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식장 축의금 사기, 여전히 기승...수법도 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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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식장 축의금 사기, 여전히 기승...수법도 진화
  • 취재기자 우웅기
  • 승인 2016.06.29 14:20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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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 혼주측 사람인 척 다가와 "식권 빌려달라" ...답례품 등 빼돌려
▲ 아직도 예식장 축의금 사기가 성행하고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위 이미지는 기사와 관련 없음(사진: pixabay).

지난 6월 김영백(26) 씨는 친척의 결혼식에 참석하기 위해 부산 G예식장을 찾았다. 축의금을 가로채는 사기가 워낙 많다는 소리를 들었던 김 씨는 자청해 신부 측의 축의금 접수를 맡았다. 김 씨는 혹시라도 도난당할세라 예식이 끝날 때까지 축의금을 담은 가방을 가슴에 끌어안았다. 그런데 사고는 의외의 곳에서 터지고 말았다. 예식이 끝난 후 예식장 측과 정산을 해보니 200여만 원이나 비는 것이었다. 

김 씨는 그때야 수상한 사람이 떠올랐다. 하객이 한창 몰릴 때쯤 한 사람이 다급하게 찾아와 자신이 신랑측 친척이라며 “신랑 측 식권이 부족하니 식권을 빌려달라”고 했던 것. 그는 김 씨로부터 식권 30여 장을 받아갔는데, 그 식권 금액이 비는 액수와 일치했다.

G예식장은 하객이 식권을 사용하지 않으면 식권 가격에 맞는 답례품으로 교환할 수 있었던 것. 김 씨는 예식장 관계자에게 찾아가 자초지종을 설명했지만 관계자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답례품을 교환한 하객의 신원을 알기 어려울뿐더러 한 번에 수십여 장을 가지고 와 교환하는 사람은 없었다. 대부분 3~5장씩 나눠 가지고 와 답례품을 교환한다”는 게 예식장 관계자의 답변이었다. 결국 김 씨측은 식원으로 교환된 답례품 비용을 지불하고 나니 200여만 원만큼의 사기를 당한 셈이 됐다. 

예식장 주위의 축의금 사기가 여전히 기승을 부리고 있다. 수법도 갈수록 교묘해지고 있다. 지난 5월에는 서울 강남 일대 예식장을 돌며 방명록에 적힌 이름을 기억한 후 그 하객을 가장해 축의금 봉투를 잘못 냈다며 가로챈 사기가 발생했다. 지난해 10월 서울 서초구 한 예식장에서는 혼주 행세를 하며 하객들로부터 축의금을 받아 달아난 80대 노인도 있었다.

축의금 사기가 아직도 성행하는 이유는 한꺼번에 몰리는 수백 명의 하객의 얼굴을 혼주 측이 일일이 알 수 없기 때문이다. 경사스러운 날 불미스러운 일이 있으면 안 된다는 생각 때문에 큰 금액이 아니면 혼주 측이 경찰에 신고하기를 꺼리는 것을 악용하는 것도 한 이유. 

▲ 식권 빼돌리기 방지를 위해 결혼식 당일 간단한 장부를 만들어 꼼꼼이 기입하면 식권 빼돌리기를 방지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사진: 파워블로거 '블랙홀' 제공).

예식장 관계자는 “식권이 빼돌려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2주 전 식권을 배부하고 있고, 예식장에 다수의 CCTV를 설치해 놓고는 있으나 수많은 하객을 일일이 확인하긴 어렵다"며 "장부를 만들어 하객의 명단과 식권 배부 여부를 대조 기록하는 것이 그나마 현실적인 방지책”이라고 말했다. 웨딩플래너 한현주 씨는 예식장 사기를 막기 위해선 “상대 혼주 측이나 우인 대표 등을 사칭해 한꺼번에 다량의 식권을 요구하면 번거롭더라도 꼭 신원을 확인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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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웅 2016-07-06 18:20:15
별의별 사기가 다있네 저런 새끼는 왜사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