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SNS에 시(詩) 읽기 열풍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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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SNS에 시(詩) 읽기 열풍분다
  • 취재기자 우웅기
  • 승인 2016.08.17 2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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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추어 자작시부터 유명시인 작품까지..."각박한 사이버 공간속 작은 오아시스" / 우웅기 기자

직장인 우보경(29, 부산시 사상구 덕포동) 씨는 퇴근길에 SNS를 즐겨한다. 요즘 우씨가 즐겨 찾아보는 것은 SNS에 올라 오는 짧은 시들. 우 씨는 “SNS를 통해 접한 시(詩)는 나의 감정을 어떻게 그리 잘 알고 대변해주는지 모르겠다”고 말한다.

짧은 호흡으로 감정을 전달하는 것은 시만이 가진 특징이다(사진: 인스타그램 캡쳐).

요즘 SNS에서는 시가 열풍이다. 시의 가장 큰 특징인 짧은 호흡에서 나오는 농축된 감정과 사상을 전달하기 적합한 매체가 바로 SNS인 것이다. 바쁜 현대생활 때문에 시나 소설 등 문학작품에 대한 일반 독자들의 관심이 줄어들고 있는 추세이지만, 최근엔 SNS의 발달과 더불어 새로운 형태로 재해석된 시가 등장하고 있다. 아마추어 시인의 자작시부터 유명시인의 시가 올라오기도 하고 캘리그라피와 그래픽적 요소가 가미돼 시각적 멋을 더하기도 한다.

인스타그램에서 '시'를 검색하면 수많은 시적인 컨텐츠들이 나타난다(사진: 인스타그램 캡쳐).

SNS 앱 인스타그램에선 시와 인스타그램을 합친 ‘#시스타그램’이라는 신조어가 등장할 정도이다. 인스타그램에서 시를 검색하면 관련 게시물이 60만 건 이상 조회된다. 인스타그램은 자신이 알리고자 하는 키워드 앞에 #(해시)태그를 붙여 #태그를 검색한 모든 사람에게 자신의 글을 보일 수 있는 기능을 가진 SNS다.

다양한 SNS로 시 읽기를 즐긴다는 박다은(24, 부산시 사상구 주례동) 씨는 “시라고 하면 어렵고 추상적인 장르라고만 생각했는데, 요즘 SNS를 통해 읽는 시는 우리 자신의 일상적인 삶을 표현해 쉽게 공감할 수 있어서 좋다”고 말했다.

문학평론가 박형준 씨는 “교과서에서 나오는 시만 있는 것이 아니다. 시는 자신의 감정, 사상을 표출하는 하나의 수단이다. SNS는 소통력이 넓고, 다양한 컨텐츠들이 짧은 시간에 임팩트를 남기는 매체다. 이런 특성이 현대시와 맞아떨어져 SNS가 시를 전파하는 새로운 매체로 부상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 씨는 “그러나 시가 가지는 언어적 긴장이나 응축미를 갖추지 못한 작품들이 남발되면 일회성 유행에 그치게 될 수도 있다. SNS에 시를 올리는 아마추어 시인들이 시에 대한 깊이 있는 성찰과 사유의 질을 향상 시킨다면 더욱 좋은 시가 탄생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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