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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인 불러 놀자판, 이게 무슨 대학축제냐"

기사승인 2016.06.02  21:0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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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류회사 후원받고 티켓 파는 대학까지…"상업성 해도 너무해" 자성 목소리 높다

취업을 준비하고 있는 대학생 최은지(24, 부산진구 초읍동) 씨는 더 이상 대학 축제에 참여하지 않는다. 연예인을 부르고 술만 마시는 대학 축제가 부질없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그는 축제 기간 중 학교에서 공부하려다 연예인 콘서트장이 되어 버린 축제 소음으로 그날 공부를 접었다. 최 씨는 “대학 생활의 낭만과 소통을 위한 축제라기보다는 연예인을 보고 놀 빌미를 만들어서 생각 없이 즐기는 날인 것 같다”고 말했다. 대학생 김민성(23, 부산진구 당감동) 씨도 축제를 보면 등록금이 아깝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김 씨는 “연예인 부를 돈으로 학생들에게 장학금이나 더 줬으면 좋겠다”고 냉소적 반응을 보였다.

6월에 접어들면서 대학가를 술렁이게 했던 축제들이 대부분 끝이 났지만, 소비적·향락적 축제 문화에 대한 비판적인 시선은 거두어지지 않고 있다. 올해도 어김없이 대학 축제의 포스터에는 연예인들의 이름이 큼지막하게 자리하고 있었던 것. 각 대학이 이름만 들어도 알만한 연예인들을 다투어 섭외하는 바람에 대학 축제가 연예인 초청 콘서트로 변질되면서 학생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지난해 교육부가 공개한 자료를 인용해 YTN이 지난달 12일 보도한 기사에 따르면, 134개 전국 4년제 대학 학생회가 지난 3년간 연예인 섭외에 지출한 평균 비용이 축제 예산의 43%인 3,411만 원으로 나타났다. 이 중에는 연예인 섭외에만 1억 1,200만 원을 지출한 대학도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 인터넷 중고 거래 카페에서 최소 2만 원에서 최대 8만 원까지 대학 축제 티켓이 팔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사진: 인터넷 '중고나라' 카페 캡처).

연예인들의 고액 출연료가 논란을 빚자 기업 후원을 유치한 대학이 있는가 하면, 입장료를 따로 받는 대학도 있었다. 입장료를 받는 대학은 연세대와 고려대가 대표적인데, 두 대학은 화려한 연예인을 초청해서 축제 흥행에 성공했다. 고려대는 9,000원, 연세대는 1만 2,000원에 연예인 공연 티켓을 판매했다. 인기 있는 아이돌이 축제에 온다는 소문이 돌면, 이 티켓들은 해당 대학은 물론 인터넷 중고고래 사이트인 '중고나라'에서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몇 배 비싼 가격에 팔리는 비정상적인 모습도 나타났다. 실제 중고나라 게시판에는 이들 대학의 티켓이 2만 원에서 최고 8만 원까지 치솟기도 했다.

   
▲ 부산대와 경성대에서는 주류회사 카스의 후원을 받아 카스 콘서트로 축제가 진행됐다(사진: 취재기자 김주영).
   
▲ 대학 축제를 후원하는 기업의 홍보 현수막이 곳곳에 걸려있다. 사진은 부경대의 축제 현장에 걸린 소주회사 현수막(사진: 취재기자 김주영).

축제가 진행되는 캠퍼스 곳곳에는 후원 기업의 이름을 보는 것은 어렵지 않다. 대학생들에게 따로 입장료를 받거나 기업 후원을 받아 치르는 대학 축제는 대학 문화의 건전성을 해치고 상업성을 부채질한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대학생 박태현(22, 부산시 남구 대연동) 씨는 “주류회사의 술광고가 캠퍼스 내에 떡하니 걸려 있는 것이 바람직한 대학 축제의 모습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비판적 반응을 보였다.

   
▲ 부산 지역 한 대학의 축제 모습. 걸그룹 공연을 보기 위해 한 관객이 가로등에 위험하게 매달려 있다(사진: 취재기자 김주영).
   
▲ 공연이 끝나고 사람들이 썰물처럼 쓸려나간 후 쓰레기와 담배꽁초가 행사장에 수북하게 널려 있다(사진: 취재기자 김주영).

연예인을 보기 위해 인파가 몰려들어 아찔한 안전사고까지 발생하는 것도 문제다. 지난달 17일 부산 P대학 축제 첫날, 인기 걸그룹 트와이스의 공연을 보기 위해 건물 채광창 위로 올라간 여대생 2명이 채광창이 부서지는 바람에 7m 아래 지하로 떨어졌다. 부산일보 보도에 따르면, 당시 채광창 위에 10명 정도가 공연을 구경하고 있었는데 공연이 끝난 후, 여대생 2명이 내려오려다 추락해 다발성 골절상을 입고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다.

연예인 초청을 두고 뒷말이 많은데도 각 대학 총학생회가 이를 중단하지 않는 것은 연예인 섭외가 축제 참여율을 높이는 '흥행카드'이기 때문이다. 부산의 한 대학교 총학생회 관계자는 축제에 연예인을 초청하지 않으면 요즘 대학생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분위기가 아니라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축제는 어떤 연예인이 오느냐에 따라 분위기가 바뀐다며 “축제 때 연예인의 등장을 기대하는 학생들도 많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유명 연예인들의 출연을 반기는 학생들도 있다. 대학생 김예정(22, 부산시 남구 대연동) 씨는 연예인이 오지 않는다면 굳이 축제에 참여할 이유가 없다고 생각한다. 김 씨는 “축제에 연예인이 오지 않으면 재미 없다”고 말했다. 대학생 이주현(21, 부산시 금정구 구서동) 씨도 “연예인이 축제에 와서 분위기를 띄우고 노는 것도 대학 문화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며 “충분히 즐기고 노는 사람도 많다”고 말했다.

경성대 학생처장 이미순 교수는 대학 축제가 소박하면서도 창의적인 콘텐츠를 가진 학생들이 주체가 되는 방향으로 개선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대학 축제의 프로그램 문제는 축제를 주관하는 총학생회의 입장을 무시하기 어려우므로, 현행 축제 방식에 문제점을 느끼는 학생들이 있다면 학생회에 적극 건의해서 바로 잡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적극적인 학생들의 의견 제시가 대학의 건전한 축제문화를 정착시키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취재기자 김주영 reporter1@civicnews.com

<저작권자 © CIVICnews / 시빅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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