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뼛속까지 시원해지는 오묘한 한약맛 육수

기사승인 2016.07.07  23:3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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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름 맛집 탐험 1]부산 서면 '춘하추동' 밀면집

뜨거운 햇볕이 내려쬐면서 드디어 여름인가 싶었는데 곧 장마가 몰려왔다. 폐로 스며드는 공기는 거리를 걷고 있는 것인지 물 속에 있는 것인지 분별이 되지 않을 만큼 축축하다. 꾸물꾸물한 하늘에 몸은 무겁고 흐르는 땀이 주체되질 않아 기력은 물론 입맛까지 떨어지는 계절. 이가 시리도록 시원한 맛으로 무더위를 물리쳐 줄 부산 냉면 맛집으로 피서를 떠나 보자.

   
▲ 춘하추동 냉면에서는 진한색의 육수가 먼저 보인다. 빨간 양념을 육수와 섞으면 매콤 시원한 밀면이 된다. 매운 것을 즐기지 않는 사람은 양념을 덜어내는 것이 좋다(사진: 취재기자 정혜리).

춘하추동 밀면

부산 고유 음식으로 꼽히는 밀면. 밀가루와 전분으로 만드는 밀면은 냉면과 국수의 중간쯤 되는 음식이다. 부산에는 3대 밀면으로 불리는 가게들이 있다. 그 중 서면에 위치한 밀면 전문점이 ‘춘하추동’이다. 이름처럼 사시사철 손님이 끊이지 않는다. 밀면을 시키면 사골 육수가 든 주전자를 가져다 준다. 뜨끈한 육수를 마시고 있으면 금방 밀면이 나오는데 갈색을 띈 육수는 고기뿐만 아니라 한약재가 들어가 색도, 향도 진하다. 한 모금 들이키면 여러 가지 맛이 한 번에 나는 오묘함을 느낄 수 있다. 고명 아래 면 위로 가득 올라간 빨간 양념을 섞어 마시면 진한 맛의 육수는 쫄깃 말랑한 차가운 면과 함께 더욱 더 얼큰하고 시원한 맛을 낸다. 밀면을 처음 먹어본 서울 친구들은 처음엔 “이게 무슨 맛이야?”하고 묻지만 한 번 먹어보고는 “날 더우니 시원한 한약맛 육수가 생각난다”며 입맛을 다신다.

   
▲ 부산 본정냉면 집의 빨갛게 버무려진 양념이 입맛을 다시게 한다. 많이 줄까 묻는 주인에게 배가 부른 상태라 적게 달라고 한 냉면의 양이 이정도다(사진: 취재기자 정혜리).

본정냉면 함흥냉면

최근 수도권에는 평양냉면 바람이 불고 있다. 메밀향과 자극적이지 않고 슴슴한 맛을 느낄 수 있는 평양냉면과는 반대로 새콤달콤한 맛을 내는 비빔냉면. 일명 함흥냉면이 있다. 실제 함흥에는 함흥 냉면이 없다. 옛날 옛적 감자, 고구마 전분으로 만든 국수 위에 가오리를 얹은 회국수가 그 원형이다. 원래는 육수가 있는 냉면이고 꾸미로 올라가는 것에 따라 육냉면, 회냉면 등으로 나뉘었다는 것. 부산 당감동의 본정냉면은 함흥냉면으로 유명하다. 당감시장 골목으로 쭉 들어가면 나오는 이 집은 겉은 작고 허름하지만 식사시간이 아니라도 손님이 끊이지 않는다. 시장을 오가며 혼자 또는 여럿이서 오는 손님들은 물냉면, 비빔냉면, 밀면 등 여러 메뉴 중에서도 비빔 냉면을 가장 많이 찾는다. 메뉴판에는 분명 보통과 곱배기가 나뉘어져 있는데 보통을 시켜도 곱빼기만큼 양을 준다. 빨간 양념이 버무려져 나오는 비빔냉면 위로 양념과 고명이 얹혀 있다. 고명은 가오리인데 적당히 말려져 씹으면 꼬득꼬득한 맛이 일품이다. 특이하게 비빔냉면을 시키면 살얼음 낀 물냉면 육수를 따로 내주는데 적당히 냉면을 먹다가 남으면 육수를 부어 물비빔처럼 먹는 이도 더러 있다.

   
▲ 진주의 명품 진주냉면, 살얼음이 가득한 육수에 오이와 배가 시원함을 배가 시켜준다(사진: 취재기자 정혜리).

진주냉면 물비빔냉면

바다와 육지의 맛을 한꺼번에 내는 냉면도 있다. 바로 진주냉면이다. 경남 진주 명물인 진주 냉면은 부산에서도 만나볼 수 있는데 찾아간 곳은 부산 용호동 진주 냉면이다. 해산물로 낸 육수와 소고기 육전을 얹은 것이 특징인 냉면. 살얼음 낀, 맑고 차가운 국물에 두툼쫄깃한 면발. 계란을 얇게 발라 부친 소고기 육전까지. 냉면 그릇이 눈앞에 내어지자 고소한 참기름 향이 코로 들어온다. 슥슥 비벼 입이 미어 터지게 면발을 넣으면 더위는 온데간데 없다. 내부도 크고 자리도 많지만 점심시간이면 가득차 무조건 대기해야 한다. 정신 없지만 한 입 먹으면 입속에서 겨울을 맞을 수 있는 시원함과 고소함에 너도나도 찾아든다.

   
▲ 골목분식 비빔라면. 메뉴판에는 없는 4,000원 메뉴. 밍숭맹숭해 보이는 라면의 반전을 느낄 수 있다(사진: 취재기자 정혜리).

골목분식 비빔라면

특이한 면이 먹고 싶다면 냉라면도 좋다. 비빔라면이라면 P라면 회사의 비빔면을 떠올릴 것이다. 하지만 이 라면은 그런 비빔라면이 아니라 국물 라면으로 만든 비빔라면이다. 부산 영도의 노부부가 운영하는 골목 분식. 이 가게에는 끝없이 손님이 찾아든다. 특별할 것 없어 보이지만 한 입 먹으면 눈을 크게 뜨고 무슨 맛인지 더욱 더 궁금해지는 라면은 두 입, 세 입 먹다보면 게 눈 감추듯 사라진다. 맵지 않고 달달한 면에 같이 내주는 라면국물을 떠먹으면 단돈 3,000원에 온 세상 부럽지 않게 기분이 좋다.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찾아오고, 특히 태종대를 구경하고 찾아오는 관광객이 많다. 하지만 테이블 회전이 빠르기 때문에 잠시만 기다리면 된다. 메뉴는 그냥 라면, 비빔라면, 떡라면이 있다. 소, 대, 특 크기가 있지만 메뉴에 없는 4,000원, 5,000원, 6,000원 메뉴가 숨어 있다. 이는 체육고등학교 앞에 위치한 가게답게 많이 먹을 수 있는 사람을 위한 메뉴들이다. 성인 남성은 4,000원짜리 메뉴를 먹으면 적당하다. 주문 팁으로는 다른 메뉴보다 비빔 라면을 시키는 것이 빨리 나온다. 주문을 서둘렀다가는 약간 까칠한 사장님의 호통을 들을 수 있으니 자리에 앉으면 조용히 기다렸다 뭘 먹을지 물으면 그때 대답하는 것이 좋다.

취재기자 정혜리 reporter1@civic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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