고(故) 김대성 전 이사장의 생전 사진. 빈소는 해운대백병원에 마련되어있다(사진: 경성대학교 홍보팀 제공)

김대성 학교법인 한성학원(경성대학교) 전 이사장이 숙환으로 15일 별세했다. 향년 72세.

고(故) 김대성 전 이사장은 1945년 부산에서 태어나 경남 중·고등학교를 거쳐, 한양대학교 공과대학을 졸업했으며, 1995년 중국문화대학에서 명예 경영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김 전 이사장은 1975년부터 1979년까지 부산 YMCA 이사를 지냈으며, 1975년부터 1992년까지는 부산시 체육회 이사로 활동했고, 1993년부터 2011년 사이에 경성대학교 5, 6, 7, 10대 총장을 역임했다.

김 전 이사장은 1978년 경성대학교가 4년제 단과대학인 부산산업대학 시절 한성학원 이사장으로 취임해 1984년 종합대학 부산산업대학교 승격을 주도했고, 1988년 현 경성대학교로 교명을 변경하고 역동적인 발전 전략을 수행하는 등 경성대학교를 부산의 대표적 사립대학으로 성장시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김 전 이사장은 특히 사립대학이 비리 없는 사학, 민주적인 사학이 되어야 한다는 소신을 수시로 피력해 왔다. 경성대학교 5대 총장 취임 당시인 1993년 1월 7일자 한겨레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김 전 이사장은 “학내 행정을 민주화하고 각 구성원들 간의 의견 수렴기구를 만드는 등 학교 민주화가 뿌리내릴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그의 평소 이런 대학 경영철학은 여러 일화에서 잘 드러난다. 전두환 정권 시절 경성대 교수들 수십 명이 대통령 직선제 개헌 성명서에 서명하는 일이 발생했다. 당시 사석에서 어떤 지인이 “당신 학교 교수들이 직선제 개헌 서명을 많이 했는데 걱정이 크겠다”고 하니, 김 전 이사장은 “우리 학교 교수님들이 그만큼 기백이 있다는 말 아니냐”며 “나는 우리 교수님들이 자랑스럽다”고 말해 좌중을 놀라게 했다는 일화가 있다.

1992년 이사장 재임 당시, 교수협의회가 직선제로 총장을 선출하자는 안을 제시하자, 이를 전격 수용하고, 그 자신도 이사장 프리미엄을 버리고 직선제 총장 후보로 출마해서 다른 후보 교수들과 공정하게 경쟁한 끝에 3회나 연속으로 당선되는 사례를 남기기도 했다.

한편, 김 전 이사장은 학생들의 의견에도 귀를 기울였다. 경성대학교 학내 인터넷신문 자유게시판에 학교와 교수들을 비판하는 글이 자주 올라오자, 자유게시판을 실명제로 바꾸자는 교수들의 건의가 있었다. 김 전 이사장은 “자유게시판은 학생들이 자유롭게 의견을 표현할 수 있는 곳”이라며 “우리 학교 자유게시판을 대한민국 대학 인터넷 게시판 중 최후까지 남는 자유게시판으로 만들자”고 오히려 교수들을 설득한 적이 있다고 한다.

김 전 이사장은 평소 사석에서 비리 사학에 관한 뉴스가 보도될 때마다 사학 전체가 비난받는 현실을 안타까워했으며, 실제로 경성대학교는 그의 리더십 아래 수십 년 동안 인사 청탁 등과 관련된 비리가 전혀 없는 투명한 사학으로 부산 지역 사회에 정평이 나 있다. 그는 입버릇처럼 “교수님들은 최고의 대우를 받아야하고, 교권은 최대한 존중되어야 하며, 대학은 학생들이 맘껏 공부하고 활짝 꿈을 펼칠 수 있는 공간이 되어야한다”고 말했다고 한다.

김 전 이사장은 생전의 소탈한 인품과 투명하고 민주적인 사학 경영철학 실천으로 이 시대 드물게 법인 산하 대학 교수, 직원, 학생들의 존경을 고루 받아온 학교법인 이사장으로 남을 듯하다.  

유족으로는 부인 윤행희 씨와 슬하에 아들 동기(현 한성학원 이사장), 동철 씨와 딸 일경 씨 등 2남 1녀가 있다. 빈소는 해운대백병원 101호 장례식장에 마련됐으며, 장례는 경성대학교 학교장으로 치러진다. 경성대학교 건학이념인 기독교 정신에 따라, 발인예배는 17일 오전 8시 경성대학교 건학기념관 다목적홀에서 이뤄질 예정이다. 장지는 부산시 기장군 철마면 고촌리(반송) 실로암공원묘원. 연락처: 051-663-40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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