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체류한 지 5년, 그동안 나는 원어민 영어강사들이 한국으로 몰려오고 또 떠나가면서 나타나는 부산 지역 원어민 강사 시장의 부침을 직접 목격해 왔다. 그러나 최근 원어민 영어강사들의 숫자가 이처럼 현격하게 줄고 있는 일은 처음 겪는다. 음식점, 지하철, 버스, 심지어 광안리 해변에서 외국인을 만나는 일이 확실히 예전 같지 않게 드물어졌다. 전반적으로 공립학교에서 원어민 영어강사를 찾는 수요가 움츠러들고 있다. 대학에서 신문방송학을 강의하는 교수인 내가 초등학교나 중고등학교로 옮겨 영어를 가르치려 한다 해도 자리를 찾는 일이 거의 불가능할 정도가 됐다. 왜냐하면, 한국의 초중고 공립학교들이 원어민 영어교사를 감축하고 있다는 소문이 들리기도 하거니와, 실제로 그런 일이 벌어지고 있다는 뉴스가 신문에 실리기도 했기 때문이다. 나는 원어민 영어교사가 줄고 있는 현 추세가 조만간에 다시 반전하지 않겠느냐고 처음에 생각했다. 그런데 바로 지난 주 한국 교육부가 원어민 영어강사가 계속 줄고 있다고 발표했다. 이는 내가 상상했던 것보다 원어민 교사 감소 추세가 놀랄 정도로 가파르다는 것을 의미한다.
지난 주, 나는 원어민 영어강사 하향세를 다룬 한국의 영자지 ‘Korea Herold’ 기사(https://goo.gl/Ca68jG)를 읽었다. 이 기사는 전국의 공립학교 원어민 영어교사 수가 2012년 8,520명에서 올해는 4,962명으로 41%가 감소했다고 밝혔다. 이 기사는 정부의 교육 예산이 아동 복지 프로그램이나 교육 환경 개선에 투입되면서 원어민 고용 예산이 뒷전으로 밀린 것이 원어민 교사 감소의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2008년부터 2013년까지의 이명박 정부 시절에는 정책적으로 공립학교에 더 많은 원어민 영어교사를 배치시켰으나, 현 박근혜 정부에서 교육 예산이 다른 곳에 쓰이면서 영어 교육은 찬밥 신세가 되고 있다는 것이다. 공립학교의 영어 교육 예산 삭감에 반대하는 사람들은 영어 사교육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서라도 공립학교의 원어민 교사를 더 채용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원어민 영어강사 수요가 어느 정도인지를 객관적 수치로 제시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려운데도 불구하고, 한 정부 관리는 최근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한국내 원어민 영어강사 수요가 줄고 있다고 말했다. 정말 한국 부모나 학생들이 원어민 교사를 점점 덜 원하고 있는지는 매우 의아스럽다.
학원에서 영어를 가르치는 원어민 강사 그 누구를 붙잡고 영어 클래스 수강생이 줄고 있냐고 묻는다면, 나는 그 대답이 전혀 그렇지 않다는 것임을 확신한다. 소위 원어민 강사에 의한 영어 사교육은 한국에서 여전히 거대한 비즈니스이며, 아직도 인기가 높다. 올해 2월의 Korea Herold 기사는 사교육비 전체 총액은 2015년에 33조원으로 역대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고 밝히고 있다(https://goo.gl/b4rVM6). 교육부 통계를 인용한 이 기사는 2015년 한국 학생의 68.8%가 개인 과외를 받았으며, 이는 2014년보다 근소하게 증가한 수치라고 밝혔다. 그러나 영어 공부에 지출한 2015년 학원비는 전년 대비 0.3% 감소했다고 보도됐는데, 이는 원어민 영어강사 수요가 줄고 있다는 정부의 발표와 일치한다. 그러나 영어 사교육비가 감소했다는 통계는 지난 5년 간 100만 명이나 줄고 있는 한국의 심각한 학생수 감소에 기인했을 가능성이 더 커 보인다.
