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재 개그의 진화...신조어 해득력으로 '아재 판독' 앱 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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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재 개그의 진화...신조어 해득력으로 '아재 판독' 앱 등장
  • 취재기자 이슬기
  • 승인 2016.11.09 1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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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동석, 조진웅, 이서진 등 '아재 파탈' 중견배우도 덩달아 인기 / 이슬기 기자
KBS2 예능 <1박2일> 신조어 뜻을 맞추는 퀴즈 코너에서 한 출연자가 ‘ㅇㄱㄹㅇ(이거레알: 이거 진짜 사실이다)’의 의미를 ‘아 그래요?'라고 적어 아재의 모습을 보여줬다(사진: KBS2 예능 <1박2일> 화면 캡처).

"진정한 프로의 자세는? 프로포즈," "스시 먹다가 이에 끼이면? 이에스시(Esc)."

듣기만 해도 썰렁한 이런 퀴즈는 작년부터 꾸준히 유행하고 있는 ‘아재 개그’다. 처음에는 ‘이게 무슨 개그야’라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아재 개그’의 묘한 중독성에 자신도 모르는 사이 입가가 올라가는 경험을 하게 된다. 최근 인터넷에서는 아재 판독놀이와 각종 아재 관련 스마트폰 앱이 등장해 인기를 끌고 있다.

지난해부터 불기 시작한 ‘아재 바람’이 아직도 그칠 기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아재’는 원래 아저씨를 낮춰 부르는 경상도 방언으로 인터넷에서는 원래 나이가 많아 보이게 행동하는 사람을 야유할 때 쓰이던 단어였다. 하지만 최근 방송에서 아재(?)들의 활약으로 ‘아재’가 고리타분함보다는 친근함의 이미지로 자리잡고 있다.

요즘 아재 개그가 다시 인기를 얻게 된 것은 지난 9월 MBC 예능 <마이 리틀 텔레비전>에 출연한 요리사 오세득 씨의 활약이 컸다. 방송에서 쏟아져 나오는 말장난식 개그가 유행을 일으킨 것. 방송에서 오 셰프는 “전 가지고 고민하는 것을 전전긍긍이라고 하죠,” “조기살은 조기다 놔둬”라며 아재 개그를 끊임없이 선사해 새로운 아재 이미지를 굳혔다.

지난 8월 KBS2 예능 <1박2일>에서 다룬 ‘아재 테스트’도 사람들에게 큰 웃음을 줬다. 신조어의 뜻을 맞추는 퀴즈 코너에서 출연자들은 ‘ㅇㄱㄹㅇ(이거레알: 이거 진짜 사실이다)’을 ‘아 그래요?,’ ‘앵그리요,’ ‘숫자 0720’ 등의 황당한 답을 내놓으면서 아재 캐릭터에 친근함을 더했다.

이같은 아재들의 인기에 힘 입어 ‘아재파탈’이라는 신조어도 생겼다. 아재파탈이란 아재와 옴므파탈(치명적인 매력을 가진 남자)의 합성어로 나이와 상관 없이 자기관리를 잘하는 남자를 뜻한다. ‘아재파탈’로 인기를 얻은 배우로는 마동석, 조진웅, 이서진 등이 있다. 아재파탈 매력을 가진 배우들은 특유의 친근한 이미지로 사람들의 호응을 얻고 있어, 최근 영화와 광고에서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

아재 캐릭터의 인기가 높아지자 온라인에서는 ‘아재 테스트’도 유행하고 있다. 신조어 테스트로 이루어진 일명 ‘아재력 모의고사’는 신조어 뜻을 아는 정도에 따라 아재 등급이 나누어진다. 하나도 맞추지 못하면 유물급, 5~10개의 뜻을 맞추면 아재급 등 얼마나 젊은 감각을 가지고 있는지에 따라 등급이 나뉜다. 아재 판독놀이도 유행이다. ‘<거짓말>을 부른 가수는?’이라는 질문에 ‘god’라고 답하면 아재, '빅뱅'이라고 답하면 요즘 세대라는 식이다.

아재개그와 아재 테스트로 이뤄진 스마트폰 앱(사진: 앱스토어 화면 캡쳐)

아재 개그와 아재 테스트로 이뤄진 스마트폰 앱도 많이 등장했다. 앱 이용자들은 “재밌다,” “아재 개그에 끌려서 깔았는데 얼마나 빠져 있는지 확인해 보겠다,” “수능 이후로 제일 열심히 공부한 것이 아재 개그다”라며 만족감을 나타냈다.

대학생 자녀를 둔 이경철(54, 부산시 동래구) 씨는 “딸들이 썰렁한 개그를 하면 인상을 찌푸렸는데 지금 방송과 인터넷에서 아재식 개그가 인기라니 한편으론 새로운 느낌”이라며 “아재 개그가 유행하게 된 것은 그만큼 나이 든 사람들이 젊은 사람들과 어울리려는 노력 때문인 것 같다”고 말했다. 대학생 김민지(23, 부산시 해운대구) 씨는 “최근 아재 배우들이 인기가 높은데 실제 아재 몸매를 가진 사람들이 여자들에게 인기가 많다는 연구 결과를 본 적이 있다”며 “특유의 푸근한 이미지가 좋아서 나도 배우 마동석의 팬”이라며 웃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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