공립 및 사립 초등학교 1, 2학년의 영어 수업을 금지하는 법이 최근 확정되었지만, 한국의 영어 교육열은 여전히 식지 않고 있다. Korea Herold의 다른 기사는 저학년 영어 교육 금지법은 어린 나이에 외국어보다 한국어를 먼저 중요하게 교육해야 한다는 의도를 반영한 것이라고 설명한다(https://goo.gl/4XJq89). 그러나 저학년 영어교육 금지법에도 불구하고, 한국 부모들은 불법일 수 있다는 위험 부담을 무릅쓰고 자녀들을 초등학교 방과후 영어 집중반에 보내고 있다고 한다. 이들 초등학교들은 정규 수업 중 영어 수업을 금지하는 법의 허점을 악용해서 방과후 영어 프로그램을 운영한다는 것이다. 이 기사에 따르면, 초등학생들에게 방과후 수업은 선택사항이지만, 학생들은 정규 수업을 더 잘 이해하기 위해서 방과후 수업을 들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래서 초등학교 저학년에서 영어보다 한국어 학습을 우선시해야 한다는 금지법은 실효를 거두기도 어렵고, 취지를 살리기도 어렵다고 비판받고있다.
초등학교 저학년 영어교육 금지조치에 의해, 정부는 궁극적으로 한국 부모들이 어린 자녀들의 영어 교육을 위해 애써서 비싼 학원을 찾아 헤매지 않기를 원하고 있다. 하지만 결과는 거꾸로 가고 있다. 영어 사교육비는 여전히 기승을 부려서 수십 만 원에서 100만 원을 넘기도 한다. 공립학교 원어민 영어 강사를 줄이자, 부모들은 그 대안으로 원어민이 가르치는 학원으로 자녀들을 보내서 영어 교육 효과를 극대화하려고 하고 있다. 이런 상황은 학부모들의 경제적 부담을 무겁게 할 뿐만 아니라 사교육 제도 의존도를 높이는 결과를 초래한다. 그러면 자녀들의 사교육비를 감당하지 못하는 부모들은 어찌하면 좋을까? 저소득층 자녀들은 상상을 초월하는 한국적 경쟁 기반의 교육 시스템 안에서 불이익을 감수해야 할 처지에 놓이게 된다. 모든 부모들은 자녀가 최상의 환경에서 교육받기를 원한다. 원어민 영어교사들이 공립학교 교단에 서는 것이야말로 모든 학생들에게 평등한 교육기회를 주는 길이다. 원어민 영어교사들이 공립학교에서 줄어들수록, 학원들은 외국인 강사들을 더 고용하고, 그래서 공적인 교육이 하지 못하는 부분을 채우면서 큰돈을 벌 게 뻔하다.
한국 교육부의 장기 목표는 영어 잘 하는 한국인 교사로 원어민 영어 교사들을 대체하는 것이다. 한국 정부는 이게 가장 확실한 예산 절감 방법이라고 판단한 듯하다. 영문잡지 ‘Korea Observer’의 한 기사는 한국 정부가 1개 공립학교에 1명의 원어민 영어강사를 고용하는 데 1년에 3,700만 원을 쓴다고 한다. 반면, 영어에 능통한 한국인 교사를 쓰는 데는 3,200만 원이 든다고 한다(https://goo.gl/3je6b7). 놀랍게도, 양자의 차이가 그리 크지 않다. 일부 한국 부모들은 그 정도 차이라면 예산을 더 써서라도 한국인 교사보다 원어민 교사로 영어를 교육하는 게 낫다고 주장할 수 있다. 무엇보다도 원어민 영어교사들은 가장 높은 수준의 영어 구사력을 담보할 수 있고, 학생들에게 교사의 출신국에 대해서 생생하게 배울 기회를 주며, 따라서 교육에서 가장 중요한 문화 교류의 가치를 학생들에게 전수할 것이다. 무상 아동보육을 공약한 정부는 교육 예산 중 어딘가에서 예산을 확보해야 하며, 불행히도 그 어디가 바로 원어민 영어교사들이 월급을 받는 자리를 없애는 것이 되고 있다.
공적인 차원에서 생각해 보자. 사교육비가 역대 최고에 이르면, 사교육비를 줄이기 위해 공교육비는 당연히 더 많이 투입되어야 하고, 그래서 공교육비도 같이 역대 최고가 되어야 하는 게 순리다. 그런데 공립학교의 원어민 강사 예산을 줄였다는 것은 공적인 교육자에 투입된 예산이 사적인 교육자에 투입된 예산보다 적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원어민 강사를 많이 고용한 학원이 비난받을 이유는 없다. 학원은 단지 학부모들이 원해서 발생한 수요를 충족시키고 있을 뿐이다. 모든 학부모들은 자기 자식들이 경쟁이 극심한 교육 현장에서 공정한 게임을 할 수 있도록 원어민 영어강사를 포함해서 모든 교육자원에 평등하게 접근하기만을 원할 뿐이다. 그러나 공립학교에서 원어민 영어강사를 줄이는 행위는 학교 대신 학원이 원어민 강사를 시장에 공급하면서 배를 불리는 결과를 초래한다. 또한 이런 상황은 학원에 갈 형편이 되는 학생들에게 유리하며, 모든 학생들은 지속적으로 경쟁력을 갖추고 요령 있게 새 환경에 대처하기 위해 가욋돈을 더 지출해야 하는 압박의 악순환에 처하게 한다.
한국에서 잘 나가던 원어민 영어강사들의 황금기가 막바지에 다다랐다. 이명박 전 정부는 8년 전 급속하게 영어 원어민 강사 고용을 추진했고, 지금부터 약 4년 전 현 정부가 들어서자, 영어 교육 정책은 완전 반대로 갔다. 4년이란 세월은 한국인 영어 강사를 충분히 훈련시켜서 원어민 영어강사들이 학생들의 영어 구사력에 기여했던 만큼의 효과를 가지도록 하기에는 부족한 시간이다. 조만간에 한국인들은 원어민 영어강사의 가치를 실감할 것이며, 원어민 영어강사에 든 비용은 그만큼 그들이 영어를 제대로 가르쳐준 데 따른 대가였음을 인식하게 될 것이다. 당분간, 학원들은 원어민 강사를 고용해서 영어 클래스를 운영하는 데 기꺼이 투자할 것이며, 학부모들도 이를 환영할 것이다. 그러나 이런 결과는 학원 산업의 경제적 성장에 불과할 뿐 교육의 공공성에 부합하는 것은 아니다. 학원 영어 교육의 질과 효과가 공립학교의 수준과 유사할지는 더 두고 볼 일이다. 다만, 공립학교의 원어민 교사 자리가 사라지면서, 원어민 영어강사들은 돈을 찾아 학원으로 직장을 옮기고 있다. 그러나 학원에서 일하는 원어민 강사들의 근무 조건에는 문제가 많다. 직업 안정성, 근무 시간, 합당한 보수, 휴가 보장, 체류 비자 등에 관한 문제가 학원 원어민 강사들로부터 끊임없이 제기될 것이다. 그래서 공립학교 영어 교사 자리는 여전히 외국인들 사이에 가장 인기 있고 누구나 탐내는 자리로 남아 있다.
원어민 영어교사에게 영어 교육을 의존하는 방법은 한국 공립학교 입장에서 보면 결코 싼 해결책이 아니다. 그러나 사교육이 아니라 공적인 기반에서 영어 몰입교육을 받기 원하는 학생들에게 가장 바람직한 옵션은 예나 지금이나 원어민 영어강사에 의한 영어 교육이다.
*편집자주: 본 칼럼은 아래 영어 원문을 번역한 것임. 한국 사정을 묘사한 원문의 일부는 외국인 필자와의 논의를 거쳐 좀더 한국의 실정에 맞게 의역되었음.
Teaching English in Korea: The Golden Days are Gone
Over the course of my five years in Korea, I have seen the ebb and flow of the education community firsthand – English teachers are constantly coming and going. But more recently, it seems that the number of native English teachers is dropping. When I’m at a restaurant or bar, riding public transit, or even on the beach, it certainly appears as though there are fewer foreigners. While it seemed like the English teaching community was shrinking, it was impossible for me to go in public schools to see for myself. I heard rumours of Korean public schools reducing the number of native English teachers in classrooms and read newspaper articles about the topic, but I kept thinking numbers would bounce back. However, this week, the Korean Education Ministry yet again confirmed what I thought to be true: the number of native English teachers continues to shrink, and more dramatically than I imagined.
It was while reading an article in the Korea Herald newspaper last week that I discovered this information (https://goo.gl/Ca68jG). The article explained that the number of native English teachers has fallen 41%, from 8,520 in 2012 to 4,962 this year. The article goes on to say that the reason for the decrease is because hiring foreign teachers has become less a priority and government funds are instead going to child care programs and improving school facilities. While the previous administration’s mandate from 2008-2013 was to put more native English teachers in public schools, it seems that the current government is moving in the opposite direction in an effort to save money. Opponents to the cuts are calling for more native English teachers to be hired to alleviate reliance on the private education system. What’s curious is that the government official quoted by the newspaper says that demand for native English teachers has decreased, which is something difficult to quantify.
Ask any foreign teacher at a hagwon if demand for their English classes is decreasing and I’m sure you will get a different answer. Private English education, especially taught by native speakers, is still big business and is as popular as ever. A Korea Herald article from February states that spending on private education, including English, hit a record high in 2015 at W17,000,000,000 (https://goo.gl/b4rVM6). The article points to information provided by Statistics Korea and the Ministry of Education, that 68.8% of students received private tutoring in 2015, a slight increase from year earlier. Monthly spending on English has decreased by 0.3% since last year, echoing the government’s claims that demand for native English teachers is slowing. However, the reduced spending on private English education could be attributed to the decrease in the number of students in Korea, which has fallen by over a million students in the past five years.
The fervor for English education is most apparent when considering the recently upheld ban on teaching English to first and second year students at public and private primary schools in Korea. Another Korea Herald article explains that the ban was an effort to prioritize the learning of the Korean language during a student’s early years (https://goo.gl/4XJq89). Despite the ban, Korean parents risk breaking the law by sending their children to intensive English classes at private elementary schools. These private schools operate their English programs afterschool, utilizing a loophole in the ban. According to the article, the students are caught in a catch-22 because even though afterschool programs are optional, they are essentially mandatory – students need the knowledge and information they’ve learned afterschool in order to better understand their regular curriculum. Critics argue that the ban is rarely enforced and does little to actually prioritize learning the Korean language over English for primary school students.
Ultimately, the ban ends up forcing Korean parents to seek out costly hagwons for English education for their young children. Monthly costs for private education can range from a few hundred thousand won to well over a million won. With the reduction of native English teachers in public schools, parents will instead send their children to hagwons to be taught by native teachers and get an advantage. This is not only a burden to parents but also increases the reliance on the private education system. But what about parents who cannot afford a private English education for their children? They are left disadvantaged in an incredibly competitive education system. Parents want the best for their children and having a native English teacher in public classrooms was a way for Korean students to have equal learning opportunities. As the number of native English teachers dwindles in public schools, hagwons gain an edge by hiring foreigners, compensating for shortfalls in the public education system while also making big profits.
The long-term goal for the Ministry of Education is to replace native English speakers with Korean teachers who speak English. This is a way to save money and cut costs. An article from the Korea Observer explains that the government’s cost of hiring a native English teacher to work in a public school is W37,000,000 a year. Hiring an English speaking Korean instructor for the same job would cost W32,000,000 (https://goo.gl/3je6b7). Surprisingly, the cost discrepancy isn’t dramatic and some parents might argue that the extra W5,000,000 is worth it for their child’s English education. Considering the high level of fluency of native speakers and the opportunity for students to be learn about the countries from which foreigners originate, the value of cultural exchange is also important in education. But for a government that has made promises of free childcare and preschool education for children, the money for those programs has to come from somewhere and it is the native English teachers who must pay with their jobs.
From the public’s standpoint, if spending on private education is at an all-time high, then it seems reasonable that spending on public education be at an all-time high as well. The cuts to native English teachers reveal that spending priorities between public and private educators are very different. Blame can’t be solely placed on hagwons for hiring native speakers, as they are merely supplying what parents demand. Most parents will agree that students should have equal access to educational resources, including native English teachers, to keep a fair playing field in a competitive education industry. However, reducing native speakers in public schools tips the balance in favour of hagwons, who benefit financially by providing native English teachers instead. This gives an advantage to the students who attend hagwon classes and starts a vicious cycle for parents and children, who feel pressured to pay for extra education in order to stay competitive and relevant.
The golden age for native English teachers in Korea seemed too brief: the previous government rapidly increased native English teacher recruitment eight years ago, only to reverse course as the new government was instated five years later. Five years just isn’t enough time, not only to properly train Korean teachers in English education but also to measure the effects native English teachers have on students’ fluency. Only with time can we understand the value of native English teachers and if their cost warrants their necessity in classrooms. For the time being, hagwons don’t mind paying native speakers to teach English to Korean students and parents are happy, but it’s for financial and business success rather than the public good. The quality and effectiveness of hagwon English education remains to be seen. As public school jobs disappear, native speakers will follow the money and seek out jobs at hagwons. But working at a hagwon can also be problematic, with issues concerning job security, working hours, fair pay, vacation time and visas becoming more prevalent among the English teaching community in Korea. Teaching English at a public school remains a highly coveted and sought-after job among foreigners for a reason.
Relying on native English teachers may not be the cheapest long-term solution for public school education in Korea, but for now, it is the most viable option for students who wish to immerse themselves in the English language and receive an education that is rooted in public good rather than financial gain.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